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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생 Jul 29. 2021

아마존의 실패가 주는 교훈

-실패(n)는실패(n+1)와성공(n+1)이 판단 기준이 되다.

1. 아마존의 실패

 "위기(risk)는 기회(chance)입니다"라고 하는 말을 나는 싫어한다. 위기가 왜 기회인가? 위기는 위기일 뿐이다. 잘못하면 나를, 내 기업을, 내 조직을 망하게 할 수 있는 위기는 위기로 느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위기론'으로 자신의 구성원들에게 집요하게 주입하며 쥐어짜기를 반복하는 일부 경영주들과는 색깔을 달리하고 싶다. 위기를 위기로 느끼는 것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파악에 초점이 맞춰있는 것이고, 통상적인 위기론은 향후에 초점이 맞춰있다. 때문에 단어에서부터 그 목적이 다르다. 

 갑자기 위기에 대한 언급을 한 이유는 수많은 진성 실패에서 오는 위기를 겪은 아마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아마존의 실패 비용(실패를 해서 잃은 비용)은 40억 달러가 넘는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 듯하다. 기억에 주주서한에서 베조스는 수십억 달러를 언급했다. 특히 인수합병에 실패한 Pet.com 이 왜 실패했는지, 야심 차게 만든 옥션은 자신의 가족들밖에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학의 수준까지 이야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후에는 성공을 이끌었다지만 2014년에 최악의 제품으로 선정된 '파이어 폰'에 대한 당시의 아쉬운 심정까지 적나라하게 서술한 것을 보았다. 어떻게 보면 피도 눈물도 없을 듯 냉철하게 보이는 냉혈한 CEO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실패를 이야기할 때도 보게 된다.  

 이외에도 아마존의 실패는 웹이나 앱에서의 결제 실패, 옥션이나 패션사이트 같은 커머스의 실패, 애스크 빌 그리고 A9 같은 검색에 대한 실패, 음악이나 동영상에 관한 뮤직 임포터, 언박스의 콘텐츠 실패, 중국 yoyo.com과 같은 해외진출의 참담한 실패에서 물류창고의 자동화 실패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가짓수와 분야를 망라한다. 


2. 실패를 대하는 제프 베조스의 솔직한 심정

 최근에 제프 베조스는 CEO 자리를 AWS 수장이었던 앤디 제시에게 물려주었다. 그의 마지막 주주 서한에는 '27년 실패의 역사'라는 말을 사용했다. 내가 읽은 유일하게 본인이 저술했다는 'Invent & Wander'에 따르면 "우리는 그동안 실패한 것만 해도 수십억 달러는 될 겁니다. 하지만 실패는 발명과 위험 감수에 반드시 따르는 결과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베조스는 "리스크 감수 도전 외에 수익을 내는 법이 없습니다"라고 이야기라고도 했다. 내가 아는 가장 멋진 이야기는 “성공을 목표로 하면 거기서 멈춰 버리지만 실패를 목표로 하면 실패할 때마다 끊임없는 혁신과 변혁이 일어납니다”이다. 이 말은 실패가 가져오는 새로운 시도와 혁신에 대한 마중물이라는 이야기하는 대단히 긍정적인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실패에 대하여 관대한 척, 또는 멋지게만 이야기한 그에게도 실상에서 그가 실패한 사안들에 대하여 가슴을 움켜잡는 이야기를 한 것들도 있다.  “옥션에 들어왔던 사람은 우리 부모님과 형제를 포함해서 일곱 명쯤 됩니다"라며 커머스 사이트의 실패를 슬쩍 웃자고 한 이야기, "여러분은 펫츠닷컴(Pet.com)이나 코스모닷컴(Kosmo.com)을 기억하실 겁니다. 실패는 마취 없이 신경치료를 받는 것처럼 전혀 즐겁지 않은 일입니다"라고 실패에 대한 엄청난 아픔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하였다. 이것이 그의 실패에 대한 인간적인 표현이다. 사실 그러한 표현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것은 파이어 폰에 대한 실패에 대한 것이었는데 한마디로 언급된 그의 이야기 속에서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느낌이 온다. "파이어폰의 실패는 재앙이었습니다." 이렇게 실패에 대하여 여기저기에서 희망 찬 이야기만 하며,  실패를 해도 칭찬 일색으로 그 실패가 성공만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철인 제프 베조스는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아마존 최고의 실패작 파이어폰, 그리고 그를 생각하는 제프 베조스 @Ttimes


3. 실패를 대하는 제프 베조스의 대담한 행동

 "회사가 가끔씩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더라도 우리는 우리 회사의 규모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실험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 실험이 좋은 베팅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좋은 베팅이 최종적으로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더군요.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모든 것의 규모가 커졌고, 실패한 실험의 규모도 커졌습니다.”라고 손실을 보더라도 적절한 실험을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베조스가 존중되는 이유는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실천한다는데 있다. 누구든 멋지게, 초연한 듯 말하고 한두 번은 이러한 실패 실험을 시행할 수 있지만 27년간 꾸준하게 그의 원칙으로 삼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전혀 모르는 분야인 킨들과 같은 하드웨어를 하면서 얻은 고충, 또는 누구나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그의 애정 덩어리인 파이어폰을 하면서도 "비판받기 싫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됩니다"라든지 "우리가 아는 것만 한다면 우리는 얼마 안 가 망할 것입니다"라는 말은 이미 오랫동안 명언집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그는 실패에 대하여 인간적인 심정을 가지되 행동은 철인적인 원칙을 멈추지 않고 실천하는 것이 성공에 이르게 하는 성공의 마스터 키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실패(n)다음의 행동(n+1)이 중요하다. 2019년 그해 그의 주주서한에 "만일 크게 실패할 각오를 하고 시작하지 않는다면 바늘 하나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조그마한 변화조차도 일으킬 수가 없습니다"라고 적고 있는데 매해 주주서한을 보면 마치 큰 성공을 위해 더 큰 실패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인다.


4.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DNA 소유자 

  "위기는 기회입니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싫어한다고 언급한 것만큼, "내가 그만두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라는 이야기를 나는 좋아한다. 제프 베조스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으나 마치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 같다. 시도하고 실패하고 반복하는 그의 원칙처럼 실패를 해야 새로운 것이 나오고, 더 큰 성공을 이룬다는 확신과 성공 사례가 그를 더욱 실패에 대한 재도전의 의지를 더욱 강력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시도에 성공보다는 오히려 실패했을 때에 도파민이 분출되며 더욱 의지를 살리며 더 큰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도파민은 중독성이 있다. 더욱 큰 성공을 꿈꾸게 되며 더 큰 시도를 하게 만든다. 결국 그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조차도 바꿔버린다.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일런 머스크와 브랜슨 회장이다. 그래서 그들은 가장 강력한 도전을 지구를 떠나 우주로 택한 것이다. 지구 상에서의 실패는 실패도 아닌 듯한 행동이다. 결국 제프 베조스는 그의 2번째 Day1을 우주로 설정하고 달려가려 한다. 그가 5살부터 꿈꾸던 우주는 그의 도전 DNA를 바꿔 놓았다. 마지막으로 그가 남긴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기에 남겨 놓는다. "실패했다고 해서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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