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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Apr 14. 2021

성공 공포증

배경 사진 출처 <다음 웹툰 미완결>

 어떤 목표를 이루려 힘들게 노력해서 드디어는 성공을 한 사람들은 목표가 없어졌음에 공포감을 느낀다고 한다.  나처럼 시험에 합격해본 적도, 다이어트에 성공해본 적조차 없는 사람이야 어떤 감정인지 모르나

내 동생이 애 업고 울면서 임용고사 준비하고 합격하고 나서 바로 발령받아 학교에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나 혹은  제부가 승진시험을 합격하고 나서 오히려 공황장애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잠을 못 이루고 불안해했다는 걸 들으면 성공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증이 이런 거구나, 어렴풋이 느껴졌다.(그렇다고 이해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처럼 20년 넘게 실패와 실패와 또 실패를 거듭해온 사람은 내가 '성공을 무서워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의미의 성공 공포증인 셈이다.

 성공을 한 번도 못해봐서 성공이 얼마나 멋지고 좋은 건지 모르니 지금의 익숙한 일상을 유지하고픈 겁쟁이의 마음 때문이다.


 매일 울면서 공부하거나 수명이 줄어들 만큼 힘든 노동이나 노력 끝에 마침내 성공한 사람들이 공포증을 앓으나,

나처럼 노력도 하지 않고  반복되고 편안한 일상에 젖어 살면서 이러다 평생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건 아닌가 하는 불쑥 올라오는 공포 속에 사나

어차피 똑같으면 노력하지 않고 그냥 세월만 보내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멍청한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그래 성공을 무서워할 순 있다.

하지만 성장을 멈출 순 없다.

왜냐하면 내가 성장을 원하지 않나.

 '편안한 불행'과 '불편한 성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성장을 원했기에, 그리고 내겐 목표가 있기에, 더 이상은 낮에 누워있지 않기로,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내 삶이 변하는 걸 무서워하는 걸 인정한다.

'아직 가능성이 있는 나'로 머물러 있고 싶은 약삭빠른 안일함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쓰고, 읽고, 움직이고, 몸부림이라도 쳐서, 내가 원하는 내가 되고 싶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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