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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07. 2021

[박정민의 수다다방] 개인면담

리더를 위한 표현도구상자

요새 많은 조직에서는 리더가 구성원과의 1대1 개인면담을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초에 KPI 정할 때, 여름쯤 중간점검할 때, 연말에 성과평가에 대한 결과를 이야기할 때 이렇게 세번은 꼭 면담을 하라는 규정이 있는 회사도 있고, 분기별 한번씩 면담을 해야 하는 회사도 있더군요. 

하지만 아직도 상사 앞에서 섣불리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구성원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리더분들을 종종 뵙게 됩니다. 상사 입장에서는 편하게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불렀는데, “갑자기 부르셔서 혼나는 줄 알았어요”라고 했다는 신입사원의 일화도 들리니까요.  


개인면담은 구성원 입장에서 보아도 본인에 대해 어필하고 원하는 것을 상사에게 이야기해서 얻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리더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도 구체적인 피드백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으며, 평소에 일하느라 바빠서 놓쳤던 구성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니즈를 이해하며, 구성원의 의견을 일터와 과제에 반영해줄수 있는 효과적인 기회입니다. 

따라서, 개인면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오늘의 수다 주제로 정해봤습니다.  

 

(1) Do 

면담 진행방법 및 주제에 대해 사전 공유하기 : “내일 몇시에 OO씨와의 개인면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면담은 OO분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면담의 주제는 OOO입니다. 면담에서 제가 해보고 싶은 질문은 OOO이며, OO씨의 의견을 듣기를 원합니다. OO씨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미리 생각을 많이 해오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성원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 장소와 자리 배치에도 조금 더 신경쓰면 좋겠습니다. 중립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3의 공간, 회의실, 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눈맞춤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으니, 마주보게 되는 자리보다는 기역자(ㄱ)의 자리배치를 해서 조금 더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잘 물어봐주고 잘 듣기 : 질문의 의도를 설명해주고 자유롭게 대답을 만들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한 다음에는 구성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지요. 질문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의견을 궁금해하고 있고, 그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행동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십시오. 

문서자료 만들기 : 문제가 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언제까지 어떤 행동을 보여줄 것인지, 리더가 어떤 부분을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해 명료하게 정리하고, 문서로 남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추후 면담일정을 잡고, 그때까지 리더와 구성원이 어떤 것을 준비해 올 것인지에 대해 약속하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문서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리더가 정리해도 좋고, 구성원에게 요약을 요청해도 됩니다. 지속적으로 서로의 눈높이가 동일한지를 확인하고, 맞춰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 Don’t


리더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는 시간으로 쓰기 : “내가 너만했을 때는-”으로 시작되는 리더의 경험을 들려주는 시간으로 사용하기 


비효과적인 질문 유형 사용하기 : Yes or No 유형(ex. 네, 아니오로 대답해봐), A or B 유형(ex. A와 B 중에서 어떻게 생각해?), 정답유도형 질문(ex. 내가 생각하기에는 OOO가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OO씨는 어때? 괜찮아. 솔직하게 얘기해봐)


구성원을 참여시키지 않기 : 구성원은 아무 생각 없이 들어와서, 아무 말 안하고, “네, 알겠습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또는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말만 하면 때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인식을 주기


(유의점)


- 구성원이 수동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구성원의 의지도 있지만, 리더가 조성하는 환경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리더가 1대1 면담을 하겠다는 공지를 띄우면, 구성원들끼리 수군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갑자기 면담을 왜 하는 거야?

뭐 하는 거래?

가면 뭐 하면 돼?

뭘 준비해가야 돼?

야, 너 들어갔을 때는 뭐 물어보대?

그냥 끄덕끄덕 하다가 나오면 되겠지? 


결국 구성원들이 알고 싶은 것은 1대1 면담이라는 것이 도대체 뭘 하는 장면인지, 리더가 본인에게 무엇을 기대하는 것인지입니다. 그런데, 정작 면담을 하겠다고 하는 리더는 면담의 목적에 대해 별 이야기가 없으신 때가 많아서 아쉽습니다. 


간혹 이야기해주시는 분도, ‘와서 편하게 이야기하면 돼‘ 이 정도의 이야기밖에 안해주시더라구요. 종종 어떤 리더분들은 ’코치님이 시키는 대로 구성원들에게 편안하게 말해. 하고 싶은 얘기 다 해 라고 했는데도, 아무 말도 안해요. 나는 잘못한 거 없어요. 쟤네가 말 안하는 거에요‘라고 투덜대십니다. 


하지만 현재 조직에서의 리더와 부하직원 관계는 그렇게 아무 생각 안하고 편안하게 할 말 안할 말을 쏟아놓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그건 우리도 어느 정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


리더들도 자신의 상사, 임원이나 C level, 사장님 앞에 가서 편안하게 지껄이기 힘드니까요. 


그런데도, 리더들은 조그만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야기할 기회를 주기만 하면, 애들은 당연히 기뻐하면서 그동안 표출하지 못했던 깊은 속마음 이야기를 내놓을 것이다 라는. 그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안타깝지만 그건 튼튼한 신뢰관계가 구축된 후에나 가능한 로망이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따라서, 리더가 기대하는 바를 1대1 면담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구성원들이 미리 준비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1대1 면담의 대화장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면담의 진행방법과 다룰 대화에 대해 사전에 개인별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여집니다. 구성원들이 혼자 상상하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면담 장면에서 침묵을 견디는 연습을 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흔히들 리더가 되면 입을 닫고 귀를 열어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정작 실생활에서 우리는 높은 직급의 리더가 될수록 귀를 닫고 입을 여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리더들은 구성원보다 성질이 급하시죠. 그러다보니, 둘이 이야기하는 순간에 잠시 흐를수도 있는 침묵을 견디지를 못하고, 리더가 먼저 질문하고 대신 대답해주고 대화공간과 시간을 채우게 됩니다. 이러다보면 구성원은 면담을 할 때 자신의 역할은 입을 다물고 물어보는 것에 대답만 하는 것이고, 주된 진행의 책임은 리더에게 있는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할 이야기가 있더라도 입을 다물게 되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에는 더더욱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거죠.  


면담시간을 통해 리더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더욱 생산적인 조직현장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마음을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부디!!! 입을 다물고 귀를 쫑긋 세우는 연습을 해보시기를 제안드립니다. 이와 같은 연습을 통해 리더님이 기대하시는 긍정적인 면담 결과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조금씩 조금씩 더 늘어갈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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