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라파엘로, 베르메르 등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상징하는 작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차가운 추상에 천착한 몬드리안에게는 낙제점을 주었다. 일상의 풍경을 비일상적으로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며 살던 살바도르 달리의 미학이 실은 조화와 균형을 강조한 고전적인 회화 미술에 기반해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눈에 띄는 점은 스스로 매긴 순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고만장하던 달리(그는 "내가 초현실주의 그 자체다"라는 오만한 말을 남기며 절친했던 초현실주의 작가들과 대거 절연한 바 있다)가 본인을 무려(?) 4위에 올려놓은 점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