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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힘 Ohim Nov 05. 2018

외로울 땐 요리를 하세요. <무차>

가을 무는 산삼보다 좋다길래 매해 만들어 먹어요.

참으로 그렇다라는게 있다. sns를 줄이자. 핸드폰을 보는 일을 줄이자하면서도 지금은 모든 관계에 있어 네트워크망을 무시할 순 없고, 단순히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글을 올리는 일이 이제는 직업적으로 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모든 정보의 공유도 sns로 활동을 하다보니, 현명하고 지혜롭게 핸드폰의 만지작을 줄이는 방법이 무엇일까는 늘 고민 중 하나이다.

사람을 만날 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지 않는 것, 휴가를 보내는 시간에도 되도록 핸드폰을 만지작거리지 않는 것, 무엇을 하되 그것을 담백하고 최소화하게 하고싶은데 그게 제일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요리를 할 적에도 늘 담백하고 정갈하게 하고싶은데 이것저것을 꺼내어 이렇게하면 더 좋으려나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것들을 보면 나의 만족보다 상대에게 듣고 싶은 칭찬이나 평가때문일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생각이 많을 땐 볶아 둔 무를 무심하게 툭툭 컵에 넣고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 그 물이 끓어 오르는 소리가 너무도 잘 들리는 고요한 밤에 우려낸 무차를 양손으로 감싸안으며 마시고나면 내 생각이 조금이나마 정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으로 호호 불며 무차를 마신다.




여름이라는 계절에는 모든 식재료가 무럭무럭 금방금방 자라나 일어나면 오이가 자라있거나, 또 한밤 자고나면 토마토가 무성하게 커지는 것들을 알 수 있다. 여름엔 바로 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많이 해먹는다. 오늘 먹지않으면 다음 식재료가 밀릴정도로 다음 채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가을에는 봄에서부터 키운 또는 여름에서부터 키운 작물들이 조금은 오랜기간동안 시간을 보내어 작물들이 쏟아지는데 그 중 하나가 가을 무가 아닐까싶다. 가을무는 산삼 10뿌리만한 값어치를 한다고한다. 산삼 사먹을 돈을 없지만, 시장에서 1개에 2000원정도하는 무는 무리없이 사먹을 형편은 되어 자주 집어들게하는 재료 중 하나이다. 이 시기부터가 맛이 제대로 올라와 무를 손질하는내내 하나씩 오물오물 집어먹는다. 여름에 무는 쓰거나, 맹 맛이거나, 거칠다면 가을에서부터 김장을 할 겨울까지 무는 아주 달고 아삭아삭한게 정말 맛이 좋다. 무 하나를 들고 무청은 뚝 잘라다가 깨끗하게 씻어내 뜨거운 물에 삶아 하루이틀정도 말려다가 무시래기밥, 무시래기된장국, 무시래들기름볶음 등등 여러 요리들을 할 수 있다. 예전에 무껍질을 벗겨서 무를 말렸는데 야채에는 껍질에도 유익한 성분이 많다고해서 이번엔 수세미로 무를 깨끗히 씻어내고 껍질채 사용하기로 했다. 1cm두께로 썰어서 다시 1cm 넓이로 채를 썰어 공기가 잘 통 할 수 있는 채반에 무를 올려놓고 햇볕 좋은 양지에 하루이틀정도 말려주면 꼬불꼬불 쪼그라든 무는 볼 수 있을 것 이다. 그렇게 잘 말린 무는 육수용으로 사용해도 좋고, 무말랭이(보쌈이나 족발에 곁들어 먹는)로도 먹을 수 있고, 오늘처럼 무차로도 먹을 수 있다. 잘 말린 무를 후라이팬에 약한 불로 볶아주다보면 하얀무가 진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볶다보면 그 고소함에 취해 이게 그 무가 맞나싶을 것이다. 그렇게 볶은 무는 컵에 2-3조각정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3분정도 우려낸 후 마시면 오호~ 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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