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서] 자기계발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2012>

by durante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을 읽다가 또다시 읽기로 스스로 추천한 두 번째 책을 만난다. 어거스틴이 습관의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습관에 대한 책을 더 읽어보기로 했다. 최근 들어 여러 가지 건강 이상 증상이 많아지고 있어, 의사와 지인들로부터 '금연'을 강하게 조언받는 참인데 이 책 Prologue를 보니 34세 여성의 금연을 포함한 습관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정말 내가 금연을 해야 하는 계시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라는 오래전 다짐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선택들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의 결과물이 아닌 습관이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이런 내가 다소 부끄러워졌다.




1. 습관은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습관(Habit)은 고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많은 철학자들에 의하여 인간 삶의 본질, 도덕, 행복과 깊게 연결해 강조되어 왔다.


철학자들의 명언과 책들.png


최근의 과학적 연구 결과는 이러한 습관이 어디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알려준다. 1990년대 MIT 연구자들에 의하면, 뇌에는 패턴을 기억해서 패턴대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조절 장치인 기저핵(basal ganglia)이 있는데 습관과 관련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서 습관은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이라는 3가지 고리를 형성하게 되고, 이 고리가 반복되면 기계적으로 습관이 형성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그것이 곧 우리다.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이라는 주장이 증명된 것이다. 참고로, 이 말은 윌 듀런트(Will Durant)가 <The Story of Philosophy>(1926)를 통해 정리한 것이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윤리학>(이창우 역) 원문에 의하면,

탁월성(arete)들은 본성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요, 본성에 반하여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본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습관을 통해 완성시킨다.
(“Neither by nature, then, nor contrary to nature do the virtues arise in us; rather we are adapted by nature to receive them, and are made perfect by habit.)


반복된 행동은 습관을 형성한다. 즉, 기억과 이성적 판단만이 아니라 습관도 우리 행동의 근원이다. 기억이 사라져도 습관은 남는다. 그러나, 습관은 매우 섬세해서 신호를 바꾸면 습관고리가 쉽게 깨진다. 최근 나는 한국과 중국을 거의 2주 단위로 교차근무를 하고 있는데 처음 중국에서의 2주 생활은 습관의 패턴을 잡느라 무척 고생했는데, 이제 2주 단위의 변경 즉, 1개월 단위의 패턴이 습관으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이라 조금씩 마음의 고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새로운 습관은 어떻게 탄생할까? 광고의 성인(聖人) 클로드 홉킨스(1866~1932)는 그의 펩소던트(Pepsodent) 치약 광고가 양치질을 일상적 행위로 정착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는데, 펩소던트 등장 이전 미국인의 7%만 사용하던 치약은 홉킨스 광고 후 10년 후 65%까지 상승했을 정도이다. 이 성공의 비결은 2가지. 단순하지만 확실한 신호("혀로 당신의 치아를 느껴 보십시오")와 분명한 보상("아름다운 치아")이었다.


pepsodent.png 1948 Pepsodent: The Smile That Wins, Joan Hyldoft Vintage Print Ad


그런데 그도 모르게 적용된 제3의 법칙이 있다. 1996년 세계적인 소비재사인 P&G에서 페브리즈(Febreze)를 개발하였으나 초기에 큰 실패를 했다. 1, 2 법칙인 신호(악취)와 보상(악취 제거)을 모두 사용하였는데도 말이다. 그 제3의 법칙은 그냥 보상이 아닌 열망(craving)을 끌어내는 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 카피는 '섬유에서 악취를 제거하세요'가 아닌 '클린 라이프를 위한 향기'로 바뀌었고 대성공했다. 펩소던트는 '깨끗한 치아'를 보상해 준 것 아니라 시원하면서도 얼얼한 느낌(감각)에 대한 열망을 보상으로 준 것이다. 이런 얼얼한 느낌이 치아 청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마치 샴푸의 거품이 머리 감는 성능에 아무 도움이 없는 것처럼.


습관을 바꾸기 위해 알아야 할 황금률이 있을까?

중국 전한(前漢) 문제 때의 문인이자 학자인 가의가 쓴 <과진론(過秦論)>에 보면, 심모원려(深謀遠慮)라는 말이 나온다. 깊이 꾀하고 멀리 생각한다는 뜻으로, 어떠한 문제에 대해 일시적인 해결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을 이른다. 그런데 이런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완전히 반대다.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이 실수의 시작이다. 한동안 한국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아무생각 하지마 그냥 하는거야 / 동기부여 영상 모음)


"무슨 생각하면서 하세요?"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1996년 NFL 템파베이 버커니어즈(Tampa Bay Buccaneers) 감독인 토니 던지(Anthony Kevin Dungy)의 습관 훈련법 사례는 이를 잘 말해준다. 그것도 새로운 습관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약간 바꾸는 것으로 큰 결과를 만들어냈다.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에 따라 기계적으로 적응하도록 훈련시켰고, 결국 시즌 최고의 역전극을 이루어냈다.

알코올 중독자 치료 모임(AA, Alcoholics Anonymous)의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중독자들이 '위안'에 대한 열망으로 알코올을 찾은 것 대신 후견인과의 대화로 반복행동을 바꾸어 습관을 바꾸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오면 기존의 습관이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 상황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고하게 믿는 마음'이 필요하다.


NFL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얻기 위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산드라 블록 주연의 영'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2009'를 잠시 감상하고 이어간다.


블라인드 사이드.jpg


오랜만에 훈훈한 영화를 감상했다. '습관'이란 주제에 다소 벗어난 것을 용서해 주시길... 하지만 습관이란 주제가 NFL로, NFL이 이런 감동 실화를 내게 선물한 것에 잠시라도 감사한다. 내 독서 습관은 이렇게 흘러가지만 바꾸고 싶지는 않다.

영화에 나온 기억하고 싶은 대사 하나.

(마이클 오어가 원하는 대학의 특기생으로 가기 위한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하지만 명예야말로 진정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것은 진정한 자신이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다.
의미 있는 목표를 위해 죽는다면 명예와 용기를 모두 갖게 된다는 점이 좋다.
명예를 위한 일에 용기를 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이끄는 사람들도 그런 마음을 갖기를 기원한다."

'The Blind Side'는 풋볼 경기 중 살펴야 하는 '사각지대'를 뜻하기도 하고, 주인공같이 재능이 있지만 불우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위치한 곳도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영화와 실화에서 그를 도와준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에게 감사를 전한다.




2. 성공한 기업, 조직의 습관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용하는가?

먼저, 1987년 위기에 처한 알코아(Alcoa)의 사례를 언급한다. 최고경영자로 지명된 폴 오닐은 취임 연설에서 이익 신장이나 비용감소를 언급하는 대신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을 만들어 모두가 탁월한 일부가 되는 '습관'을 형성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말한다. 모두의 우려를 뒤로 하고 오닐이 경영자에서 물러난 2000년에는 취임 전보다 순이익이 5배나 증가했다. 알코아의 안전지수라는 핵심 습관(keystone habit)을 바꾸면 그 밖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내가 속한 조직은 건강한가? 우리 조직이 바꾸어야 할 핵심 습관은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2008년 8월 13일 베이징 올림픽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의 사례. 펠프스는 속칭 전설 같은 인물이다. 금메달을 23개 획득하여 역사상 제일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2등은 22개도 아닌 9개에 불과하다)이자 4관왕을 4번 달성한 선수이자 올림픽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한 대회에서 8개의 금메달을 석권하고 두 대회 연속 8개의 메달을 획득한 선수이다. 이 날은 펠프스가 남자 200m 접영 세계 신기록(1분 52초 03)을 세운 날이다. 시합 직전(경기 전 준비 행동)에 펠프스가 보여준 행동들은 그의 철저한 루틴과 집중력의 상징으로 작은 승리(small wins)로 알려져 있다.([한영합본] 마이클 펠프스의 한 가지 핵심습관)

이 신기록을 세운 날 또 하나의 일화가 소개된다. 물안경에 물이 스며들어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펠프스. 그러나 평소의 연습처럼 마지막 50m까지의 스트로크는 19회에서 21회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긴장하지 않았고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제가 정말 맹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 작은 승리는 '아주 작은 습관(atomic habit)'이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별도로 정리하기로 미루어 둔다.

핵심습관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폴 오닐이 정부에서 일할 때 부여받은 과제인 '미국의 높은 유아사망률의 원인' 파악 과제가 나에게 부여된다면 그 처럼 그 근본 원인이 '교사들의 생물학 지식 및 교육 관련 형편없는 부족'이라고 찾아낼 수 있었을까?


"핵심습관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순간, 또 불확실한 순간에 자칫하면 잊을 수도 있는 가치들을 명료하게 떠 올려주는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우리를 변화시킨다."(183p)


두 번째 사례로 제시된 것은 '스타벅스'의 의지력 강화 훈련. 소설 <모비딕>의 선원이었던 '스타벅'의 집단들이다.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의지력은 학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알려져 있지만,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슈였다. 무레이븐(Muraven), 매건 오튼(Megan Oaten), 켄 쳉(Ken heng) 등의 연구를 통해 '삶의 한 부분에서 의지력이 강화되면 식습관이나 일하는 자세 등 모든 것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도 이런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직원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자제력을 습관화할 때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가장 강할 때 대처방법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가장 힘든 상황인 화난 손님을 대처할 때 계획을 '라테(LATTE)의 법칙'에 따라 종이 위에 쓰라고 교육한다.

Listen 고객의 말을 듣는다

Acknowledge 고객의 불만을 인정한다

Take action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취한다.

Thank 고객에게 감사한다.

Explain 그런 문제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한다.


스타벅스 교육.png


사실 이런 기록의 힘은 최근에 밝혀진 것은 아니다. 고대 이집트인의 믿음 속에도 '기록하는 것은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다'라는 진리가 이미 있었으니까. 2007년 나는 '우연도 무의식적인 기록에 의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궁금함을 기록하며 접한 책이 하나 있었다. 헨리에트 앤 크라우저(Henriette Anne Klauser)의 <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 ; Write it down, Make it happen, 2004>인데, 이 책에는 영화배우 짐 캐리(Jim Carry)가 무명시절 적었다던 천만 달러의 출연료 기록, 만화 딜버트(Dilbert)의 저자 스콧 애덤스(Scott Adams)의 목표에 대한 기록, 여성 유명 금융가 수즈 오먼(Suze Orman)의 희망 연봉의 기록 등 기록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라는 증거들이 있으니 후일 다시 읽어보기로 한다.


쓰면 이루어진다.jpg


그런데,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의지력을 강화하지 못하는 경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친절한 대접을 통해 자제력이 필요한 일을 스스로 자율권에 따라 수행할 경우에 의지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기업과 조직에서도 직원들 스스로가 자신을 통제한다는 의식을 심어줄 때 생산성이 증가한다.(2010년 오하이오 제조 공장 연구)

정말 목표를 기록하면 달성할 수 있을까? 이 의심을 벗어나기 위해 케빈 코스트너 주연 영화 <꿈의 구장, Field of Dream, 1991>을 시청하기로 한다.


영화-꿈의 구장.jpg


기억할만한 영화의 명대사.


"If you built it, he will come"
네가 (야구장을) 지으면 그가 올 거야


꿈의 구장.png
"Is there heaven?"
"Ok! is the place dreams come true"

"천국이 있나요?"
"꿈이 실현되는 곳이 천국이지"


주인공은 종이에 적지는 못했지만, 몇 번이나 듣고 의지를 되새겼다.


그렇다면 조직을 망치는 습관도 있지 않을까? 로드아일랜드 병원의 의료과실 사례처럼 파괴적인 습관은 문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리더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넬슨과 윈터의 <진화경제이론>에 따르면, 기업은 신중한 의사결정에 근거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행태는 조직 내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습관에 영향을 받으며, 그것은 직원들의 독자적인 결정에서 흔히 드러난다고 한다.

1987년 런던 지하철 킹스크로스 화재(The King's Cross fire)가 발생하여 31명의 사망자를 낸다. 주 화재원인은 역 구내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부근이 목재로 만들어져 있었고, 흡연으로 인한 발화로 판명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화재가 31명의 사망에 이르게 할 만큼 확대되지 않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첫 화재를 신고받은 승차권 수거원은 천뭉치의 불을 끄고 어느 누구에게도 그 상황을 알리지 않았고, 각 기능조직 간의 불통이 화재를 키운 것이다.

이렇게 조직을 망치는 습관을 바꾸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위기를 인식하고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습관은 기업에게 이익을 내게 해준다. 미국 3대 유통기업인 Target에서 통계 전문가는 '고객들의 습관을 수학적으로 읽어 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물건을 사도록' 유도한다. 일례로 어떤 고객이 어떤 물건을 구입하는지에 따라 임신여부와 출산일을 예측하고 관련 상품에 대한 할인 쿠폰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도 이익을 주고 Target에게도 매출을 증대시킨다. 이미 일반화가 되어버린 기업의 Big Data 분석에 의한 구매 유도 사례이지만 Target은 이미 2002년에 적용한 것이다. 그런데 임신한 고객에게 임신 관련 제품을 홍보하면 개인정보의 유출 등 염려로 거부감을 줄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이를 극복했을까? 그 방법은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앞 뒤로 친숙한 것으로 배치하는 방법이다. 일명 샌드위치 기법. 임신 관련 상품을 광고할 때 무작위로 결코 구입하지 않을 상품 광고를 같이 보내는 방법이다.


target 매장.png


3. 사회의 습관은 무엇인가?

내가 알고 있던 1955년 앨리배마 몽고메리에서 발생된 로사 파크스(Rosa Parks)라는 흑인 여성의 버스 좌석 관련 사건은 단지 흑인 인권 운동의 시발이 되었다는 정도만이었다. 그런데 왜 그녀의 행동이 그렇게 중요한 도화선이 된 것인지, 이전에는 유사한 사건이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함은 이상하게도 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이유에 대한 심리학적, 사회학적 설명을 한다. 몽고메리에서는 이미 1946년부터 버스 흑백 차별법에 저항하다 체포된 흑인 승객 사례가 여러 번 있었는데 왜 파크스였을까하는 점이다. 파크스는 흑인 공동체에서 상당히 존경받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폭넓은 인간관계로 인하여 '우정(strong tie, 강한 연대)이라는 사회적 습관'이 나타났고, 이는 흑인 공동체로 하여금 의무감이라는 '약한 연대(weak tie)의 힘'이 작동하게 한 것이다. 이 사건은 결국 1964년 존슨 대통령에 의해 소수 민족과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Civil Right Act) 서명에 이른다.

더그 매커덤(Doug McAdam)은 '자유의 여름(Freedom Summer)'라 불렸던 '미시시피 여름 봉사 활동' - 1964년 남부 흑인들이 투표권을 등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전국 대학생 프로그램 - 에 지원한 학생들의 참여 동기를 연구했다. 그들이 자기중심적이지 않고 타자지향적이어서였을까? 아니면 기회기용이 낮아서였을까? 모든 가정은 틀렸다. 자기중심적인 지원자와 타자지향 지원자 수는 같았고, 오히려 기혼자와 정규직인 지원자가 더 많았다. 결론은 강한 연대와 약한 연대의 힘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이었고, 결국 참여자들에게 변화된 정체성과 주인의식을 잉태하는 새로운 사회적 습관을 심어주게 되어 추진력을 지닌 사회운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세계에서 단일교회로 신도수가 가장 많은 교회가 한국에 있다. 바로 80만 명의 신도를 보유한 '여의도순복음교회'(1968년 설립)이다. 매주 이 교회를 찾는 신도수는 45만 명에 달한다고 할 정도이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에도 매주 2~5만 명의 신도가 찾는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1980년 설립) -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 레이크포레스트에 위치 - 가 있다. 이 교회가 유명한 것은 교회의 크기보다 설립자 릭 워런(Rick Warren) 때문이다. 그의 책 <목적이 이끄는 삶>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번역되어 3천만 부 이상 팔릴 정도이며, 《타임》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뉴스위크》의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15인 중 한 명으로 뽑혔으며,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강력한 사람 100인 중에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 등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 중 한 사람이라 한다. 워런은 몽고메리 사건의 습관 형성 순서와는 다르게 약한 연대(교회)에서 시작하여 강한 연대(5천여 개의 구역)로 확대되었고, 사회적 습관의 하나인 그리스도의 습관을 심어주었다. 일반적인 한국교회에서 진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그 많은 신도와 규모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새들백 교회.jpg 새들백교회 예배 전경. ⓒ새들백교회


이 책 마지막 즈음에는 몽유병으로 인한 살인과 도박 중독에 관련된 사례가 나온다. 이 두 사례가 법적으로 유죄인지에 대한 검토이다. 몇 가지 자료를 찾아보니 몽유병(somnambulism, sleepwalking)은 자동행동(비정신성 automatism)을 인정한 판례가 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심신장애(심신미약·심신상실)에 따른 도박중독·약물중독 등은 감형·양형요소로 고려되거나, 감정 결과에 따라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책임 감면이 가능하지만 다만 단순 ‘습관’이나 중독만으로 자동적 면책은 어렵다는 판례·연구가 다수로 판단된다. 단순화하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몽유병으로 사람을 죽이면 무죄가 되고, 도박 중독으로 빚을 갚기 못하면 유죄가 된다! 이는 습관 측면에서 보면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소설 <여인의 초상>으로 유명한 헨리 제임스의 형이었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명언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All our life, so far as it has definite form, is but a mass of habits.”
우리의 삶이 어떤 형태를 갖추고 있다면, 그것은 오직 습관들의 덩어리일 뿐이다.


“The more of the details of our daily life we can hand over to the effortless custody of automatism, the more our higher powers of mind will be set free.”
일상의 세부적인 일을 자동화된 습관에 맡길수록, 우리의 더 높은 정신적 능력은 자유로워진다.


"Habit is a second nature, forming new paths in the brain as water wears channels in the soil.”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서, 물이 흙에 길을 내듯 뇌 속에 새로운 통로를 만든다.




4.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

[1단계] 반복 행동을 찾아라

반복행동이 무엇이고 이를 유발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2단계]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라

반복행동을 자극하는 열망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3단계] 신호를 찾아라

특정 행동이 나타날 때 장소, 시간, 감정 상태, 다른 사람 유무, 직전의 행동 등 5가지 신호를 파악하면 보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4단계] 계획을 세워라

습관의 신호에 따라 다른 보상을 선택할 계획을 세운다


1주일간 습관의 힘을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면서 오늘도 독후감 쓰는 습관을 마무리한다. 책에서도 소개된 윌리엄 제임스는 미국 실용주의(Pragmatism) 완성자이자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주장도 있지만 - 철학적 실용주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나 -, 30여 년 전 대학 1학년 심리학 개론 수업에서 듣던 그 인물을 만난 기쁨에 그의 사상에 대한 정해창 교수님의 강연(네이버 열린 연단)을 찾아 듣는 것으로 독후감의 기쁨을 마무리하고자 한다.(https://naver.me/564ZSpVT)




더 읽을 습관 관련 책들 ;


1.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2. 스티븐 코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3. 클로드 홉킨스,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다>(심범섭 역)

4. 김동규,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

5. 로버트 마우어, <아주 작은 반복의 힘>

6. 데릭 시버스, <진짜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는 법>

7.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8. 도리스 메르틴, <아비투스>

9.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10. 웬디 우드, <해빗, Good Habits, Bad Habits>

11. 윌리엄 제임스, <심리학의 원리> 또는 <인생을 바꾸는 습관>



[1분 요약]

"뉴욕 타임스 기자인 찰스 두히그(Charles Duhigg)의 책 <습관의 힘, The Power of Habit>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습관을 분석한 책으로 습관 형성에 대한 기본 원칙과 개인, 기업/조직, 사회의 습관을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습관은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이라는 3가지 고리를 형성하는데 그냥 보상이 아닌 열망(craving)을 끌어내는 보상이어야 한다는 것과, '내 상황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고하게 믿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 조직에게는 알코아(Alcoa)의 사례처럼 핵심 습관(keystone habit)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벅스'의 의지력 강화 훈련과 같이 자제력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가장 강할 때 대처방법을 계획하고 이를 종이에 쓰는 교육을 실시하는데 이런 의지력은 직원들 스스로가 자신을 통제한다는 의식을 심어줄 때만이 강화된다. 미국 3대 유통기업인 Target은 '고객들의 습관을 수학적으로 읽어 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여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그러나, 1987년 런던 지하철 킹스크로스 화재(The King's Cross fire)처럼 위기를 인식하지 않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는 조직을 망치는 습관이다.

사회적 습관은 1955년 앨리배마 몽고메리에서 발생된 로사 파크스(Rosa Parks)라는 흑인 여성의 버스 좌석 관련 사건을 사례로 든다. '우정(strong tie, 강한 연대)이라는 사회적 습관'이 나타났고, 이는 흑인 공동체로 하여금 의무감이라는 '약한 연대(weak tie)의 힘'을 작동시켰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이 있다. 반복 행동을 찾고,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며, 특정행동이 나타나는 신호를 찾아서, 다른 보상을 선택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2025. 10.3 ~ 10. 8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독서]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