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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Aug 22. 2022

Well Gardened Mind / 마음가꾸기

심리학관 / 박정민의 수다다방

선배-선생님과 함께 하는 월간 스터디 모임이

원래 상담심리학 고전 이론을 읽는 시간이었는데요.


둘다 똑같이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보니,

얼마 전부터는 스터디 주제를

"자연/식물 & 심리학"으로 좁히게 되었습니다. ^^


공부를 하게 되면서

점점 더 관심과 흥미와 재미가 커져가서요.


이번달 스터디에서는

예전에는 꿈도 꿔보지 않았던

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편입과

산림청의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 취득에 대해서도

수다를 떨었습니다.


(이야기만 꺼내놓고 없었던 일로 만들지 않으려고,

독자님들께도 슬쩍 흘려놓습니다. ㅎㅎㅎㅎ)


안타깝게도 단기기억이 점점 짧아지다보니 ㅠㅠㅠㅠ

스터디를 하기는 하는데

뭘 읽었는지는 새하얗게 잊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워서,

아예 공부한 내용을 기록하는

"자연앤상담"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정말 재미나게 읽었던

영국의 정신과 의사

수 스튜어트 스미스 선생님이 쓰신

'정원의 쓸모'에 대한 글을 정리해보아서

심리학관 독자님들께도 한 꼭지 공유해드립니다.


'흙 묻은 손이 마음을 어루만지다'라는 표지의 문구도 마음에 쏙 들었지만,

원제인 "the well gardened mind"라는 표현은

정말 기가 막히다고 느꼈습니다.


잘 가꾸어진 마음


우리가 정말 꿈꾸고

갖고 싶어하는 것.


나 자신에게

진짜 해주고 싶은 선물이

바로 상냥하고 다정한

'마음 가꾸기'니까요.



정원의 쓸모 / 출처 : 알라딘


< 자연앤상담 / 2022.07.25 /

정원의 쓸모 4장. 안전한 녹색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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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의 반복적 재경험은 악몽과 함께

내적인 안전 감각을 좀먹는다.


세상은 점점 불안한 곳으로 느껴지고,

위험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경보가 울린다.


이런 과잉 경계 상태는

에너지를 극도로 소진시켜서,

회복을 위한 자원을 거의 남겨두지 않는다.


P87 / 정원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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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해피>라는 맹인견 만화에서

수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불안한 아이는 걱정하는데 힘을 다 써버려서

공부할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구요.


저도 한 불안 하는 사람이라,

불안감이 높아지면 평소보다 훨씬 빨리 지치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이해할 사람은 별로 없고,

나를 공격하거나 비판하거나 힘들게 만들 자극들이

가득하다고 느끼는 한,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리는 거죠. ㅠㅠ.


*****************************


모든 트라우마 치료의 첫 단계는

'안전 감각의 회복'이다.

안전이 적절하게 확보되지 않으면,

어떤 치유 작업도 성공할 수 없다.


신뢰와 물리적 안전 감각이 확립되면,

과잉 경계와 방어 자세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누구든 방어 자세를 풀 수 있어야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럴 때에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원예치료에서

정원의 안전한 울타리는

그 자체로 치유의 도구가 된다.


P88 / 정원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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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정원의 쓸모'가 나오는 거네요.


불필요한 곳에 비효과적으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버리는 사람이

안전감을 느끼고,

눈을 들어 주위를 제대로 돌아보고

나를 들여다볼수 있도록

도와줄수 있는 것이 '정원'이라는 거죠.


리더십코칭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치와 코칭과정에 대해 신뢰를 가지지 못하고,

회사의 끄나풀이 아닐까,

나에 대해 정보를 캐내어 HR에 고자질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모범적인 모습으로

과제를 해오는 데에 힘을 쓰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느라

뻣뻣하게 굳어 계시죠. ㅠ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치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되고,

이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데에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게 되면


숨을 천천히 쉴 수 있게 되고,

어깨의 긴장을 풀게 되고,

그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지금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여력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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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호해주는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주변을 둘러보는 데 쓸 관심을

자기 앞의 과제로

돌릴 수 있게 된다.


p91 / 정원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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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나에게 제공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거잖아요.


그것이 우리 집 마당이 될 수도 있고,

가까운 곳에 있는 식물원과 공원일 수도 있구요.


내 방 창가에 놓여진

조그마한 제라늄 화분일 수도 있을 겁니다.


(저희 동네에 있는 예쁜 어린이 공원은

지나갈 때마다 좋은 기분을 선물해줍니다.


봄이면 연분홍 벚꽃,

여름이면 진한 초록초록 이파리들,

가을이면 노랑빨강 단풍,

겨울이면 하얀 눈풍경을

볼수 있거든요.


거기에 더해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래밭에서 뛰어노는 아가들까지

구경할 수 있는

'안전 공간'이지요. ^^)


아파트 놀이터도 우리에게 좋은 안전공간이 될 수 있을 거에요 /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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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난처(retreat)

: 방어의 장소. 일반적으로 뒤쪽에 있다.

ex) 인터넷 : 세상에서 철수하도록 촉진하면서도,

세상을 내려다보게 해주어,

점점더 사람들을 현실과 분리시킨다.


* 안식처(refuge)

: 멈추는 곳. 휴식 장소.

자신을 정돈하고 나와서 삶에 참여

ex) 정원 : 현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휴식을 준다.


p93 / 정원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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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피난처와 안식처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말이요.


어딘가에 들어가는 이유는,

그 곳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나와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는 거죠.


우리가 평소에 별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스트레스 해소 행동들(폭식, 폭주, 담배,

인터넷과 OTT 탐닉 등)이

정말 우리에게 에너지를

제대로 충전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피로할 때마다 찾아갈 수 있는

'나만의 녹색 공간'을

마련해줄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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