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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May 22. 2023

[박정민의 수다다방] 합을 맞추다 / 정년이

심리학관

웹툰을 볼 때 있잖아요.

어떤 웹툰은 핸드폰으로만

쭈욱 완결될 때까지 읽게 되는 것이 있구요.

어떤 웹툰은 초기에 온라인으로 조금 보다가,

"책으로 갖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서점에 책을 주문하게 되는 것이 있더라구요.


서이레 작가님의 <정년이>도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태블릿pc에서 보다가

종이책으로 갖고 싶어서 책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네이버시리즈에서는 웹툰이 완결되었지만(총 138화),

종이책은 6권까지 발간되어서(80화까지)

꾹 참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또 김태리 배우님이 <정년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신다는 소식을 듣고

두근두근 기대하는 중이지요. ㅎㅎ


정년이 / 출처 : 알라딘


<정년이>는 여성국극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6권에서 아주 재미있는 일화를 읽었습니다.


국극단 연구생으로서  

'방자'와 '군졸 1'의 역할을 맡게 된

정년이는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관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이

너무 기뻤던 나머지

대본에도 없던 즉흥노래까지 쏟아내지요.

사람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구요.


무대에서 내려온 정년이는

'사람들이 나를 봤어.

나만 봤당께!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하구마잉!

캬, 고럼 고럼~

내 군졸이 어떤 군졸인디...'하며

붕붕 뜨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선배님은

당장 무대에 서지 말라고 하시네요.

'분명히 잘한 것 같은데!

관객들이 나만 봤는데!!'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정년이에게

친구는 합창부의 연습을 보여주며

<합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제서야 정년이는

분명히 전에 여러번 들었었지만

홀라당 까먹어부렀던  

'합'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단장님)

서로 "내가 멋있다"고

칼을 후려쳐대니 합이 맞나!


(선배님)

너, 최종 연습도 못 갔다며?

어떻게 합을 맞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 거냐?

설마 네가 천재라서?


그저 서 있는 게 다인 촛대 역을

수십, 수백 번 연습한 애들이야.

그애들이 들인 시간, 노력, 열정이

네 방자를 '받아'준 거다.


-> 정말 꼭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지요?

나 혼자 잘났다고

무대에서 칼을 휘두르면

내가 눈에 띄기는 하겠지만,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려고 하는

결과물의 quality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때가 있다는 말이요.


그리고,

조직에서 최종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별로 없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다시 떠올랐습니다.


합을 맞춰야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우리 조직의 상사, 부하직원과의 협력.

회사 내부 이해관계자와의 조율,

회사 외부 고객과의 협업.

우와아아아아.


마찬가지로

정년이는 하나의 극을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군졸1의 역할만을 잘해내면 되는 것 같지만,

사실 관객은 군졸1의 연기만 보는 것이 아니구요.

전체 극의 이야기를 즐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극본과 연출,

무대와 음악과 조명,

각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합이

모두 맞아들어갈 때

가장 멋진 결과가 나올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나서 정년이는

합창부 부장님에게 해맑게 질문을 합니다.

"하나만 물을께요!

합창부는 으떻게 합을 맞춘대요?"


합창부 학생들은 입을 모아 외칩니다.

"들어야 돼요!"


부장님도 설명해주시지요.

"전체 소리,

다른 이의 소리,

나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합니다.

잘 들어야 잘 부를 수 있습니다."


-> 부장님의 말씀도

역시 적어놓고 싶을만큼

근사한 이야기였습니다.


역량 높은 전문가로 성장한다는 것은

아마도 '나'라는 존재에

관심이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주위 사람들의 역할,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있는 상황과 환경에 대한

시야를 점점 더 넓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COZY SUDA 박정민 대표]


* 박정민 코치 소개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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