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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May 19. 2024

"보지 못하게 된 후에 더 잘 들린다고 하지 않았나?"

김승재 기자님 / 심리학관

볼 수 없다는 건 볼 수 없다는 것뿐이다.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조금 불편한 것에 불과하다. 어떻게만 찾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반대로 선입견으로 인해 과대평가를 하는 때도 있다.


아직 청춘인 우리 친구들은 여전히 시끌벅적한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만난다. 나도 맘껏 떠들 수 있는 그런 곳이 좋다. 그런데 내겐 한 가지 애로 사항이 있다.


앞을 보지 못한 지 벌써 십 년도 훨씬 지났건만, 나는 아직도 이런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기가 어렵다. 시각을 대신하는 내 청각은 더욱 예민해졌지만, 소음에 섞인 대화 내용까지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소란스러운 곳에서의 대화에는 예민한 청각이 오히려 방해되기도 한다.


대화를 나눌 때 사람은 청각보다 시각에 더 많이 의존한다. 조금 부정확하게 들리더라도 표정이나 눈빛, 입 모양이나 손짓 몸짓을 보면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볼 수 없는 데다가, 상대방의 목소리는 시끄러운 잡음에 묻혀서 들리기 때문에 되묻거나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답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엥? 그게 뭔 소리야? 못 알아들었어? 보지 못하게 된 후에 더 잘 들린다고 하지 않았나?"


장애인도 그냥 사람이다. 특별한 능력을 갖추지도 않았고 초능력은 더더욱 없다.


다만, 일부 신체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에 이를 대신하는 다른 신체 기능이 좀 더 예민해지거나 강화되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청각이 예민해지기는 하지만, 소음이나 말소리나 다 똑같은 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아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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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기만 해도 선입견?

도대체 타이틀이 뭐길래

[시력 잃고 알게 된 세상]

김승재 기자님.

오마이뉴스 /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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