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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힘 Ohim Nov 08. 2018

외로울 땐 요리를 하세요 <밤조림/보늬밤>

길어지는 겨울밤에 꺼내어 먹기 좋은 밤조림/보늬밤 만들기

가을비 내리는게 참 좋은 오늘.

그간 미세먼지로 눈 앞도 찌뿌둥하고, 마음도 지뿌둥하고, 목도 지뿌둥한게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참으로 반갑다. 비가 오면 집 어디가 새려나 걱정보다 이번에 세면 좀 어쩌나 걸레로 닦지 뭐! 라는 생각에 우선 순위가 달라졌다. 비가 좀 어서 내려 미세먼지를 좀 씻겨줬으면하는 바램이 더 컸나보다. 비가 오니 내일은 하늘에 구름 좀 볼 수 있겠네! 라는 기대를 안고 하루종일 비를 반기고 있다.


가을끝자락에 내리는 비는 달력을 넘기지않아도 이제 곧 겨울이 오겠구나를 알려주듯 가로수길에 은행잎도 우수수 떨어져 온갖 길거리를 노랑잎들로 널려져있었다. 이런 낭만적인 생각도 잠시 걸어다닐 때 미끄러우니 조심히 걸어다니자! 내일 아침 환경미화원 아저씨들 고생 좀 하셔서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 드시겠네라는 여러가지 오지랖스러운 생각들로 한참을 바라봤다.

겨울이 오면 여러가지 준비들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겨울 옷들을 꺼내고, 수면양말을 준비해두거나, 내복(후리스)을 준비해두고, 블랑켓도 준비해 스스로가 따뜻해질 준비를 해둔다. 아직 이 계절은 보일러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따뜻해질 준비만으로 충분한 추위이기에 내몸에 연료가 될만한 것들을 준비해둔다.

도시가스비용도 중요하지만, 요즘엔 미세먼지 일으키는 여러가지 요인들을 동참하고 싶지않아서도 있다. 추우면 입자!

실내에서도 따뜻하게 입기, 보온물병에 따뜻한 물을 넣어 식지않고 오랫동안 마시기, 그리고 저녁식사 후에 야식으로 간단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몸을 따뜻하게 하기.


겨울밤에 이불 위에서 귤을 까먹거나, 붕어빵을 먹거나, 가을엔 준비한 얼려 둔 홍시를 하나 꺼내어 시원하게 먹는 일, 호박고구마에 동치미를 옆에 두고 먹는 일,

이번 가을에는 탱글탱글 옥광으로 겨울에 먹을 밤조림을 만들어 보았다.

밤 800g 설탕450g 베이킹소다2작은술 간장,와인2큰술

따뜻한 물에 준비한 밤을 1시간이상 담궈놓으면 겉껍질 까는데 귤껍질 까는 것만큼 부드럽게 잘 까진다. 그런후에 깐 밤을 냄비에 물을 잠길정도 넣은 후에 베이킹 소다를 넣고 겨울이면 실온에서 여름에는 냉장고 보관으로 하루정도 담궈둔다. 밤껍질에 있는 불순물이나 밤안에 있는 벌레들을 살균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 날 그대로 1차적으로 중간불에서 30분을 끊여주고, 그 물을 버리고 다시 찬물을 받아 다시 중간불로 30분을 끊여주고, 다시 그 물을 버리고 찬물을 채워 30분 약한불로 끊여준다. 그렇게 3차례 반복 후 다시 냄비에 밤이 잠길정도로 물을 붓고 준비 된 설탕을 넣은 후에 1시간은 중간불로 끊여주고 30-40분정도는 약불로 끊여준다. 그렇게되면 서서히 밤이 졸여진다. 간장과 와인을 넣고 10분정도 끊여주면 된다.

이 레시피로는 500g짜리 유리병 2개가 나온다. 소독한 유리병에 밤조림을 넣고 냉장고 보관 후에 지치고 힘든 날 하나씩 꺼내어 먹으면 달달하고 포근하게 하루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간식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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