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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May 25. 2023

아침, 알게된 것 3가지(2)

fleeting notes

그는 이 로또 용지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또.


·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석달 새 4번째다.


· 그는 '건축왕'에게 당한 세입자 600여명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경매에 넘어간 아파트에 세들어 살고 있었다. 45살이었다. 10년 넘게 소방설비업체에서 일했다. 그의 동료가 증언했다. 그는 이 회사에서 하루 빠지는 일 없이 성실히 일했다. 어느 이웃은 그의 얼굴을 보았다. 2주 전 그는 현관문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한밤 중이었다. 이웃은 "많이 힘들어 보였다"고 떠올렸다. 그에게는 집 대신 차가 있었다. 자신의 차량에서 발견된 그의 곁에는 로또복권 1장과 유서, 쓰고 찢은 듯한 종이 조각이 가지런히 남겨져 있었다. 그가 이곳을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로또 복권 귀퉁이들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


· 2월에는 30대 아무개가 숨졌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더는 버티기 힘들다.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그 한 달 뒤 26살 임모씨가 자택에서 발견됐다. 그는 닷새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2만원만 보내달라"며 울먹였다.


· 사흘 뒤 31살 여성 박모씨가 숨졌다. 해머던지기 선수였다. 2010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안게임에 나갔다. 자랑스러운 딸이었을 것이다. 딸의 집 현관문에는 '또 한 번 미납시 단수하겠다'는 수도요금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는 울었다. 꺼이꺼이 울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불법이다.


· 대한간호협회가 운영하는 불법진료 신고센터에 5일간 1만건 넘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 간협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준법 투쟁'을 예고했다. 다시는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다같이 하지말자고 선언했다. 간호사들은 의사들이 해야하는 온갖 일들을 하고 있었다. 의료 일선이 마비됐다.


· 간호사들 표정은 진지하다. "출근해 하는 모든 일이 불법진료 사례입니다." 이런 목소리도 있다. "준법투쟁을 이야기하지만 막상 눈앞에 있는 중증환자 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준법투쟁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법을 지키는 것이 흉기가 되는 것, 이 자체가 앙시앙레짐의 증거다.


후쿠시마 물, 마시면 안 된다.


· 국회에 불려간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마시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음용수 기준 방사성을 넘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 공식입장(?)이 이제서야 나온 것이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도 때로 논란이, 때로 기사가 될 수 있다. 싸움은 그치지 않는다. 두 거대 정당은 이 물을 오염수라 부르냐, 처리수라 부르냐를 놓고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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