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도피기제와 성격유형 1 (원래 화장에 관심 없었는데..)
제가 많이 변한 거 같아요. 예전에는 연예인에도 관심 없었고 화장도 안 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중학교 오니까 화장을 안 하면 친구들하고 어울리기가 힘들어요. 연예인도 잘 모르면 대화에 끼기 어렵고요. 그래서 이젠 화장도 하고 다니고 k-pop도 듣고 점점 연예인에 관심도 갖고 있어요. (중2, 여, 고심숙)
제가 농구나 축구를 진짜 좋아하거든요. 중학교 때는 별로 신경 안 쓰였는데 이제 고등학교 올라와보니 애들이 얼마나 비싼 농구화나 축구화 신었는지 관심이 가더라고요. 겉으로 내가 얼마나 있어 보이는지에 엄청 민감해졌어요.
와 나도 이거 신었다 해야 아이들이 인정해주는 기분이 들어요. (고1 남, 고심식)
심리교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고샘은 기나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이제 개학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이번 연도에는 우리 학생들이 어떤 고민들이 생길지 궁금하기도 하고 고샘도 그에 대해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지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어요ㅎㅎ
오늘은 위의 사례처럼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이러지 않았는데 이제 새롭게 상급 학교로 진급하면서 달라진 나의 모습을 보고 고민하는 친구들을 종종 봐요.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도 연예인과 화장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애를 쓰는 친구들, 겉모습에 엄청 신경 쓰고 내가 외적으로 어떻게 보이느냐가 정말 중요해진 친구들..
2019년 통계청 자료에서 보면 요즘 청소년들의 고민 1위가 외모라고 해요.
그만큼 외적인 모습에 따라 나의 자존감과 친구관계에 엄청 영향을 받고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아 많다는 이야기일 거예요.
오늘 고샘은 이런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 프롬(Fromm)이라는 사회심리학자가 이야기한 도피기제와 성격유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도피기제란 무언가에서 피하는 것을 말해요.
즉, 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이나 위협, 무기력이 왔을 때
이걸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방어기제에요.
그럼 '피하는 건 나쁜 거 아닌가요'라고 질문할 수도 있는데
현실을 적응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나치게 자주, 오랜 시간 동안 도피기제를 사용하면
내가 성장하고 적응하는 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해요.
프롬은 도피기제로 권위주의, 파괴성, 자동적 동조 이렇게 3가지 종류를 이야기했어요.
첫째, 권위주의 란 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거나, 다른 사람이 나를 지배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해요. 즉 지배하는냐, 복종을 하느냐인 것이죠.
권위주의는 나의 삶이 외부에 힘에 의해 결정되고, 나의 행복은 힘에 의해 복종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얼마 전에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기생충이라는 영화에서도 이 권위주의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죠.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의 가족들은 박대표의 집에 충성을 하며 오로지 외부의 힘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어요.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믿음을 굳건히 하면서 말이죠. 믿음의 벨트?
둘째, 파괴성은 다른 사람이나 외부 세계를 제거함으로써 자유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에요.
내가 속한 세계를 파괴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이지요.
이것은 내가 너를 사랑했기 때문에, 이것은 국가를 위해서, 이것은 내가 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야 하면서
합리화하거나 위장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고, 자신의 자유를 위해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파괴하는 것은 결코 평화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죠.
우리 친구들이 갈등 상황이 있을 때 그 사람도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다는 응보적인 생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서로가 회복되고 성장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에요(고샘의 작은 바램..)
셋째, 자동적 동조는 자신의 원래의 모습을 포기하고 내가 속한 사회나 문화에 지배되고 선호된 성격유형을 채택하는 것이에요.
나의 원래 모습을 놔두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요즘 유행하는 것, 대세 이런 것을 따르고 동조하면서 고립되거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으려는 모습이지요.
사례에서 심숙이 처럼 친구들하고 어울리기 위해 원래 나의 모습과는 다르게 화장도 하고 연예인에 관심 갖는 행동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만큼 친구들과 같은 그룹에 속하고 싶고 이로 인해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서라고 할 수 있죠.
내가 나의 원래 모습을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왜 이렇게 친구들을 따라가게 되었지? 이러다가 나의 예전 모습은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생길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나의 원래 모습이 없어진다고 하기보다는 나도 친구들과 소속감과 안정감을 위해
다시 말하면, 고독과 불안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청소년기에 동질감과 소속감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오랫동안 동조만 하면 안 되겠죠?
여러분도 결국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고 청소년기가 지나면 소속감과 동질감보다는 또 다른 중요한 욕구와 감정이 생길 거예요.
우리 친구들이 내가 유행이나 대세에 따라가는 것이 어떤 심리에서 그런건지 조금 이해가 되었나요?
프롬의 도피기제를 통해 알아보았는데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였길 바래요:)
겉모습에 민감해지는 것으로 고민하는 심식군의 사례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서 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