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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07. 2021

[박정민의 수다다방] 상대방의 입장에서 설명하기

일터에서의 소소

흔히

무엇인가를 제대로 공부하고

익히고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려면,

누군가를 가르쳐보면 된다고 하지요.

이해관계부서의 업무파트너들,

새로 만나게 된 고객,

처음 같이 일하게 된 사람,

우리 팀에 새로 온 동료에게

기존 멤버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거나,

나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줄 때,

설명자료를 만들 때,

안내메일을 보낼 때,

나는 평소에 어떻게,

어떤 태도로,

어떤 말투로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 떠올려봐주세요.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퉁명스러운 말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또 하나의 상황이      

바로 이럴 때더라구요.


"저어, 여기요~ 이거 어떻게 하면 되나요?" “거기 매뉴얼 드렸잖아요!" / 사진 : MONICA


“아니,

나는 정말

오늘 처음 듣는 얘기였거든요.

그런데 정말

말도 안되게

헐렁헐렁 설렁설렁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아니 이건 정말

기초적인 거고

당연한 건데 왜 몰라요?

라는 표정을 짓거나

짜증을 내며

구박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도대체 뭐라는 걸까나..... / 사진 : CALVIN



심지어

상대방이 처음 시도해보다가 저지르는 실수나

초보적인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무시하듯이

피식피식 웃는 분도 있고,

혼잣말인 것처럼 꾸며서

'이런 것도 모르냐'고 중얼거리는 분도 계시구요,


내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특권을 마음껏 즐기며

“(대충대충) 이렇게 하면 돼요”라고

말을 던져버리거나,


본인의 분야 사람들만 알고 있는

전문용어로 점철된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상대방이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수준이 한참 낮군"이라는 표정으로

쯧쯧쯧 혀를 차며 한심해하고,


제대로 된 설명도 안해줬으면서

“아우, 씨!

이렇게 하면 어떡해요!”라고

소리를 빽 지르시는

분들까지 계시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네요. ㅠㅠ.


이건

설명하시는 분이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직급이 높거나 낮거나,

짬밥을 많이 드셨거나 조금 드셨거나,

가방끈이 길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모든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나는 

분명히 잘 알고 있고,

나는

명확하게 잘 하고 있는

일이니까요.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한 얼굴을 하면

답답한 것은 당연하죠.


아니, 이렇게 쉬운 걸 몰라?

배울 마음이 없나?

성의가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짜증이 날거에요.


하지만

한번만 생각해봐주세요.


나는 그 사람보다

먼저 배우고 익혔다는 걸요.


나는 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그 일을 해서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요.


나한테는 너무 쉽고 간단한 일도

상대방에게는

이해도 안될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느껴질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계가 역전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데 있습니다.


일의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무언가에 대해,


내가

누군가로부터

설명을 들어야 하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생기게 될 거에요.


내 칼자루는 아주 금방

상대방에게 넘어가버리겠지요.


가장 간단하게 말하자면,

최소한 내가 받고 싶지 않은 설명 방법을

상대방에게 해주지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역량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앞으로 내가 받을 때를 대비해

잘해준다는 수준을

넘어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덤 그랜트 교수님의 '기브 앤 테이크' / 출처 : 알라딘니


(산업심리학자 애덤 그랜트 교수님의

책 '기브 앤 테이크'에서는

이렇게 앞뒤를 재면서

계산을 하는 Matcher보다

자신이 줄수 있는 것을

효과적으로 주기 위해 노력하는

Giver 유형의 사람들이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산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일할 때,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 니즈에 대해

조금 더

민감할 수 있다면,


같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수준은 훨씬 더 올라갈 거라

생각합니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우리의 긍정적인 평판도

당연히 강화될 거구요.


역량있는 Giver가 될수록

상대방과 우리 자신에게

모두 바람직한 결과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앞으로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는 회의자료나

안내자료를 준비할 때,

뭔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대면소통이나 온라인소통도구를 통해

설명을 할 때에는,


일단 한가지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상대방은

내가 아는 것을

많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내가 설명하고 있는 자료에 대해

내가 정!말!  

잘 알고 있다면,


상대방이 현재 상태에서

어떤 것을 모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여유있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거고,


상대방은

어떤 불편감과 당혹스러움을 느낄지

상상할 수 있을 거구요.


이야기를 하는 과정 중에도

상대방의 비언어적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해서

그 사람이 이해하고 있는 수준에 따라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의 종류와 설명방법을 조율하는

유연함까지 보여줄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상대방이 계속 갸웃거리는 얼굴을 하는데도

나는 아무런 행동변화를 하지 않고

답답해만 하고 있다면,


그건 내가

일을 제대로 잘 알고 있는 것이,

일을 제대로 잘 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하셨다면,

내자신에게

한번 물어봐주세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알기를 원했던 정보는

뭐였을까?

"상대방이 기대하는 정보를

빠짐없이 설명했던가?"

"상대방은

내가 설명한 것을

어느 정도 알아들었을까?"

"내가 했던 것중에

효과적이었던 표현과

그저 그랬던 표현은

뭐였을까?"

"내 의도 중에서

전달되지 않았던 것은?

그 이유는 뭘까?"

"상대방은

어떤 불편감을 느꼈을까?"

"다시 이야기를 하거나

자료를 준비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바꿔보면 좋을까?

그때 유의할 점은?"

이와 같이

나에게 솔직하고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는

상상력 키우기 연습

분명히

내 "일머리"

키워줄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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