심리학관
안녕하세요! 6월입니다. 12개월을 사계절로 나누어서 계절을 붙이면 이제 여름이 시작된 것이겠네요. 이럴수가! 여름이라니!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무더위까지는 아니지만 반팔 하나만 입고 다닐 수 있는 날씨가 종종 있는, 초여름의 초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여름”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물놀이가 떠오릅니다. 물놀이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물놀이가 떠오릅니다! 가장 떠오르는 장면이 물놀이에요! 그리고나서는 복숭아가 떠오릅니다. 여름에 나타나는 복숭아가 떠오릅니다. 음… 그 다음에는 없네요. 저렇게 빈약한 생각이라니. 하하하! 아마도 여름이라는 계절에 저와 관련된 이벤트가 많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겨울을 떠올리면 훨씬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거든요.
방금 제가 여름이라는 단어로부터 떠오르는 생각을 나열해 봤습니다. 생각을 떠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장면이 떠올랐어요. 사실 물놀이와 복숭아는 생각이 아닌, 장면이죠. 이렇게 우리는 생각과 장면(심상)을 구별하지 않고 떠올립니다.
오늘 저와 함께 할 것은 바로 생각과 심상, 그리고 감정에 대한 작업입니다.
작업이라고 하니 대단한 뭘 하겠다는 것이 아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다가가는 작은 활동을 해 본다는 것입니다. 준비물은 종이와 펜입니다. 이 때 종이는,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본인이 보기에 예쁜 종이가 좋겠네요.
먼저 오늘 하루 또는 어제 하루, 잘 생각이 안난다면 요즘에 가장 많이 한 생각들을 한 문장씩 종이에 적어보세요. 적을 때는 다음과 같이 적으면 됩니다.
이렇게 생각이 떠올랐던 상황과 함께 자주 한 생각을 적는 것입니다. 장면이 먼저 떠오르니까 상황도 적어본 것입니다. 이 때 꼭 자신에게 부정적이고 괴로웠던 생각만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자주한 생각을 적는 것입니다.
생각을 적을 때는 마지막에 “~~ 라고 생각했다”를 붙여주세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과 감정, 욕구를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라고 생각했다 라고 적으면 생각을 적었는지 감정을 적었는지, 욕구를 적었는지 아니면 다 뒤섞인 느낌을 적었는지 알아보기 쉽기 때문입니다. 생각과 감정, 욕구를 구별하지 않으면 자신이 다룰 수 있는 것을 지정하기 어려워 잠을 못 이루며 생각을 계속 하거나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통제하려고 하거나 이룰 수 있는 욕구를 찾아내지 못하여 마음에 가득한 부담감, 불안을 어쩔 줄 몰라 하며 묘하게 불편하고 조마조마한 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그러니 생각을 적을 때는 위와 같이 적어주세요. 이 때 기왕이면 예쁜 종이가 좋겠다고 했었죠? 자주 하는 생각인데, 그래도 내가 하는 생각인데 그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휴지 같은 종이에 적는 것은 저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적을 때는 저렇게 줄글로 적어도 되고 도형을 그려서(풍선이나 구름 모양 또는 순서도의 사각형 등 아무거나 가능) 적으셔도 됩니다. 이 때 빈 공간을 좀 두고 적어주세요. 적을 것이 더 있거든요.
다, 적어 보셨나요? 그럼 다음으로 고고!
이제 다음 공간에 이렇게 적어볼 것입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시는 위의 생각에서부터 이어진 것입니다.
여러분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이게 뭡니까!!! 제가 일부러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저지르는 오류를 예시라고 적어본 것입니다!! 감정을 물어보면 평가로 답하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감정을 적는 것입니다! 평가는 지금 할 것이 아닙니다!!!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감정을 적는 것입니다. 감정을 적었는지 평가를 적었는지 모르겠으면 타당화부분까지 써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타당화란 “그러할 만 하다” 라는 승인을 말합니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비판단적으로 알아주는 것입니다. 어릴 때 최초의 타당화는 부모가 아이에게 해 주게 됩니다. 여기서는 아이의 감정을 적절히 타당화 하지 않은 부모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현재에 머물면서 아이보다는 좀 더 자란 자신에게 스스로 하는 것을 해 볼 것입니다.
타당화를 적으실 때는 그랬구나 다음에 표정을 그려주세요. 표정은 감정에 맞는 표정을 그리면 됩니다. 그런 다음에 손모양을 그려주세요. 쓰다듬어주는 그림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은 표정 그림을 쓰다듬는 손과 결합해서 그려줄 수도 있겠죠. 그럼 완성된 예시를 보시겠습니다.
"그랬구나~" 라는 말을 여기저기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정확하게 감정을 인식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공감할 때 이 말은 진가를 발휘합니다. 공감되지도 않는 때에 그랬구나~ 라는 말을 쓰거나 들으면 반발심이 생기죠. 지금처럼 쓰는 것입니다. 굳이 그림을 그리라는 것은 유아기로 퇴행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괜히 감성에 호소하려고 그려보라는 것도 아닙니다. 성인은, 아무리 혼자 있어도 스스로에게 소리내어 "그랬구나, 힘들었구나~", "억울했구나, 그랬구나~"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너무 사회화되었거든요. 아무도 없는 방에서 그러고 있으면 어떤 사람은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나 혼자 뭐하는 거냐, 참나…' 하면서요.
가장 좋은 것은 소리를 내어 자신을 실제로 감싸안거나 쓰다듬으며 저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라고 하면 괜히 부끄러워서 안 하실 것 아닙니까? 저는 합니다. 저는 마구마구 합니다!! 내가 나에게 하겠다는데! 저는 심지어 밥을 먹으면서도 합니다! “밥을 먹는구나~ 아이구~ 배가 고팠구나~ 그랬구나~ ^O^” 이렇게요! 감정, 욕구에도 씁니다. 하지만 오늘은 감정에 대해서만 한 것입니다.
이렇게 적은 종이를 여러 개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그 종이를 바라보며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합니다.
생각하고 느끼는데 왜 애썼냐고 하는지 의문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별 고생을 안 해봐가지고 별 거에 애썼다고 하네? 하면서 냉소적인 마음이 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생각하고 느끼는 것 자체는 자동적으로 떠오릅니다. 그러나 그 생각과 감정을 구별해서 인식하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아주 많은 에너지가 들고 배우지 않으면 잘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못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생각과 감정을 구별하고 인식하는 작업을 했으니 애쓴 것입니다. 이건 응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어디 부딪히고 와서 "여기 아퍼~" 라고 할 때 "네가 부딪혔으니 아픈 거다." 라고 말하십니까? 만약 이렇게 말하는 분이 있다면 왜 말을 합니까? 그건 그냥 지나가는 돌을 보고 "저건 돌이다." 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쓸데 없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에게 저렇게 말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아이구~ 아팠어~ 호 해줘야겠네~" 라고 말하겠죠.
아프다는 개념과 아플 때는 위로한다는 것을 한꺼번에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감정과 신체감각, 처리하는 방법을 배워나갑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타당화하고 어루만지는 것까지 한 것입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가보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생각에서부터 “나”로 살아가는 준비를 하는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꼭 오늘 내용을 같이 해 봐요!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