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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생 Aug 26. 2021

독과점에 명운 걸린 앤디 제시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의 매의 눈과 호랑이 발톱


"언론들은 너무도 커져버린 MS에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실제 마이크로 소프트를 벌벌 떨게 한 것은.."


1.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의 위상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쟁규제기관이다. 연방거래위원회는 1914년 설립이 되었을 때 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으로부터 사업의 영위를 보호하는 것이 그 주된 임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큰 기업들에게는 상대하기에 힘이 부치는 무시 무시한 거물이다. 

 과거에는 마이크로 소프트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시달리다가, 당시 빌 게이츠가 물러나고 스티브 발머가 뒤처리를 하느라고 고생 좀 했고, 언론은 빌 게이츠의 꼼수를 이야기했다. 물론 인터넷 브라우저의 불법적인 끼워팔기라는 명목의 제소였지만 실제적으로는 너무도 커져버린 기업에 대한 제동이었다. 모든 언론들은 너무도 커져버린 MS에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실제 마이크로 소프트를 벌벌 떨게 한 것은 언론도 소비자, 주주도 아니며 바로 FTC임에는 틀림없다.

 과거의 이야기보다 지금을 이야기하면, 현재도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의 기업들은 특히나 분야별에 최강자이며 가름할 수 없는 크기의 기업규모를 가졌으며 여전히 끝없이 성장하고 있다. 때문에 FTC는 이러한 기업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피해나 중소 사업자의 피해, 또한 향후 경쟁에서 평평한 운동장 원칙에 따라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에 들어감으로써 테크 기업들의 운명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떠한 조치나 판결이 나오는가에 따라서 몇 개로 쪼개지던지, 잘 나가던 물건이나 서비스를 중단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 큰일 났다... 특히 이번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FTC 위원장은 미국 최연소 위원장이고 아마존에 대하여 ... 더 많이 알고 있고..."


2. FTC와 테크 기업들의 충돌, 그리고 아마존

 디지털 경제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독점이 아니면 성장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과거와 같이 전국 사업자가 있고, 지역 사업자가 있고 1등, 2등, 3등 사업자를 용인할 정도로 세상은 단절되어 있지 않고 어디든, 언제든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한번 성장하면 끝없이 확장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끝없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이다.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자신의 백악관의 경제 고문과  FTC 위원장, 법무부의 관련 실무 국장을 최고의 반독점 전문가로 포진하고 전쟁을 시작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상이 되는 기업들은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등이다. 매출이나 기업규모, 인력으로 대상을 선정한다고 한다. 이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의 장악력이 있다. 시장 점유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중소 경쟁자들을 몰아내고 있고, 경쟁자까지 고객으로 만들고 있고, 데이터를 이용해서 협력자의 제품과 서비스를 자사의 것으로 돌리거나 자사 제품에 특혜를 제공하거나 경쟁 스타트업, 또는 기업들을 선수 인수 합병하거나 약탈적 가격으로 많은 기업에게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고객 정보로 다른 영역에 진입장벽을 만들거나 등 이루 셀 수 없는 가짓수의 이유가 의심된다는 것이고 이를 규명하는 것이 FTC의 책무라고 미국 최고의 규제 전문가인 FTC 위원장의 언급이다. 


반독점 대상기업과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 규제 수장들


 '아마존 큰일 났다'... 특히 이번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FTC 위원장은 미국 최연소 위원장이고 아마존에 대하여 나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고, 아마존의 만행(만가지 행동)에 대하여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젊은 혈기가 충만한 사람이며 싸워서 지더라도 잃을 것도 없는 무서운 사람이다.  더구나 교수 출신이기에 고집도 셀 것이고 이론도 해박할 것이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혈기 왕성, 막무가내일 수도 있다. 다만, 이론이 아닌 실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디지털 독과점 경제에 대하여 일부 인정할 수 있는 타협, 조화와 협의가 필요한 포용력이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암튼 '아마존은 큰일 났다'



"역시 리나 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림자만 가지고도 아마존의 리더십을 바꿔 놓을 정도라니..."


3. 아마존의 긍정적 변화 

  사실 아마존뿐 아니라, 페이스 북도 현재 FTC 위원장의 반독점 조사에 이 분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유는 '리나 칸 위원장은 아마존에 대해  공정한 조사를 할 수없을 거다'라는 이유지만 페이스 북도 거들기 시작하면서 칸 위원장에 테크 기업들이 겁먹은 것은 사실인가 보다. 물론, 이렇게까지 기업들의 독점에 이론적 무장과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위원장은 처음일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의 긴장은 당연하다. 준비해야 하고 시달릴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존이 사전 포석을 크게 깔고 있다. 일단 강력한 이미지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를 바꿨다.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의 앤디 재시가 새로운 CEO로 올라왔다. 더 놀라운 것은 앤디 재시가 CEO로 자리를 바꾸면서 미리 아마존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2개의 아마존 리더십을 추가했다.  ‘지구 최고의 고용주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Strive to be Earth’s Best Employer)’와 ‘성공과 확장은 광범위한 책임을 가져온다(Success and Scale Bring Broad Responsibility)’라는 2가지인데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추가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열심히 해. 죽도록 해. 그리고 더 해.."라는 식의 아마존 리더십 14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느낌 그대로 "좋은 기업이 되겠습니다. 책임 있는 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이미지들의 문구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 리더십 추가를 본 모든 언론의 평가였다. 역시 리나 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림자만 가지고도 아마존의 리더십을 바꿔 놓을 정도라니...



"이 어려운 문제를 설거지 담당으로 '앤디 재시'에게 넘겨주고 유유자적하는 제프 베조스의 모습이 .."


4. 향후 아마존의 반독점

 나는 전문적인 독점과 반독점의 이야기를 하려고 펜을 들지는 않았다. 아마존의 반성과 변화,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아마존의 성장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반독점에 대한 제동, 인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는 창업주가 아니라 좀 더 유연한 새로운 CEO, 앤디 재시의 역량이 필요한 때이며 이는 리더십 원칙을 추가한 이유처럼 성장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고 보인다. 

 창업주의 이미지는 강력하고, 고집이 세고, '안되면 되게 하라'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과 같은 경지에 이른 인물처럼 보인다. 그러한 기업의 이미지를 탈출하고자 제프 베조스는 우주여행이나 다니고, 지구 온난화의 방지에 힘쓰는 지구 사업을 하고, 새로운 스타트업들에게 투자도 해주는 선량하고 후덕한 이미지로 재고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여전히 자신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독과점으로 몰고 갈 것이다. 제프 베조스의 이야기처럼 '결과를 창출하고, 크게 사고하고 행동하기'라는 자신 기업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디지털 경제에서 2등이라는 것은 '루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설거지 담당으로 '앤디 재시'에게 넘겨주고 유유자적하는 제프 베조스의 모습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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