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바퀴벌레 챌린지>가 유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님께 "내가 자고 일어나니 바퀴벌레가 되었으면 어떡할 거냐"고 묻고 그 답변을 공유하는 것이다.
여러 지점에서 카프카(1883-1924)가, <변신>(1915)이 떠올랐다. 어느날 자고 일어났더니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르는 결국 가족의 무관심 속에서 쓸쓸한 종말을 맞는다. 물론 아이들이 별안간 실존에 대한 고민에 눈을 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변신>의 키워드가 파멸, 혹은 강박이라면 이 챌린지의 키워드는 과시와 기만일 테다. 서로 사이가 나쁘다면 애초 이런 대화는 시도조차되지 않는다. 21세기의 그레고르를 자처하는 모습이 꽤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