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었다

매일 쓰지 못한 작가가 선택한 방식

by 조아

지난 12월, 새로운 근무지에 적응하느라 계약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나는 루틴을 내려놓았다. 4년 전, 글쓰기를 일상의 중심에 두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 글쓰기는 잠시 뒤로 밀려났다.


시간이 없었다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글은 썼지만 발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 달 동안 글쓰기와 거리를 둔 채 지냈다. 그 대신 독서 기록 다이어리와 ‘부단히런’만은 놓지 않으려 애썼다. 완전히 무너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이었다.


매일 글을 쓰던 사람에게 글쓰기를 멈춘다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일상의 붕괴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글감을 찾으려는 시도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그 시간 속에서 <문제해결사의 하루>, <굿모닝, 창원>이라는 새로운 연재의 씨앗이 나왔다.



침묵은 공백이 아니라, 다음 문장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1월이 되자 나는 결심했다. 다시 매일 쓰기 위해, 매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로. 연재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가 되었다. 쓰고 싶을 때만 쓰는 방식으로는 나를 설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시스템에 나를 가두기로 했다.


하지만 한 달의 공백은 결코 짧지 않았다. 다시 매일 글감을 찾고, 경험과 감정을 연결하며, 진실성을 담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나는 인증을 위한 글쓰기를 원하지 않는다. 발행을 위한 문장이 아니라, 삶이 스며든 문장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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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글의 깊이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릇이 작으면 많이 담을 수 없다. 글도 마찬가지다.

한 달의 휴식은 나에게는 재정비의 시간이었지만 독자에게는 연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 사실이 가장 무거웠다.


그래서 나는 변명 대신 구조를 선택했다.

매일 써야만 하는 시스템. 그 안에서 작은 행동을 반복하는 방식. 오늘도 감기 몸살로 하루쯤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연재라는 약속 앞에서 한 꼭지의 글을 썼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키는 쪽을 선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물론 부득이하게 연재를 지키지 못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부득이함조차 관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약속을 어긴 작가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을 만든 작가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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