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의 소소
조직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코칭, 그룹코칭을 할 때나
강의, 워크샵을 할 때
함께 일하는
상사, 구성원, 선배, 후배, 동료들에 대해
투덜거리는 시간을 가지곤 합니다.
그럴때마다 꼭 나오는 주제가
“퉁명스러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왜 그렇게 퉁퉁거리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말을 그렇게
씹다버린 껌같이 툭 던지는데
성질 안 날 사람이 어디 있냐구요.
곱게 말해도 될 것을
왜 그렇게 화를 내면서 말하죠?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냐구요.
내가 뭔가를 공짜로 얻어먹으러 왔거나
구걸하러 온 사람 같아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새빨개지더라구요.
무슨 대감마님이
행랑아범한테 삿대질하며
명령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니까요!
이런 이야기들이요.
그런데,
퉁명스러운 말투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불평을 듣고 계신 장본인은
정작 내가 언제 그랬냐 라고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ㅠㅠ.
주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업무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대단한 일도 아니고
기분이 좀 나쁜 건데
그분한테 뭐라고 대놓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거고,
본인은 아무런 피드백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자각도 하지 못하고
계속계속 자신의 아쉬운 점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있고,
퉁명스러운 말투는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더 굳건한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는 것이
정말 아쉬운 거죠.
사실 하루하루를 살면서
내 기분도 좋아졌다 나빠졌다,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수십번, 수백번을 바뀌는데,
쉽지도 않은 일을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해야 하는 상황에서
퉁명스러운 말투가 안 나올리가 있나요.
그럴 때도 있죠. 당연히.
하지만, 한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굳어진 습관적 행동으로 인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힘들게 만들
장애물을 스스로 꿋꿋히 구축해가고 있거나,
“상대방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이라는
내 평판을 내 스스로 망쳐놓지는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누군가 나를 24시간 따라다니면서
내가 나도 모르게 쓰는 언어표현과 말투를
관찰하고 피드백을 줄리는 없으니까요.
올해는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불필요하고 비효과적으로
퉁명스러운 말투를 쓰는
내 모습이 언제, 어떻게 나오는가에 대해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퉁명스럽게 말을 툭 던지는 경우는
우선 조급할 때인 것 같습니다.
코칭을 통해 본인의 모습을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시던
한 임원분이 해주셨던 말씀이
저한테는 아주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요새 문득 느낀 건데,
제가 또 조급해하고 있더라구요.
자꾸만 점심을 안 먹고 건너뛰게 되고,
구성원들에게 불친절하게 이야기하고,
상사보고를 갈 때
나도 모르게 뛰어가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아, 또 숨을 천천히 쉬어야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자기자각 & 자기성찰 연습을
의도적으로 열심히 하신 분은
근사하게 성장하시더라구요. ^______^
당연히 신속하게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마음이 급해지지요.
하지만,
퉁퉁거리고 던지듯이 말을 한다고 해서
급한 일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일의 진행을 방해할 수는 있겠지만요.
마음먹은 대로 일이 빨리 진행이 안된다고 생각되면
당연히 짜증나는 말투를 쓰게 되고,
퉁명스럽게 말을 던지게 되고,
“이거잖아요! 이거 아니잖아요!”라는 식으로
명령하듯이 말이 짧아지게 됩니다.
“아이, 안돼요!
그렇게 하지 마세요!
왜 그렇게 해요!
이렇게 하라니까요!”
목소리 톤도 높아지구요.
찌푸린 표정까지 한몫 하게 될 겁니다.
노래를 잘하고 싶어서 몸에 힘을 주면
오히려 노래가 더 안된다고 하지요.
일을 빨리 하고 싶어서 성질을 내게 되면
오히려 일이 더 어려워지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조급함을 만들어내는
원인들 중 중요한 하나는
나의 역량이나 연습 부족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환경의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우선 내가 컨트롤 가능한
내 자신부터 돌아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
내가 웬지 일을 하면서
퉁명스러워진다는 생각이 들거나
그런 내용의 피드백을 받으셨다면,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진행에 필요한 역량강화를 하는 데에
의도적으로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까를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제해결방법에 대해
내 몸이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눈앞에 놓인 task를 해결해내는 데에 급급하다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대하기 십상입니다.
퉁명스러운 말투를 쓰지 않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했듯이
나의 업무역량개발에 신경을 쓰는 것과 함께,
그 일에서 기대되는 output을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함께 손을 잡아야 하는 사람까지 항상 고려범위에
넣어주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어떤 식으로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을 할 때,
상대방과 최적의 협업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됩니다.
퉁명스러운 말투가 나오게 되는 또 하나의 상황은,
“상대방에게 만만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에 있을 때라는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하시더라구요.
“내가 저 사람에게 얕보이면 안되겠다”
“내가 더 강하게 나가야지”
“내가 무시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지”라는
마음을 먹게 될 때
가능한 한 권위적으로
내려누르듯이
명령하듯이
가르치듯이
퉁퉁거리게 되곤 하지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퉁명스러운 말투를 쓸수록
상대방은 나의 전문성에 대해
더 큰 의구심을 품고,
나에 대한 가치평가를
점점 더 낮춰가게 됩니다.
내가 기대하고 바라는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버리는 거죠.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줬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내가 노력하고 있는 바를 인정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클수록,
상냥하고 명확한 말투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구조화해서,
예의바르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는 태도가
더 효과적임을
아주아주 많이많이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메시지를
어떤 언어적 표현과
어떤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전달할 때,
내가 기대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만 더 자주자주 생각해보시기를,
그리고 작년에 해보았던 것과
조금 더 다른 행동 실험들을
시도해보시기를
제안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