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관 Dec 12. 2022

유관부서와의 협업 : 공감의 범위를 넓히기

박정민의 수다다방 / 심리학관

<리더의 포용적 일터문화 만들기>에 있어서 가장 어렵고, 가장 수준이 높은 행동은 ‘유관부서와의 협업’이 아닐까. 우리 부서와 다른 니즈를 가지고 있고, 때로는 우리 팀과 상충되는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타 부서와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절대 필요한 것이 ‘포용적 시각과 태도’인데, 실행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 관리자와의 리더십코칭 장면에서는, 유관부서 동료들에 대한 불만을 아주 많이 들을 수 있다. “OO 부서는 도대체 현장/전략을 몰라요” “OO 팀은 항상 너무 지엽적/추상적인 것에만 매달려요” 그러다보니, 함께 일하는 일터에서의 대화 스타일은 매우 비포용적일 수밖에 없고, 말 한마디도 곱게 나가지를 않는다.


(일방적 명령과 지시) “하세요!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비난과 추궁) “이거 도대체 왜 이런 거에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귀차니즘) ‘이렇게까지 자세히 설명해야 되나? 그 정도 짬밥이 있으면 이미 다 알고 있겠지?’


하지만,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 부서의 리더 혼자 열심히 잘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다. 만화 <은수저>의 주인공 하치켄이 어쩌다 얻은 돌화덕에서 피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주 다양한 전공분야 동료들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말이다.


(화덕수리) 농업토목공학과

(장작 제공) 삼림과학과

(밀 재배 & 채소 제공) 농업과

(돼지고기 & 치즈 제공) 낙농과

(밀가루 제분 & 베이컨 가공) 식품과.


그런데도 리더십이라고 이야기하면, 아직도 리더-부하간의 수직관계가 주로 떠올려지기 때문에, 유관부서와의 수평관계에 대한 관심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관리자 대상의 리더십 교육에서는 긍정적인 업무관계를 구축/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감의 필요성이 자주 강조된다. 그런데 유관부서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감의 유무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서, 공감의 방법을 고민해야 할 듯하다.


과학철학자 장대익은 <공감의 반경>에서 “공감은 만능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공감을 깊이 하면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우리의 편 가르기는 내집단에 대한 과잉 공감에서 온다”고 주장한다. “외집단을 고려하는 넓고 이성적인 공감 = 공감의 원심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심윤경 작가의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의 주인공인 할머니는 사람이 못마땅할 때 ‘별나다’고 하신다. ‘나쁘다, 그르다, 못됐다, 잘못됐다, 이상하다’가 아니라 ‘별나다’고 말이다. “살면서 부딪히는 많은 갈등들이 옳고 그름의 차원이 아니라 (그저 다양한 사람들의) 부대낌의 문제”라는 것을 할머니는 가르쳐주신 것이다.


유관부서와의 포용적 협업을 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수평적 관계 관리를 위한 ‘절대적인 시간’의 투자이다. 우리 부서의 일을 하기 위해 소통이 원활하게 되어야 할 타부서 리더들의 수를 한번 세어보길 바란다. 리더십코칭에 참여한 관리자들은 다행히도 ‘생각보다 아주 많지는 않더라’는 소감을 이야기해주었다.


이해관계부서의 리더 명단과 협업진행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보면서, 사고가 생기거나 협상을 할 필요가 없는 평소에 말한마디도 걸어보고, 전화도 한번씩 해주고, 커피도 한잔씩 나눠 마시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시간을 늘려보길 권한다. 리더역할수행을 하는 나의 시간표를 이번 기회에 점검해보면서, 포용적 수평관계 강화를 위한 시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하고 실행해보도록 하자.


<월간인사관리 12월호, p28>



< COZY SUDA 박정민 대표 >


* 박정민 코치 소개자료 *


매거진의 이전글 섣부른 조언보다는, 가만히 옆에 있어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