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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May 06. 2021

INFJ 엄마가 INFP 아들을 키우는 법

공상에 빠져 있는 아들이 밥벌이나 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되는 엄마

유튜브나 각종 강연하는 프로그램에서 자주 뵐 수 있는 김경일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다.


"사람의 성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땐 내향적이었다가 사회인이 되어서 외향적이 된 사람이 있다던데,

살펴보면 그 사람 여전히 내향적이지만 사회에 적응하다 보니 외향적인 모습을 좀 더 발달시켰다 뿐이라는 것이다.


임신 출산 경험 있는 분들은 다들 막달 때 뱃속 아이와 힘겨루기를 한 경험이 있으실 것이다.

출산일 한 달 전 정도부턴 '막달'이라고 하는데,

그때부턴 태아가 꽤 큰 상태라 아이가 운동을 하면서  다리를 펴면  발 부분이 엄마 배가 볼록 튀어나오도록 보인다.

그럼 엄마들도 그런 태아의 발이 귀엽기도 하고, 내 뱃속에 있는 작은 생명이 이렇게나 컸나 싶어 신기해서  

발을 만지거나 눌러보는데,

고집이 센 아이는 엄마가 아무리 세게 눌러도 발을 거둬들이지 않고 같이 힘 겨루기(?)를 하지만

순한 애들은 엄마가 발을 누르자마자 다리를 구부려 발을 숨기거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발을 펴며 엄마랑 또 놀고 싶어 하는 장난꾸러기도 있다.

(어떤 장난꾸러기 아이는 발로 너무 세게 차서 엄마 갈비뼈에 금이 간다고도 한다.)



우리 아들은 뱃속에서 순둥순둥한 편이었고,

키우면 키울수록 내향적(Introversion)인 성격이 드러나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애기 때부터도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을 정도다



대부분 어린이들은 엄마랑 놀아달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 혼자 인형과 로봇을 가지고 놀고 있기에 내가  다가가 "뭐 하고 있어?"라고 물으면

"엄마 저리 가세요. 저 놀아야 해요."라고 말할 정도다.


그리고 어릴수록 직관형(iNtution)인지 감각형(sensing)을 구분하기 힘들다던데, 왜냐하면 아이들이 세상의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이 오감을 이용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뒤 자신의 상상을 덧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딸은 어렸을 때부터 S 성격이 뚜렷했고, 그에 비해 아들은 N이 뚜렷했다.



엄마인 나도 직관형(N) 성격 이기에 우리끼리 대화는 잘 통하지만,

감각형(S)인 아빠와 누나와는 영 성격상 궁합이 맞질 않는다.


그리고 감정형(Feeling)이라 타인의 감정도 잘 읽고,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얼마나 감정이입을 잘하는지,

가뜩이나 눈물이 많은데 슬픈 장면에서 펑펑 잘도 울고,

주인공이 긴장된 상황에 처하면 본인이 숨이 막혀 죽으려 한다.



작년 1학년 때 첫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학교에서 배부한 방학 계획표 세워보기 과제를 같이 하려니

아들이 내 앞에서 계획표를 박박 찢으며

"내 계획은 바로 계획이 없는 것이다."라고 선포해서

아주 귀싸대기를 날릴 뻔했다 -_-


계획적판단형(Judging) 엄마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인식형(Perceiving)인 아들은 결연히 행하는 편이다.


게다가 학교 수업 시간에 늘 멍 때려서 뭘 배웠는지 선생님이 뭘 가져오라 했는지 늘 모르는 건... 성격 하고는 상관없는 건가. ㅎㅎ



예술가에 많다는 infp성격이 벌써부터 뚜렷한 아들이 벌써부터 저 자식 뭐 해 먹고 살려나 걱정이 되지만


성격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니

아이에게 맞게 잘 지도하려 노력하는 수밖에




엄마들이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잘 모를 때에는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공부를 한 다음에 뭔가 추가하라고.


우리 아들 수학익힘책은 문제의 답보다 온갖 그림으로 가득차 있을만큼 자신만의 상상에 빠져 살지만,

교감선생님도 이름을 알 만큼 인사 잘하는 아이로 소문났고,

본인도 잘 못하지만, 기꺼이 친구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좋은 성품에,

무엇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라고 물어보면 "나"라고 대답할 만큼 자존감이 높다.


그래, 네가 행복한 삶이면 됐다.

엄만 오늘도 너와 누나에게 좋은 엄마이고 싶어 열심히 공부했다. 더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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