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관
안녕하세요, 또 만났습니다. 하하하! 7월이군요. 와, 이제는 정말 더워졌어요! 지난 글에서 아직 무더위까지는 아니라고 했었는데 이제 무더위라고 할 수 있을 날씨가 계속되는 때가 왔습니다. 밖에 나가면 더운 공기가 확 느껴지는 것이 정말 덥더군요!
여러분은 더운 것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싫어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겠죠. 사실 더운 것을 좋아하나요? 라고 질문을 해 보면 추운 것보다는 낫지 라는 대답을 많이 듣습니다. 간단한 질문에도 우리는 참 복잡하게 대답하죠. 왜냐하면 지능이 높으니까!
복잡한 인지체계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매사 복잡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너무 이상할 정도로 단순하게 결론을 짓기도 하죠. 여기에는 방어기제라는 개념이 들어가는데 이건 나중에 볼 것입니다. 심도인의 글 중 방어기제 중 “부정(denial)”을 관계 속에서 설명한 글이 있습니다. 총 2편에 걸쳐 있는데 “부정”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영향을 미치는지 확 와닿게 설명되어 있으니 한 번 봐 보십쇼. 아래는 1편입니다.
다시 날씨 얘기로 돌아가봅시다. 저는 더운 것을 싫어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보니까 싫으면 싫었지 제가 좀 빡쳐 있더라고요? 아닛! 더운데 왜 빡칩니까? 혹시 더우니까 화나지 라고 당연하게 생각이 흘러가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이걸 이상하게 생각해야합니다. 여름이 왔고 날이 더운 것은 이미 예상가능하고 여름이 덥지 않으면 그건 정말 큰일난 것인데 왜 덥다고 화를 냅니까? 더우면 화를 내는 버튼이 머릿속에 있습니까? 너무 이상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저는 왜 화가 난 것일까요?
아니? 싫으면 싫지 또 왜 화가 납니까? 사실 저는 화가 난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내가 불편해 하는 것이 크게 반응한 것입니다. 그리고 분노는 감정을 외현화 하는 방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반응도 굉장히 커 보입니다. 제 마음의 크기, 즉 생각과 감정, 태도를 있는 그대로 자로 재 보면 사실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다음과 같이 표현하면 딱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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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운 것이 싫어. 더우면 넘 힘들거든. 공기가 더워지니까 헥헥 거리고 햇빛이 쨍하니까 지치더라고. 땀이 나서 찝찝하기도 하지. 아! 맞아! 내가 지금 계속 몸에 느껴지는 반응으로 얘기하고 있어! 그걸 알아봐 주다니. 아마도 덥다는 단어를 떠올리면 나는 즐거운 활동, 시원한 물놀이, 맛있는 여름과일이나 음료수 보다는 몸이 느끼는 감각들이 먼저 떠오르나봐. 그러다보니 불편한 감각이 크게 떠올라서 내가 싫다고 크게 반응하게 되었네. 아, 화가 난 것처럼 보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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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될 것입니다. 길죠? 아 더워 짜증나! 라는 한 문장이 나오기까지 내면에서는 저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럼 제 마음의 소리를 계속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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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화가 나는 것처럼 보인 건, 불편한 몸의 감각들이 떠올라서 뿐만은 아닌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야외로 나가게 되는데, 아, 그치. 출근이라던가 등등. 나가자마자 확 공기가 더우면서 숨 막히고 걸어가다가 멈추면 그 순간 땀 푸확 나고 그러다보니 기 빨린다고 해야하나? 기력이 팍 떨어지니까 내가 하고 싶은 여러 활동을 못하게 되더라고. 빨리 지치니까 말야. 그래, 난 하루종일 활기차 있고 싶어. 많은 일을 할 수 있거든. 그런데 지치니까 힘이 없이 지내는 시간이 좀 늘어나더라고. 그게 너무 싫더라. 내가 하고 싶은 만큼의 활동을 못하게 되니까 화가 나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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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의 소리를 계속 들어보니 내 마음대로 못해서 화가 난 것이었습니다. 하하하 창피하네요 이거!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다니. 마음의 나이는 약 3세로 추정되는군요. 머쓱
여러분, 그러나 화가 났다는 것은 사실 진짜 감정을 알아채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진짜 빡칠 때도 당연히 있지만 다른 감정을 감출 때도 사용됩니다. 감정을 감추기 위해 감정을 쓴다니 인간은 알수록 매력적이군요. 정말 정교한 유기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진짜 감정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해야 한다라고 얘기할 때는 진짜 해야할 때 그렇게 말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진짜 감정을 모르면 어떤 사람은 매번 빡치다 인생을 허비합니다. 분노는 에너지가 커서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 해소됩니다. 그럼 저 위의 마음의 소리에서 진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요?
위의 예시에서 “여러 활동을 하고 싶다”라는 말이 나왔죠. ~하고 싶다는 것은 “욕구”입니다. 욕구가 좌절될 때 느끼는 감정이 진짜 감정입니다. 제 마음의 소리 예시에서는 과연 어떤 감정이 진짜 감정이었을까요? 하하하 비밀입니다. 히히
그렇다면 예시를 벗어나서 우리가 직접 우리의 작업을 해 봅시다. 오늘도 매우 쉬운 작업입니다. 필요한 것은 A4 반 정도되는 종이입니다. 종이가 있으니 펜도 필요하겠네요. 이왕이면 종이에 하트를 크게 그려 넣으십시오. 마음을 도형화한 것입니다. 그리고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비판단적으로 적어보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하트를 그리는 것입니다. 내 마음은 복잡하니까 뾰족뾰족하게 해야지 하는 것도 뭐 나쁘지는 않은데 저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조차 그냥 있는 그대로 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트인가? 나의 마음이니까 귀여운 모양으로 그리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원이나 사각형은 내 마음의 유니크함을 드러내기에 좀 별로군요.
큰 하트 안에 “~싶다”를 쓰는 것입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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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시원한 곳에 있고 싶다, 나가기 싫다, 빙수 먹고 싶다, 공짜로 먹고 싶다, 돈 많이 벌고 싶다, 그림 잘 그리고 싶다, 내 내담자들이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 가만히 있어도 돈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영어 논문을 술술 읽고 싶다, 생화향이 나는 양초를 사고 싶다, 나쁜 놈들이 벌 받았으면 좋겠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싶다, 수박 먹고 싶다, 개소리 하는 사람들에게 망신 주고 싶다,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 책상 정리하고 싶다, 집중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전공 이론을 술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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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면 끝이 없어서 여기까지 써 봤습니다. 저걸 큰 하트 안에 쓰는 것입니다. 자유연상처럼 계속 쓰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저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작업을 하는 동시에 선택을 하는 연습까지 하는 것입니다. 와르륵 쏟아내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선택을 할 때는 필연적으로 불편합니다. 초반에는 그렇습니다. 그것까지 연습하는 것입니다. 하트 안에 들어가는만큼 적어보세요.
여러분, 적고 나니 어떠신가요?
뭔가 “~싶다”가 아닌 것이 들어가 있지 않나요? 저는 지금보니 “나가기 싫다”, “나쁜 놈들이 벌 받았으면 좋겠다” 같은 것들이 들어가 있더군요. 이런 것들을 “~싶다”로 바꿔서 적어보세요.
두 줄 긋고 위에 작게 적으면 될 것입니다. 저도 바꿔보았습니다.
바꿔보니까 시원한 곳에 있고 싶다와 겹쳐서 나가기 싫다는 삭제되었고, 나쁜 놈들이 벌 받았으면 좋겠다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로 바뀌었습니다. 기대를 욕구로 바꾼 것입니다. 모든 문장을 “~싶다”로 바꿔보세요. 도저히 안 바꿔지면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바꿔서 해 보세요. 저는 나쁜 놈들을 벌 줄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심리상담을 넣어서 바꿔본 것입니다.
이렇게 “~싶다”라는 문장으로 전부 바꾸면 이것이 바로 여러분들의 “욕구 목록”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 것입니다. 자신의 욕구를 실제로 써 보고 꼭 눈으로 접촉해 보세요.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눈으로 확인하면 자신의 욕구를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욕구 목록을 가지고 다음 작업을 할 것입니다. 사랑스러운 여러분의 욕구 목록을 어디에 붙여 두어도 되고 본인 성격이 불안이 높거나 초조함을 잘 느낀다면 서랍에 잘 넣어두세요. 눈 앞에 보이면 꼭 그걸 해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이 들 수 있으니 소중하게 보관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진짜 감정을 찾기 위해 욕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을 기다리며, 건강히 있다가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