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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힘 Ohim Oct 27. 2018

외로울 땐 요리를 하세요. <바질페스토>

직접 재배한 바질로 바질페스토 만들기.

요리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요리책들을 자주보게된다. 그 요리책을 보다보면 다양한 허브들을 알게되고, 호기심으로 하나둘씩 키워보다가 제일 탈없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그 중에 활용도 제일 높은 바질을 매년 키우게 되었다. 예전엔 바질을 구하기 힘들어 씨앗으로 심었는데, 요즘엔 봄이면 시장 모종가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품종이 되었다. 포트로 여러개를 사다 심어 작은 텃밭에 심었더니, 화분에 심었던 바질보다 무성하게 키가 크고, 잘 번지는 경험을 하게되었는데 그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파스타를 만들어 뚝뚝 뜯어 위에 장식처럼 올리면 저기 어느 강남거리에 있는 이태리식당처럼 연출을 할 수 있는 근사한 매력을 지녔다. 폼만 좋은 녀석은 아니다. 그 향 역시 아주 근사하고 좋아서 고기를 먹고 잎을 한장 떼어 먹으면 입안 가득한 향과 상쾌함은 양치질을 잠시 잊게한다.

토양과 빛, 물만 신경 써주면 씨앗도 잘 맺어 다음 해에도 계속 바질을 맛 볼 수 있다. 키워본 여러 허브 중에 바질만큼 편안한 허브 키우기는 없다고 본다.

매년 큰 화분에 키우다가 올 해는 작은 텃밭에 키워 그 양이 조금은 넘쳐 수시로 바질잎을 따서 파스타에도, 카프리제(생모짜렐라,토마토,바질을 사이사에 넣고,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식초를 뿌린 이태리 샐러드), 샌드위치등을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늘 바질페스토를 적은 양을 만들었는데, 올 해는 바질 수확량이 좋아 주변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만큼 만들었다. 참 이상한게 그냥 선물가게에 가서 선물하는 일 또한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내가 직접 봄에서부터 가을이 올 때까지 애정을 담아 키우고, 만들어 선물하는 기분은 참 묘하게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해 먹었어!” 또는 “사먹는 것보다 너무 맛있다.” 라는 메세지를 받게되면 부모의 마음처럼 잘 키운 내 자식이 사회에 나가 남들에게 칭찬을 부모가 듣는 기분이랄까하는 으쓱한 기분이 들며 입꼬리도 올라가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기분은 참 좋은 감정인 것 같다. 특히나 정성을 나누고 알아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라는 점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라는 것은 나 또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번 받거나 신세 지었던 일이 많아서인지 베풀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날이었다.

만든 바질페스토를 다시 봄이되면 모종을 사다 심을 그 날까지 나도 맛있는 요리를 해먹으며 기다려야겠다.


방이나, 주방 볕이 잘 드는 곳에 바질화분 하나정도 가져다두면 집안 분위기도 좋고, 활용도 높아 한번쯤은 키워볼만 식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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