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력이 있는 참여자들에겐, 어떤 진로가 좋을까요?
거북이는 나.
블롭피시님은 20대의 참여자다.
인스타에 청년도전지원사업 홍보용으로 야심 차게 디지털드로잉을 배워봤는데, 저게 처음 그린 4컷 만화이자 마지막이 된...
블롭님은 이 지역 내 꽤 명망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이다. 중학교 때까진 공부를 꽤나 잘 한 편이었단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하고부터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가 발병된다.
조울증(양극성 장애)은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를 보이는 기분 장애의 일종입니다. 조증은 기분이 매우 좋고 고양된 상태를 말하며,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 증상을 나타냅니다. 이 질환은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 두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증상
조증 삽화 시: 높아진 자존심, 말을 많이 함, 망상, 사고의 비약, 수면 감소, 충동적 행동 등이 나타납니다.
우울증 삽화 시: 우울감, 무기력감, 절망감, 식욕 변화, 수면 문제,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납니다.
나도 이 참여자 덕분에 조울증에 대해 좀 공부하고 알게 되었는데, 이 조울증을 진단받기까지가 꽤 오래 걸린다. 대부분 '조증'은 그저 활달하거나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 '울증 ' 삽화 때 너무 무기력해하니 '우울증'으로만 진단받고 약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러다 조증으로 큰 사고(?)를 치면 그때서야 조울증으로 진단받곤 한다.
블롭님이 조증으로 친 사고는 내가 정확히 못 들었으나
대부분 조증환자들이 치는 사고로 인해 가족들이 경제적인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운전면허도 없는 상태에서 신차를 계약한다던가, 어떤 사업을 한다고 일을 벌인다던가.
블롭님은 미성년자일 때 큰돈을 날렸다는 걸 보면 온라인 도박, 게임머니 등에 관련된 게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블롭님 말로는 조울증 진단을 늦게 받기도 했고, 치료과정에서 약을 과복용해서 손을 떠는 부작용이 생겼다고 했다.(블롭님의 말이니 의사의 처방이나 소견과는 상관없습니다.) 평소엔 손 떨림이 잘 보이지 않다가 유독 집중해서 만들기를 해야 한다거나 자신이 발표할 때마다 손떨림이 심해졌다.
블롭님은 울증이 있을 땐 자기 침대에서 나오는 것조차 힘들어하다가
조증이 오면 수업 2시간 전부터 거점에 오고, 그 누구보다 의욕에 차서 수업 시간 내내 자기 얘기를 하고(수업 내용과 전혀 관련 없는 본인 인생사를 구구절절이 다 얘기한다....), 전신성형을 하고 싶다고 했다가, 자기를 있는 그래도 너무 사랑한다고 한다.
그리고 또 몇 주 뒤엔 몸이 아파 못 온다는 문자 하나로 연락두절이 되어 출석을 못 채울까 봐 내속을 까맣게 태우곤
또 얼마 뒤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와서 내 일을 거들겠다고 내 사무공간을 휘젓고 다녀 좋은 말로 내쫓기(?) 바빴다.
20대 후반인 블롭님의 유일한 경력은 휴게소 설거지였다. 그게 너무 자신과 맞았다고 한다. 하루하루 보람찼고, 현재 얼굴 전체가 붉고 여드름이 덮여있는데, 그땐 맨날 스팀을 맞아 피부가 뽀얬다고 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일을 왜 그만뒀냐는 질문에
" 그 일 계속하면 결혼이 힘들잖아요. 누가 설거지하는 사람을 만나겠어요. 연애하고 결혼도 하려면 번듯한 직장에 다녀야죠. 건보공단, 전력공사 같은 공기업 준비 중이에요."
얼마 전에도 공기업 장애인채용 관련 정보를 달라고 하는데,
블롭님, 저도 그냥 계약직일 뿐인데요... 제가 그 수많은 장애인채용전형을 어떻게 다...
그래도 이전 참여자가 원하니 내가 하는 일 중 참여자들의 사후관리 또한 중요하므로, 고용 24와 각 공단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 채용정보 링크를 공유하고, 채용파일까지 보내드렸건만.
다 계약직이라 싫단다.
조심스레 시청에서 1년 계약직- 1년 후 사정을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시청 조리실 공무직을 권하며
"휴게소 경력을 살리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해 봤으나
단호히 거절당했다.
부모님이 재산이 좀 있으니 기초수급도 안되고, 본인은 취업을 원하지만 언제 나을지, 아니 온전한 치료가 가능한지도 모를 정신병력을 가진 우리 블롭님.
대체 어디로 취업을 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