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제주,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곳

by 조아

우연히 아내의 손에 이끌려 갔던 그곳에 가면 나의 몸은 깨어난다. 평소보다 적게 자도 개운하고, 낯선 곳이지만 편안하게 잠잘 수 있으며 심지어 알람 없이도 눈이 떠지는 곳. 신비롭고 편안함이 있는 나의 카렌시아이다. 제주 선흘에 있는 ‘레이지마마’에서 제주 한달살이는 오랫동안 아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무엇이든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는 아내는 아이를 이곳에 보내기 전에 우리가 먼저 방문하여 사전답사하기를 원했고, 마침 ‘갓생캠프’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고민 없이 바로 신청했다. 처음으로 아이와 떨어져서 3일을 보낸다는 것이 제일 신경 쓰였지만, 예상외로 아이는 흔쾌히 동의해 주었고 그렇게 3박 4일간의 우리 부부의 마음 여행은 시작되었다.


건물 중앙에 원형 마당이 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이곳은 수많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 제주 한 달살이를 꿈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맘카페에서 아주 유명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올해까지 한 달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아쉬움이 있지만, ‘안녕 릴라’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영성에 대해 회복할 수 있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운 좋게 우리 아이는 마지막 제주 한 달살이를 하였고, 이곳에서 내가 체험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속에서 자유로움을 채웠다. 아직 어리지만 분명 느꼈을 것이다.


여기에 있으면 신기하게도 책 읽기가 너무 잘 된다. 하루 한 권 읽기도 어려운데, 레이지마마에서 실시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다 참여하면서도 하루에 4권까지 읽은 적도 있었다. 만약 오직 책 읽기만 한다면 하루 10권도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물론 책의 권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책 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나를 제일 설레게 한다. 책 읽기가 수월하게 진행되니 당연히 글쓰기도 술술 써진다.

공장에서 기계로 물건을 생산하는 것처럼 평소보다 많은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이렇게 많이 써도 될까?’ 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잘 써진다. 실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 속의 생각과 느낌들이 그냥 종이 위에 쏟아지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빈 종이에 글이 가득 채워지면서 답답했던 나의 마음은 시원하게 비워지지만, 공허함보다는 다른 새로움으로 가득 채워지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자연 속에서 자유로운 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오직 아이를 위해 방문한 이곳에서 뜻하지 않게도 나 역시, 심신이 회복되는 동시에 새로움이 가득 들어차는 경험을 한다.


간결하고 담백한 글쓰기를 쓰는 삶을 살기 원하는 나의 일상에서 책 읽기와 글쓰기는 나를 설레게 한다. 나의 몸과 마음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이곳, 레이지마마에서의 책 읽기와 글쓰기는 나를 더욱 설레게 하여 작가가 되고 싶은 나의 심장을 뛰게 한다. 심지어 집필을 위해 이곳에서 한 달 동안 글쓰기에 몰두하시는 어느 작가님의 말을 듣고 나는 또 다른 꿈을 꾸며 설렌다. 나도 작가가 되어 이곳에서 한 달 동안 오직 책 읽기와 글쓰기에 집중하는 꿈을 꾼다. 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 안을 제주의 생명력으로 채우며 창의적인 생각과 솔직한 감정이 살아있는 삶의 태도를 통해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발견하는 작가의 시선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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