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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힘 Ohim Dec 05. 2018

외로울 땐 요리를 하세요. <막걸리 담그기>

7일간의 긴 여정을 통해 마침내 해낸 막걸리 담그기 프로젝트

7일동안 한시도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물 좋은 약수터에 가서 물을 6리터가 넘는 물을 길러오고, 4kg의 쌀을 여러번 씻어, 하루동안 불려가며, 물기를 제거해 고두밥이 되도록 찜기에 고두밥을 짓고, 질 좋고, 국내 밀로 만든 딱딱한 누룩을 구해다가 절구로 뿌셔가는 일에서부터 술이 익어가는 과정에 노심초사 이렇게하면 따뜻하려나 저렇게하면 너무 뜨거우려나 여차면 차가우려나 심기가 온전히 막걸리에 집중해 있었다.

살피면 보살피면 만든 첫막걸리는 오래전부터 만들어보고 싶은 음식 중 하나였다.

술을 마실때면 딱히 주종을 가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막걸리 역시 매우 좋아하는 술 중 하나이다.

20대초반 친구들이랑 등산 중간 쉼터에서의 파는 첫 막걸리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정말 우유처럼 뽀얀듯하며 얇게 비추는 바나나우유 빛처럼, 스댕 국대접에 찰랑찰랑 담아주시는데 이 맛은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었다. 늘 우리는 우유처럼 생겨 부드러운 맛을 생각하고 마시는데, 그 생각한 맛에 못미쳐 막걸리를 멀리하게되는데, 나 역시도 그랬던 사람이었지만, 이 날후로 나는 막걸리 사랑이 시작되어 그 때 그 산에서 마신 첫막걸리만큼의 신세계적인 맛은 아니지만, 그 향수를 찾아 마시다보니 점점 막걸리를 좋아하게됐다.


여행에서 와이너리투어나, 위스키박물관을 참여해본 적이 있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지만, 정작 막걸리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은 없었다. 그러면서 고급 막걸리도 마셔보기하고, 아직 막걸리 양조장까지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를 통해 책을 통해서 막걸리를 담그기에 나섰다. 어른들께 물어보니 예전에는 막걸리를 잔치가 있는 날이면 빠짐없이 늘 만들었고, 동네마다 양조장이 하나씩은 꼭 있었으며, 집집마다 막걸리를 만들어 두고 먹었다고 하셨다. 옆집 할머니의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보기 시작한 막걸리.



막걸리를 만들고, 옆집 할머니와 친구들께 한잔씩 따라드렸더니, 처음 담궈 본거치곤 매우 잘했다며 칭찬과 살짝의 신맛이 도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다고 한다.

4일차부터는 뚜껑을 닫는데, 그때부터 뚜껑을 자주 열게 되면 신맛이 돌 수 있다고, 혹은 상태에 따라 7일 이상을 발효해야한다고 한다. 아직은 상태의 따라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위 레시피로 따라 만드실 경우 4일차부터는 절대로 뚜껑을 열지 말아주세요. 참기 어려운 유혹이지만 꼭 이점을 지켜 만들어주시면 저보다 훨씬 맛있는 막걸리를 만드실 수 있으실겁니다.



<막걸리 레시피>

쌀 4kg 누룩 600g 물 6L


1. 깨끗하게 여러번 씻은 쌀은 겨울엔 하루 여름엔 반나절동안 쌀을 불려준다.

2. 불린 쌀은 거르망에 쌀의 물기를 제거한다.

3. 찜기에 쌀을 넣고, 고두밥을 짓는다.

4. 딱딱했던 생쌀보다 다른 탄탄한듯 탱탱한 느낌이 들고, 찰기는 없지만 쫀독한 맛이 있다.

5. 지어진 고두밥을 쟁반에 충분하게 식혀준다.

6. 깨진 누룩을 사용했다면 이 부분은 생략해도 좋지만, 저처럼 판형 누룩을 사용한다면 절구에 누룩을 깨줘야 한다.

5. 소독한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깨부순 누룩과 계량한 물 중에서 2L를 먼저 넣고 누룩을 부려준다.

6. 5번에 나머지 물과 식힌 고두밥을 넣고, 살살 문지르며 남은 누룩을 으깨줘야한다.

7. 담은 병은 뚜껑을 닫지않고, 한지나 면보자기를 이용해 밀봉한다.

8. 온도는 25-28도로 맞춰주며 이불을 덮어 따뜻한 온기를 유지시켜준다.

9. 3일동안 하루에 2번정도 주걱을 이용해 저어준다.

10. 4일차부터는 뚜껑을 닫고 역시나 25-27도 온도에 이불을 덮어 그 온도를 지켜준다.

11. 7일차에는 면보자기를 이용해 술찌개미를 걸러준다.

12. 소독한 병에 맑고 뽀얀 막걸리를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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