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D-6이다. 마지막 챕터는 브랜드 키비쥬얼Brand KeyVisual이다. 키비쥬얼이란 이런 것이다.
다음 이미지들을 보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는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코카콜라, 구글을 떠올렸을 것이다. 꼭 특정 아이콘이나 문양만 키비쥬얼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가? 첫번째는 배달의민족이, 두번째는 마켓컬리가 떠오르지 않는가? 키비쥬얼이란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그려지는 이미지뿐 아니라, 이렇듯 브랜드가 연상되는 시각적 요소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즉, 로고나 심볼, 컬러(컬러 조합), 서체, 캐릭터 모두가 브랜드의 키비쥬얼이 될 수 있다.
서체가 키비쥬얼이 되는 경우는 이런 경우다.
왼쪽은 플러스엑스가 작업한 YG의 브랜드 폰트, 오른쪽은 영국의 신선 과일, 채소를 판매하는 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글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러쉬 폰트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글씨체만 보아도 이 브랜드들이 '확' 하고 떠올랐을 것이다.
day 22
브랜드의 키비쥬얼이 강력한 까닭은 다른 콘텐츠, 다른 요소 없이도 브랜드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어떤 특정 요소가 키비쥬얼로 인식되기 위해선 그만큼 강력한 인식의 링크가 존재해야하는 셈이다. 유수의 브랜드들이 여러 경험 접점에서 동일한 컬러, 동일한 로고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키비쥬얼은 비쥬얼 요소뿐 아니라 사운드(넷플릭스)나 무빙모션(구글닷) 등을 함께 활용하는 경우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언론사들의 키비쥬얼
내가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강의를 들으며 다방면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신문사들이 플러스엑스처럼 실력있는 스튜디오에 브랜드 리브랜딩을 맡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돈 쓰는 데 세상에서 가장 인색한 것이 언론사들이라 쉽지는 않겠지만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
사례는 있다. 해외에서는 언론사가 서체나 색깔을 키비쥬얼로 활용해 여러 경험 접점에서 선보이고 있다. 악시오스와 뉴욕타임스는 색깔과 서체를, 뉴요커나 타임지는 특유의 일러스트와 프레임을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런 키비쥬얼들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프로덕트에도 활용된다.
개인적으로 신문사 중에서 키비쥬얼이라고 할 만한 것이 그나마 한겨레(로고 3색 컬러)가 아닐까 했는데,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앱과 개편한 홈페이지를 보면 키비쥬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화려하거나 단색 조합이 언제나 바람직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한겨레 로고 색
앱과 홈페이지에 쓰이는 컬러 조합에는 별다른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물론 이는 다른 언론사 어플리케이션들도 마찬가지다. 언론사들이 기자만 뽑고 기자만 대접해줄 게 아니라 수십년 넘게 이어진 자신들의 브랜드 버벌, 브랜드 디자인 자산들을 가꾸고 확장시킬 디자이너들을 뽑는 게 시급해 보인다. 물론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