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상처럼 분쇄도를 곱게 했더니 추출이 잘 되지 않았다. 타임 레시피도 제각각이다. 어떤 분은 2분30초 이내, 어떤 분은 4분 이내를 말한다. 누구는 뜸을 들인 뒤 한번에 물을 드립다 부어버리는 푸어오버를 말하기도, 누구는 여러번 물을 붓는 핸드드립을 말하기도 한다.
물론 정답이란 건 없을 것이다. 확실히 향이 많이 가둬지긴 한다. 그전까지 잘 못느꼈던 탄향이 강조되는 뜻밖의 느낌도 받았다. 앞으로 수십번은 더 해봐야 감을 잡을 것 같다.
# 게이샤/게샤.
비밀이 풀렸다. 결론적으로 둘은 같으면서도 다른 것(?)이다.
1930년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게샤gesha 지역에서 발견된 커피 나무가 중남미로 넘어가면서 게이샤geisha로 불리게 된 것이다.
통상 최고급 커피로 알려진 '게이샤'는 사실 파나마 게이샤를 말한다. 2005년 파나마 보케테 지역의 다니엘 피터슨 가족이 이 원두로 '베스트 오브 파나마' 우승을 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96점'이라는 유례 없는 점수를 기록했다.
2006년 '베스트 오브 파나마'에서는 국제 심사위원 중 한명이 출품된 게이샤 커피를 맛보고 "나는 커피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이후 게이샤의 별칭은'신의커피'가 됐다.
이 때를 기점으로 전세계 커피 시장이 티라이크, 꽃향기, 클린컵이 강조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 커피의 패러다임을 바꾼 셈이다.
게이샤가 비싼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키우기 대단히 까다롭다는 점도 있다. 게이샤는 해발고도 1650~1800m에서만 자라며 열매를 맺는 시간도 8년쯤 걸린다. 일반 커피(4~5년)의 두 배다.
통상 게샤는 에티오피아 쪽에서, 게이샤는 남미 국가들이 붙이는 듯 하다. 게이샤 커피만 취급하는 어느 유명 바리스타는 커피 농장 측이 이름 붙이길 '게샤'로 하면 게샤로, '게이샤'로 부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