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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May 04. 2021

후회와 자책이 쓰나미처럼 날 덮칠 때

"그땐 그것이 최선이었음을" 알아차리기

요즘 불안하다.

난 돈벌이가 없고, 재취업을 해야 할지 재창업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신랑네 회사는 존폐 위기에서 휘청이고 있다.

신랑은 전혀 회사에 대해 언급하진 않지만

부쩍 늘어난 그의 흰머리와 한숨과 출근할 때마다 처져있는 어깨를 보며 얼마나 힘든지 추측할 수 있다.


아이들은 커가고 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갈 텐데.


내가 식당에서 서빙이라도 하면 되지 뭐.

신랑도 아직 40대 초반이면 이직의 기회가 있을 거야.

우리 아이들 학원 안 다녀도 자기 주도 학습하도록 내가 만들어놓으면 돼.

하나하나 지금 해결방법을 떠올리며 내 마음을 다스려 봐도

 불안하다.


이럴 때마다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이렇게 살고 있지 않았을 텐데, 후회와 자책이 몰려온다.

그때 선생님께 한 마디라도 솔직히 얘기해볼걸.

그때 부모님께 괜찮은 척하지 말고 도와달라고 애원해볼걸.

그때 그냥 나 죽었다 생각하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 하며 배워볼걸.

그때 그랬다면, 저랬다면.


 하지만 후회해봤자 되돌릴 수 없으니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어. 그게 내 최선이었으니까."라고 내 마음을 다스릴 수밖에.





공자님은 마흔은 '불혹' 이라며 흔들리지 않았다시지만 

난 43살이 되어서도 20대 때와 마찬가지로 왜 이리 흔들리는가.


걸으면 두뇌도 맑아지고, 잡생각도 사라지며 긍정적이 된다 해서 걸어봐도

왜 이리 가슴은 불안으로 두근대는가.


마음 챙김(mindfulness) 공부를 하면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행복해질 수 있다해서 공부를 해봐도

왜 난 여전히 후회로 가슴을 치고 있는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명상을 하면 인생의 진리를 깨닫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해서 읽고, 써봐도,

왜 난 20여 년을 자책으로 내 머리를 벽에 찧으며 힘들어하는가.


하도 오랫동안 후회와 자책을 했더니 이미 습관이 되어있나 보다.


불안하다. 초조하다.

후회와 자책이 날 덮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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