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는 순간까지 배우는 사람이고 싶다

샐러던트로 살아가며 끝내 놓지 않은 오래된 꿈

by 조아

2026년 3월 19일 목요일의 독서노트는 로널드 시걸 작가님의 <하버드 자존감 수업>입니다.



욕심이 많은 나는 이루고픈 꿈도 많다. 내 꿈 중 하나는 환갑이 넘어서 아이와 함께 하버드대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지금의 현실만 놓고 보면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하버드에는 서진규 박사님을 비롯해 늦은 나이에 입학해 학업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도전을 보며 나 역시 꿈을 키우게 되었다. 오히려 그분들이 도전했던 시절보다 지금의 나는 더 많은 정보와 기회를 가진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내 입장에서 도전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나는 지금도 9년 차 샐러던트로 살아가며 배움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단 1퍼센트의 가능성이라도 언젠가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돌이켜보면 나는 스스로를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뒤 군 복무를 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여겼기에, 그것이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전역 후에는 운 좋게 취업에 성공했고, 직장인으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내 마음 한편에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조직 문화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학업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지 못한 채, 그저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월급을 받는 사람으로서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는 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그 꿈은 마음속 뒤편으로 밀려나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은 내게 꽤 소중한 것이었지만, 먹고사는 현실은 늘 꿈보다 앞에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꿈은 점점 희미해졌고, 나 역시 현실에 조금씩 지쳐 갔다. 그러다 교육팀을 떠날 무렵, 지난 시간을 정리하며 문득 교육 관련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육팀에서 일했는데도 관련 자격 하나 없이 지냈다는 사실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치욕처럼 느껴졌다.


당시 아버지와 누나도 교육 컨설팅 업무를 하고 계셨기에, 나는 은연중에 우리 가족을 ‘교육가 집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 또한 강사라는 호칭에 부끄럽지 않게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착각에 가까웠다. 나는 내가 생각한 만큼 충분히 배우고 있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샐러던트의 삶이었다.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여러 학위 과정에 도전하며 배움의 꿈을 다시 이어가기 시작했다. 입사 초기에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던 대학원 진학의 꿈도 결국 이루었다. 입학에서 끝나지 않고 졸업까지 해내며 석사학위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배움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교육학 석사학위가 없기에, 올해부터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 역량을 기르고 있다. 2년 뒤 대학원을 졸업하면,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하며 배움의 길을 계속 걸어갈 생각이다.


샐러던트의 삶을 살면서 교육팀을 떠날 당시 느꼈던 치욕은 어느새 사라졌다. 배움의 시간은 내게 단순한 경력 보완의 수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너졌던 자존감을 다시 세워 주는 과정이었고, 내가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게 해 주는 선물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꼭 고백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내가 이 긴 배움의 여정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결코 나 혼자의 힘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내 곁에는 늘 가족이 있었다. 가족들은 한결같이 내 꿈을 응원해 주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 주었다. 그들의 응원은 내 학습의 동기가 되었고, 내가 다시 꿈을 향해 달릴 수 있게 해 준 힘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나의 든든한 조력자인 가족이 있기에, 나는 흔들리면서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결국 나를 지탱해 온 것은 혼자만의 의지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만든 상호의존의 힘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 힘이야말로 내 자존감의 뿌리이자,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가장 큰 원동력임을 믿는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나는 오늘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 환갑이 넘어 아이와 함께 하버드대학교 캠퍼스를 걷는 날이 올지,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다. 꿈은 멀리 있다고 해서 포기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멀리 있기 때문에 오래 품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오늘도 그 가능성을 믿는다.


아주 적더라도, 끝내 현실이 될 수 있는 1퍼센트의 가능성을.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