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속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달린다.
올해 1월의 목표는 300km이다. 숫자로 보면 단순한 도전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매일 같은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일이었다. 오늘도 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가. 많이 달리는 것보다 어려운 건, 덜 달려야 할 날을 알아보는 일이었다.
장거리 훈련 다음 날, 나는 7km만 달렸다. 몸은 이미 충분히 했다고 말하고 있었고, 마음만 불안했다. 예전의 나는 이런 날을 싫어했다. 계획을 줄이는 일이 패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달은 달랐다. 나는 거리보다 리듬을 선택했다.
회복은 공백이 아니었다. 그날 쉬지 않았다면, 다음 날도 달릴 수 없었을 것이다. 느린 조깅과 멈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쌓여 다음 장거리를 가능하게 했다. 그제야 알았다. 회복은 훈련의 반대말이 아니라, 훈련의 일부라는 것을.
2월에도 나는 다시 300km를 달린다. 동시에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한다. 이 두 목표는 서로 반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끝까지 나를 지킬 수 있는가.
마라톤은 극한의 스포츠가 아니다. 극단을 피하는 사람만이 끝까지 간다. 초반의 흥분을 누르고, 중반의 불안을 견디고, 후반의 조급함과 협상하는 경기. 그 모든 순간에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판단이다.
300km는 결과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과하며 내가 얻은 것은 신뢰였다. 내 몸을 믿을 수 있다는 신뢰, 그리고 그 신뢰를 배반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 이번 달의 진짜 성과는 숫자가 아니라, 다시 달릴 수 있는 상태다.
완주는 하루의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 쌓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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