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을 미뤘던 두 가지 문제

미루던 일을 시작했을 뿐인데, 방과 마음이 달라졌다

by 조아

이번 주말,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미루고 또 미뤄왔던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하나는 소설 쓰기였고, 또 하나는 옷장 정리였다. 옷장 정리는 사실 ‘정리’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저 지난 2년 동안 단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을 버렸을 뿐이다.


그럼에도 옷장이 비워지지 않으면 방을 점령한 물건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기에, 비싸게 주고 샀다는 아쉬움과 언젠가는 입을지도 모른다는 미련을 뒤로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옷을 정리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입지도 않을 옷을 그토록 많이 샀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부끄러울 만큼 아무런 대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다행히 모두 버리는 것은 아니었다. 기증 상자에 옷을 넣으며, 나에게서는 발휘되지 못한 그 옷들의 매력이 다른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는 충분히 빛나기를 바랐다.


옷뿐만 아니라 가방과 신발까지, 들지 않고 신지 않은 것들은 모두 내 공간에서 정리했다. 정리가 끝난 방에는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여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공간에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은 마음의 또 다른 모습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며, 그동안의 마음 상태가 이 방과 닮아 있었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정돈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달랬다.


침대와 탁자, 옷걸이 정도만 있기를 바라는 아내의 기준에는 여전히 못 미치지만, 온갖 물건이 점령했던 공간이 점점 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 변화는 그동안 미뤄왔던 문제들이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 소설 쓰기.


2년 전 글쓰기 모임에서 소설 읽기 소모임을 만들며, 하루 한 꼭지라도 소설을 써보자고 결심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2년 동안 나는 단 한 문장도 쓰지 않았다. 주제와 구조만을 끝없이 고민했을 뿐이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소설을 쓰겠다는 마음’ 자체를 잃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준비도 없이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2년 전에 사용하던 다이어리를 꺼내 당시 적어 두었던 메모들을 다시 읽으며 기억을 더듬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계획했던 구조에 맞춰 1화를 쓰고 결국 브런치 연재를 시작했다. 2년 동안 미뤄왔던 일을 두 가지나 해내고 나니 주말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발목 통증으로 달리기 훈련을 하지 못한 덕분에, 달리기에 쏟을 에너지까지 모두 이 일들에 쏟아부을 수 있었다. 오히려 달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미루는 습관을 끊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일단 행동하는 것이다.


“이 정도 해서 뭐가 달라질까”라는 생각이 들어도, 무엇이든 시작해야 한다. 작은 행동은 눈에 띄지 않지만, 반복되면 결국 결과를 바꾸는 큰 행동이 된다. 나는 아주 작은 행동들로, 미룸의 악순환에서 한 발 벗어났다. 그리고 그 작은 시작이 나에게 자유라는 감각을 선물해 주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은 자유를 만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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