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억'소리 나는 펀딩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1등 PD.. 함부로 붙이기 싫은 타이틀인데(꼭 매 월 잘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주니까요ㅎㅎ) 매번 찍을 수 있는 매출도 아니고 쓸 수 있을 때 열심히 자랑하자^^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좀 자극적으로 잡아봤습니다.
시작해볼까요?
제가 브랜드들과 미팅을 할 때마다 정말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대체 이 제품은 뭔데 3억, 4억씩 해요?
최근 저는 뷰티 프로젝트들은 물론 테크가전 제품, 텐트 등의 여러 제품들을 다양하게 디렉팅하고 있습니다. 운 좋게 잘됐다는 말은 별로 쓰고 싶지 않을 정도로 각 프로젝트마다 치열한 고민들을 했고 함께 해주신 메이커님들도 정말 열심히 프로젝트에 임해주셨었어요.
대체 이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은 뭐길래 프로젝트 하나만으로 3억, 4억 매출을 달성했을까요?
소제목부터 사람들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네요ㅎㅎ 제품력이라는 단어를 꺼내면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아, 저희꺼 진짜 좋아요"라고 제 말을 그대로 흘려보냅니다. 제품력이라는 단어를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이 단어를 '좋은 품질의 제품'이라고 단순화하여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품력은 '고객들의 니즈로 가득찬 제품'을 뜻합니다. 올리브영에 깔려있는 게 수분크림인데 비슷한 수분크림류를 선보이면서 저희꺼 진짜 좋아요라고 말하면 단언컨대 펀딩에선 절대 좋은 펀딩 매출을 내실 수 없습니다.
한 제품으로만 누적 10억 가까이 매출을 달성했던 클렌저 '떡솝'의 예를 들어볼게요. 제형 특이하죠? 실제 위 gif의 광고소재가 가장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 광고소재를 보고 고객들이 느낀 첫 느낌은 '와 특이하다, 써보고 싶다' 였을 거예요. 하지만 단순히 제형만 특이했다면 구매까지 이뤄지진 않았을 겁니다. 저 특이한 제형이 눈길을 끌었고, 상세페이지에 들어가니 저 제형과 저 제형을 구성하는 원료 덕분에 블랙헤드를 줄이고 피부결이 맨들해진다라는 효능효과를 같이 소구해 고객들의 클렌징 니즈를 충분히 반영시켰습니다.
이번엔 아이폰 통화녹음기를 볼까요?
왼쪽 소재 역시 제가 제작했던 해당 프로젝트의 SNS광고소재였습니다. 문구에서부터 드러나죠?
"아이폰 유저들이 그토록 바라왔던."
고객들이 원했던. 정말 필요했던.
이 제품은 말 그대로 세상에 없던 제품이니 이 사례를 보면 감을 잘 못 잡으시겠죠?
그렇다면 왼쪽 텐트 사례를 봅시다.
시중에 원터치 텐트는 정말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의 감성을 채웠던 원터치 텐트, 맘에 쏙 드는 텐트 찾기 진짜 어려우셨을 거예요. 그 감성, 모어뷰텐트가 충족시켜줄게요. 무엇보다도 합리적이 가격으로요! -> 가 이 프로젝트의 스토리입니다.
잘 되는 펀딩은 제품부터 다릅니다. 억대 펀딩의 시작점은 좋은 아이템 선정이라는 걸 절대 잊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쿵짝이 맞다. 이렇게 쓰고 보니 단어가 되게 귀엽네요ㅎㅎ '억'대 펀딩을 만들려면 쿵짝이 맞아야합니다. 어떤 쿵짝이 맞아야 하냐면요. 바로 아래 세 가지예요.
제품 ➖ 상세페이지 ➖ 광고소재
메이커님께서 계속 광고소재를 만들어오는데 효율이 안 나오니 왜 안 나오는 것이냐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도 답답한 마음에 왼쪽과 같은 답변을 드렸었는데요ㅎㅎ
1. 광고소재만 후킹하면 잘되나요? 아니요.
2. 상세페이지만 잘 쓰면 되나요? 아니요.
step 1. 제품력이 충족되었으면
step 2. 위 제품력을 상세페이지에 그대로 담아내야 하고
step 3. 상세페이지가 잘 제작되었으면 이에 맞는 광고소재를 뽑아내야 합니다.
가장 마음이 아픈 경우가 step1. 제품력이 충족되었는데 step2. 상세페이지를 못 써오시는 분들입니다.ㅎㅎ 이럴 경우 저는 대행사를 써서라도 상세페이지를 충분히 구성해달라고 말씀드립니다.
고객들이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직관적으로 보고 깨닫는 part가 바로 상세페이지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 제품을 써보고 이것저것 만져보고 살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제품을 만져볼 수가 없습니다. 상세페이지가 제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기획의도를 담아내지 않으면 고객 입장에서는 이 제품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나 펀딩처럼 한 제품을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이요! 상세페이지가 잘 제작되었으면 광고소재를 잡기는 쉽습니다. 잘 제작된 상세페이지는 제품의 특장점을 3가지로 요약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 특장점을 가장 후킹한 gif와 함께 광고소재로 제작해주시면 됩니다. (광고소재와 관련해서는 나중에 한 번 더 글을 써볼게요)
위에서 보여드렸던 아렌시아 팀을 미팅 때 사례로 보여주면 대부분의 메이커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원래 잘하는 팀이잖아요"
ㅎㅎ원래 잘하는 팀은 없습니다.
아렌시아 메이커님은 떡솝클렌저 외에도 샴푸바, 클렌징팩, 바디버터솝 등 약 20건의 프로젝트들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와디즈 내 팬덤을 쌓아갔습니다.
왼쪽이 저와 가장 처음으로 진행했던 '떡솝클렌저'의 초기 버전입니다. 지금과는 제형 질감이 많이 다르죠?
여러 번의 프로젝트들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시킨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들을 거쳐왔습니다.
좋은 메이커님들을 만났을 때 제가 제안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랑 프로젝트 딱 3번만 합시다. 첫 펀딩이 잘 안 돼도 절대 실망하지 마시고
정말 잘하고 싶으다면 꾸준히 진행해주세요.
조용하지만 느리게, 또 꾸준히 팬덤을 쌓아가는 브랜드들은 결국 '억'소리 나는 펀딩들을 만들더라고요 :)
저는 지금도 저와 함께 '억'소리 나는 펀딩을 만들어낼 브랜드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