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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Jul 06. 2023

6월에 있었던 일들

fleeting notes

매년 12월 그해 있었던 일들 중 기억에 남을 것들을 뽑아 '10대 사건'으로 정리하곤 한다. 신문사에서 연말에 늘 하는 일인데 거기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번 6월에는 개인적으로 2023년 10대 사건으로 꼽을 만한 일이 서너개 벌어졌다.


1. 태블릿PC 2대 분실(도난)


I lost my backpack...

수년간 해온 나의 거의 모든 작업물이 담겨 있던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나란히 잃어버렸다. 정확히 말해 가방을 도난당했다. 여기서 '분실'이 아니라 '도난'이라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하고 악의적이어서다. 태블릿 안에는 최근에 해온 작업, 오래 전부터 했던 작업물들이 질서없이 섞여 있었다. 사소한 것도, 중요한 것도 있었다. 인류애가 살짝 없어질 뻔 했으나, 이것도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처음부터 프로젝트 계획과 아이디어들을 찬찬히 정리해보기로 했다.


2. 개발 외주+기고 의뢰 마무리


둘 다 처음이었다. 물론 스타트업에서 직접 개발을 하거나 기자로서 기사나 책을 쓴 경험은 다수 있었다. 하지만 둘 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었을 때 이야기이고, 이렇게 프리랜서(?) 신분으로 대가를 받고 작업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개발은 옛 회사에서 같이 일한 개발자와 함께 진행했다. 결과물의 퀄리티도 썩 훌륭했고(클라이언트 측은 상용화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과정도 꽤 재밌는 프로젝트였다. 기고글은 9월 혹은 10월에 어느 잡지에 실리게 될 예정이다.


마감, 마감, 마감..


3. 출간 원고 마감


지난해부터 3명의 기자 친구들과 만들고 있는 책 마지막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다. '논픽션 레전드'라고 불릴 만한 기자 선배들, 작가들을 만나 논픽션에 대한 생각과 작품 뒷이야기를 듣는 일종의 인터뷰집이다. 나는 그동안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김기철씨는 왜 요절했나?'), 박상규 셜록 대표('지연된 정의'), 김동진 더스탁 대표('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를 만났다. 원고를 마감하는 일이란, 역시 괴로운 것이었다. 인터뷰이의 이름값은 부담감으로 돌아왔다. 혼자였다면 결코 마무리하지 못했을 일이다.



대구에서는 버스정류장에서 물을 뿌려준다..!

4. 대구광역시민이 되다

                    

고향 서울의 모든 삶을 정리하고 대구로 홀홀단신 내려왔다. 나에게 대구는 낯선 땅이다. 불안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친구도, 지인도 없다. 2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삶을 가꿨던 이곳에서, 할아버지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이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대구는 몹시 덥다. 익히 듣던, 그대로였다.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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