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유지가 만든 '버터보다 더한 부드러움.
1부 What’s Added 감각을 조작하는 첨가물의 세계
3장. 미각을 사로잡다 _감미의 중독
(3) 마가린, 나폴레옹의 유산
“싸고 오래 보관 가능하며, 군인과 서민이 먹을 수 있는 버터를 만들라.”
19세기 프랑스, 나폴레옹 3세는 전쟁과 빈곤으로 버터가 부족해지자 새로운 대체품 개발을 지시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마가린, 최초의 [가공유지]였다.
초창기 마가린은 소기름과 우유로 만들었지만, 산업화 이후에는 식물성 기름이 주재료가 되었다.
- 대두, 해바라기, 팜유 같은 기름을 정제, 가공한 후,
- 유화제와 향료를 첨가하여
- 버터 같은 질감과 풍미 구현
진짜 버터는 냉장고에서 단단해지지만, 마가린은 언제나 부드럽게 발라지고 잘 상하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마가린의 본질은 가공유지(processed fat)다(자료). 식물성 기름을 고온, 고압 처리하고 수소를 첨가해 고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지방의 구조가 변형되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트랜스지방 증가
트랜스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올리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낮춰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성분이다.
WHO는 2023년까지 전 세계 퇴출을 권고했고, 미국과 유럽은 이미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국내는 여전히 ‘100g당 0.2g 미만이면 0g 표기 가능’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즉, 제품에 ‘0g’이라고 쓰여 있어도 실제로는 미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포화지방 과다
포화지방 역시 과잉 섭취 시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팜유 같은 값싼 기름은 대량의 가공식품에 쓰이며, 건강과 환경 모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마가린은 겉보기에는 버터보다 매끈하고 부드럽지만, 그 속은 실험실이 설계한 맛이다. 소비자는 ‘버터 맛’이라는 문구에 안심했지만, 실제로는 가공유지와 첨가물이 만든 모조품을 먹고 있었던 셈이다.
마가린은 나폴레옹의 군수품에서 출발했지만, 오늘날엔 가공유지 산업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마가린은 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널리 선택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건강 부담과 진짜 맛의 상실이 숨어 있다. 우리가 느끼는 부드러움은 자연이 아닌 첨가물과 가공 기술이 설계한 착각일 수 있다.
가공유지란
가공유지는, 식물성이나 동물성 기름을 정제·가공해 고체나 반고체 상태로 만든 지방을 뜻한다.
대표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 「쇼트닝」은 빵과 과자를 바삭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다.
- 「마가린」은 버터를 대신하는 대체품으로 널리 쓰이며, 인공 향료와 가공유지가 함께 들어간다.
- 「팜유」는 값이 싸고 산패에 강해 안정성이 높지만, 포화지방이 많고 환경 파괴 논란도 크다.
- 「경화유」는 기름을 고체화하여 질감과 보관성을 높이지만, 이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생긴다.
성분표에서는 ‘쇼트닝’, ‘마가린’, ‘가공유지’, ‘부분경화유’, ‘팜유’, ‘대두유’ 등의 이름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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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uci's Lab의 <食解, 가공식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시리즈의 일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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