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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Apr 10. 2023

[박정민의 수다다방] 리듬 장애 / 게슈탈트 치료

심리학관

* 도서 "게슈탈트 심리치료 : 창조적 삶과 성장 / 저자 : 김정규"의 내용을, 보다 더 성숙하고 건강한 리더역할수행을 위한 마음공부에 맞게 정리해본 글입니다.

**************************


건강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욕구와 접촉하고 해결을 위한 행동을 한 후

자연스럽게 만족해서 뒤로 물러나 쉬고,

그 다음의 새로운 알아차림-접촉 주기의

리듬을 기다립니다.


<자연스럽게 기능하는 유기체의 리듬>

긴장 - 이완

 - 휴식

깨어있음 - 잠듦

기쁨 - 슬픔

타인에게 다가감 - 물러나 혼자 있음

수용 - 배척

(p57 / 게슈탈트 심리치료)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왼쪽에 있는 것은 가치 있고,

오른쪽에 있는 것은 무가치하다는 편견이

많이 존재하구요,

이러한 편견이 리듬 장애를 초래한다고 합니다.


(좋은 것) 말하는 것 / 쉬지 않고 일하는 것 /

기쁨 / 타인과 함께 있는 것

(나쁜 것) 침묵 / 쉬는 것 / 슬픔 / 고독


조직의 리더님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요.

항상 고무줄을 팽팽히 당긴 상태로 버티다보면

놓치는 일도 없고 구멍나는 일도 없이

좋은 성과를 만들긴 하겠지만,


그 고무줄이 덜덜덜 떨리다가

어느 순간에 끊어져버리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많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건강한 리더란

고무줄을 팽팽하게 당길 줄도 알고,

느슨하게 풀어주는 행동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대부분 우리는

빠른 속도와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을

칭찬하고 우러러보고 부러워하잖습니까.


하지만, 진정한 전문가/대가는

느린 속도와 아주 작은 소리를 만들어낼수 있고

유지하고 견디고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요.


Makoto Isshiki 작가님의

멋진 만화 <피아노의 숲>을 보면요.


피아노의 숲 / 출처 : 알라딘


주인공 카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피아노 연습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친구는 반쯤 자면서

피아노 소리를 듣고 생각하지요.


"이건 하농의 아르페지오.

기본 중의 기본.

손가락 연습곡이다.


그건 그렇고,

꽤 템포가 느리군...

마치 이제 막

피아노를 익힌 어린애가

열심히 치고 있는 것처럼.


또박또박.

천천히...


게다가

이 피아노 음은

너무 부드럽고 감미롭다...

아아, 너무 아기자기한 음색이야"

(8권 / 피아노의 숲)


그리고 친구는

카이에게 이렇게 말하죠.

"우리 선생님이 평소에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만약 내가 피아니시모(아주 약하게)를

칠 수 있었다면

베를린 필의 독주자가 됐을 거다'"


또박또박

천천히

부드럽고

감미롭게.


자고 있는 친구를 깨우지 않을만큼

작고 여리게 피아노 건반을 칠수 있는 것은

매우매우 높은 수준의 역량인거죠.


*******************************


<리듬 있는 삶이란?>

혼돈과 당황,

부끄러운 실패까지도 포함하는

생동적이고 다양한 변화의 과정을

받아들이는 삶

(p57 / 게슈탈트 심리치료)


*******************************


커~~다란 사고를 치고 난 다음에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좌절 속에서 허우적대던

어제를 보낸 저에게는 ㅠㅠㅠㅠ


이 '리듬'이라는 말이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훌쩍.

(리듬 : 음의 장단이나 강약 따위가 반복될 때의

규칙적인 음의 흐름 / 표준국어대사전)


높은 음도 있고 낮은 음도 있구요.

빠르게 달려갈 때도 있고

천천히 걸어갈 때도 있지요.


숨도 안 쉬고 코앞만 바라보며 나아가기도 하고,

제주도 오름과 같은 장소에 가만히 멈춰서서

360도를 돌면서 내 주위를 바라보기도 하는 것이

건강한 리듬이 있는 삶인 거죠.


제주 용눈이 오름 정상 / 사진 : Monica


접촉과 물러남 사이의 리듬이 차단된 사람,

즉 리듬 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은

체험의 정점에서 자신을 놓아버리지 못하고

실적에 집착합니다.


그들은 피곤함을 부정하고 일에 매달리며,

자신이 충분히 욕구를 달성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의 일에서 물러나지 못합니다.


또한 자신이 이미 타인으로부터 얻은 접촉의 양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관계적 접촉을 요구해서

주위 사람들을 지치고 싫증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니

예전에 우리가 같이 읽었던

<게으르다는 착각>이 떠올랐습니다.


https://brunch.co.kr/@smallwave5/328


*************


죄책감 -> 과로 -> 탈진

(p9 / 게으르다는 착각)


쉬지 않고 일했다.

병든 약골이라는 사실을

고용주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병약하다는 게 수치스러웠다.

시간이 날 때면 내내 잤지만,

너무 '게으르다'라고 스스로를 질책했다.

(p15 / 게으르다는 착각)


다시 세상으로 나갈 때,

나는 예전처럼 몸을 망가뜨리지 않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야 했다.

(p16 / 게으르다는 착각)


*************


죄책감 -> 과로 -> 탈진.

접촉과 물러남이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이어지지 못하는

리듬 장애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과정이죠. ㅠㅠ.


건강한 사람에게 있어서

완결된 게슈탈트는

이제 배경으로 사라지고 자각되지 않지만


음식을 먹고 난 뒤

그것들이 더 이상 자각되지 않더라도

우리의 영양분이 되어 몸속에 동화되듯이


우리가 접촉한 내용은

이제 우리의 한 부분이 됩니다.


자신이 노력해서 이루어 놓은 성과가

다소 불완전하더라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객관적인 태도로 바라보고 음미하여 찬탄하고

나아가서 축배를 들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편히 물러나서 쉴 수 있게 되며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다음 게슈탈트를

선명하게 전경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인이 존재할 때,

더 이상의 노력과 시도가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들 때,

내가 더 버틸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스스로의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정기적으로 뒤로 물러서서

나에게 에너지 충전을 해줄 수 있는

휴식의 기회를 선물하는 리더가


다음 과제에 건강하게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코치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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