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생 Aug 07. 2021

제프 베조스식 '자기 파괴'와 오해

- 자기 파괴만 하고 혁신이 없으면 우리는 그것을 '쫄망'이라고 부른다


                                 "자기 파괴를 해야 혁신인가요?"라고 물어오면...



1. 자기 파괴(Self-Disruption)에 대한 소개와...

 말 그대로 '스스로를 멸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때 하는 말'이다. 기본적인 의미는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무엇인가 기존의 틀, 관성에서 벗어나 자기 혁신이 필요할 때 많이 언급된다. 혁신(Innovation)에는 이를 실행하고 완성하기 위한 힘겨운 과정과 고난의 극복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교과서적인 내용이라 익히 잘 알고 있다. 다만 어떤 것이 자기 파괴인지 알 수 없기도 하지만 명확하게 안다 해도 실행에 대한 대가가 크기에 실행하지 못할 뿐이다. 당연히 대가가 크면 위험도 크게 따르는 법이다.  

 가끔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표현에 맞게 나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러한 때는 어떤 사안에 대해 잘 모르며 무엇인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데이터도 경험도 없이 행동해야 할 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중에 하나가 나도 어디서 들은 것은 있어서 '자기 파괴'라는 것이다. 기존에 흘러가는 관성, 습성, 관례 및 관계, 과거의 경험과 생활 등의 변화를 넘어 철저하게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혁신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기 때문에 '자기 파괴는 혁신'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점진적인 개선은 혁신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자기 파괴'보다는 혁신, 즉 '새롭게 한다'는 것이 더욱 중요한 ....



2. 혁신(革新)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인데...

 자기 파괴가 혁신이라는 공식에서는 결과가 중요하다. 혁신(革新)이란 가죽을 벗겨내고 과정을 거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거듭나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도 잘못된 관습이나 조직 및 방법을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동원하여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은 자기 파괴보다는 혁신, 즉 결과물인 '새롭게 한다'는 것에 더욱 주안점이 있다. 

 자기 파괴에서 혁신까지 가려면 많은 프로세서가 존재한다. 또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 기업이나 국가적인 규모까지 혁신을 위한 자기 파괴는 더더욱 많은 결정과 과정이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시스템과 조직이 움직여야 하며 철학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기존에 자리 잡혀있고, 이미 성공의 방정식이 있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방법들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일 것이기에 결정하고 행동하기에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그 결실은 달다. 또한 잘못되면 그 결실은 처참할 정도로 쓰다. 


파괴적 기술 기업은 시간이 지날 수록 큰 성과를 가지며 자기 파괴를 회피하여 망한 코닥 @구글 이미지

 아마존은 여러 번의 실패를 보았다. 어찌 보면 자신이 하던 일,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일을 바꾸는 것을 혁신이라고 했다면 그러한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것만 70여 건에 해당한다고 제프 베조스 스스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러한 모든 새로운 사업들이 자기 파괴라고 볼 수도 없고, 성공했다고 해서 혁신적인 산물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제프의 말처럼 "우리가 아는 것만 시도하면,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할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성공방정식만 계속 따라 하고, 스스로 개선하지 않고 기존의 관성만을 따라 하면 우리 또한 언젠가는 사라져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성장하기 위한 혁신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혁신이 더 옳다는 것이 성립된다. 때문에 자기 파괴는 달콤한 혁신의 산물을 위한 희토류이다. 

 


     '처음에는 자기 파괴가 아니지만 혁신을 이루고 나면 자기 파괴였던 것들.....'



 3. 제프 베조스의 특이한 자기 파괴로 이룬 혁신이....

 앞에서 의문을 가진 '점진적인 개선은 혁신이 아닌가'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물론 스티브 잡스는 처음부터 세상에 없는 것을 내놓고 스스로에 대한 자기 파괴가 있었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의 자기 파괴는 처음과 끝이 다른 의미를 가진다. 처음에는 자기 파괴가 아닌 듯 보이지만 혁신을 이루고 나면 시작이 자기 파괴였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가 가장 성공을 한 몇 가지를 보면 그의 비즈니스는 통상 8:2의 원칙을 따랐다. 자신이 잘 아는 8을 기반으로 새로운 2를 시작한다. 오늘날 세계의 "모든 것을 팝니다."라고 하게 된 것은 처음부터는 아니었다. 책으로부터 시작해서 비디오나 CD, 장난감을 팔게 되고 그러한 것들을 다운로드하고 스트리밍으로 팔게 되고, 모바일을 거쳐서 오늘날 Everything Store가 된 것이다. 그 확장의 원칙이 바로 기존의 판매를 통한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영역의 확장을 하면서 성공을 이룬 것이다. 27년간의 점진적인 변화가 낳은 산물로 오늘날 2조 달러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은 스스로를 딛고 일어난 결과일 것이다.  책이 잘 팔리던 시절에 나온 전자책은 뜬금없다. 전자책이 잘 팔리면 종이책이 안 팔리고, 종이책이 잘 팔리면 전자책이 안 팔리는 그 반대도 역시 같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는 전자책은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 최악의 선택일 것이다만 제프 베조스는 전자책 부서에게 "종이책 파는 부서를 날려버리시오"라고 명령한 것은 자기 스스로를 무너뜨리라는 엄청난 독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세상에 나온 대부분의 책을 아마존에서 구매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미국 국민의 90%는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서평(아마존 북, 굿 리더스)을 보고 구매하는 전자책 점유는 90%를 넘으며 일반책 점유는 40%를 넘는다. 



     '자기 파괴를 하고 혁신이 없으면 우리는 그것을 '쫄망'이라고 부른다...' 


 

4. 자기 파괴는 혁신, 그 말은 옳다. 그러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험을 기초로 새로운 사업을 진행했다. 마치 식은 죽 먹기처럼 쉬운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종이책을 파는 것과 전자책을 파는 것은 틀림없이 자기 파괴적인 요소가 있지만 실제 자신의 책을 판매하는 채널과 방식, 구매 고객을 달리 한 확장으로 여겼고 그것은 적중했다. 달리 보면 책을 파는 동일한 사안에 대한 확장 정도로도 볼 수 있는 8:2의 원칙에 충실한 신시장 개척이다. '자기 파괴는 혁신'이라는 말은 명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 파괴가 기존의 틀을 깨는 것 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존의 틀을 살짝 흔드는 변화(8:2)라고 할지라도 그 결과가 혁신적 변화일 수 있다.   실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혁신을 이루고 혁명을 이루며 달콤한 결과를 받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식의 혁신은 지속적이고 쉼이 없는 변화를 동반해야하기에 더 어려울 수 있다. 우리가 자기 파괴를 강조한 나머지, 자기 파괴만을 하고 결과로 혁신이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쫄망'이라고 부른다. 

작가의 이전글 아마존의5G, 미래를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