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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생 Jul 08. 2021

'아마존 고'는 미래의 연결자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아마존 고, 그로서리, 프레시 결말에 대하여 궁금하다

1. 아마존 고의 시작

 가끔 아마존은 사람들에게 깜놀할 일들을 벌이곤 한다. 최근에는 30분 배송을 한다고 드론을 제프 베조스(이제는 베의장으로 호칭)가 직접 시연을 하는 모습도 그렇고 언급하고 있는 무인 슈퍼인 아마존 고도 그렇다. 2016년 처음 아마존 고를 시연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았을 때, 내 눈을 의심하고 마치 SF 영화를 보는 듯 영상의 편집기술에 대한 생각도 겹쳐서 올라왔다. 이 영상은 실제 뺀 것도 보탠 것도 없는 사실 그 자체였다. 아마존 고를 세상에 내보낸 이후 많은 분석가와 기자들이 몰카, 실험을 통하여 그냥 들고 나오는 아마존 고의 허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아마존 고의 'Just Walk out Technology'의 신기함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당시에는 1년 동안 아마존 직원들만이 이용하고 다양한 문제를 접하면서 세상에 나오기 전의 테스트를 거쳤다.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후 어느 순간 시애틀의 아마존 고는 아마존 본사 Day 1 건물의 관광명소가 되어 버렸다. 이곳에 들어간 기술은 컴퓨터 비전과 센서 융합, 그리고 딥러닝 알고리즘, 전자 영수증 및 버추얼 카드, 간편 결제와 스마트폰 연동기술, 그리고 일정한 위치를 떠나면 알게 되는 Geo 펜스 기술, 전자저울 및 클라우드 연결 등등 이루 언급하기 어려운 기술들의 가짓수와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기술들은 연결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향후 고객용 맞춤 서비스를 구현할 기술에 적용되리란 사실은 지금껏 아마존이 진행해온 사업의 특성을 보면 충분히 추측 가능하다. 특히 100여 개가 넘는 천정의 카메라와 각 진열대의 소형 카메라들은 아주 작은 실수를 줄이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된다. 


2. 아마존 고의 진화

  일단은 아마존 고의 'Just Walk Out Technology'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적용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1차적인 목표임은 당연하다. 때문에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보다는 정확한 동작을 우선시했을 것임은 틀림없다. 오픈하고 세상에 나온 이후에 일차적인 목표는 성공했다. 내가 보기에는 세상의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인간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서비스를 조만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문제는 이러한 무인슈퍼가 가져오는 공포감이었는데 아마존은 어떠한 누구도 처음으로 만든 이 매장에서 87명의 사람이 필요했던 곳이 무인 슈퍼로 단 10명이면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모든 것은 애널들이나 미래학자들의 이야기로 향후 무인슈퍼의 확장은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비슷한 형태의 중국 무인슈퍼들의 쏟아져 나옴으로 일자리에 대한 공포감은 언론에서 더 크게 부풀려져 올라왔다. 

 나는 단언하건대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1표를 던졌다. 그러한 이야기는 신문에 기고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러한 무인 슈퍼도 존재하고 아닌 슈퍼도 존재하며 더 나아가 효율과 인간적인 합일점도 있고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아마존 고의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화하였다. 물건의 개수도 많아졌다. 더 놀라운 것은 과일의 숫자나 야채가 늘어난 다는 것이다. 이는 카메라가 인식하는 색깔과 크기, 형태로 보면 규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어떻게 종류를 판단하고, 크기로 또는 신선함으로 가격을 판단할 수 있을는지 궁금함을 폭증시켰다. 하나 분명한 것은 아마존 고의 기술과 능력은 점점 더 향상되고 있음이다.  


3.  아마존 프레시와 홀푸드 마켓, 그리고 연결

 아마존은 '연결의 제왕'이다. 기존과 새로운 것들의 연결을 통한 부가가치의 상승과 사람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서비스를 창출해낸다. 앞서 서술한 아마존 고가 놀랄만한 무인슈퍼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적용된 기술들은 이미 모두 존재했고 개별적으로 잘 사용되던 서비스들이었다. 이러한 연결이 바로 새로운 시대의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2007년에 신선식품의 배달을 위한 아마존 프레시의 존재가 2017년 자연 유기농 판매를 하던 홀푸드 마켓을 만났다. 이는 아마존 프레시, 프라임 고객들에게 신선식품의 공급과 배달에 있어서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그런데 또 이곳에 아마존 고 그로서리를 만났다. 아마존 고 그로서리는 지금까지 아마존 고에서는 보지 못하던 포장되지 않은 야채와 과일, 고기들을 판매한다. 또한 아마존고의 크기보다 훨씬 더 큰 매장을 운영한다. 과거의 기술적인 한계를 몇 단계 올랐다는 의미로 보인다. 때문에 아마존 프레시, 아마존 고 그로서리, 홀푸드 마켓의 조합은 대단히 큰 그림이 그려진다. 400여 개가 넘는 매장과 9만여 명의 홀푸드 마켓의 직원들은 긴장할 수 있겠지만 고객이나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류의 소매점의 진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아마존 고 그로서리도 처음 만들어지고 직원들만이 사용하는 조용한 애채를 위한 비밀 소매점이었다. 아마존 고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내놓기 전에 여러 가지로 테스트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포장되지 않은 과일과 야채, 고기들의 종류의 판단과 크기, 신선도와 빛깔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 물건들에 대해 카메라를 통해 비교하고 확인하며 결정을 내는 것이 인간이 아닌 기술로 가능하다는 의미는 어떤 때는 인간보다도 더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한 기술들의 조합이 서비스로 '아마존 프레시'라는 이름으로 홀푸드 마켓의 크기로 시애틀의 밸뷰에 생겨났다는 것은 무인 홀푸드 마켓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러한 성공 또한 아마존 고와 아마존 프레시의 연결이었다. 


4. 새로운 아마존 프레시의 등장 

 이 사진은 2021년 7월 2일에 찍은 아마존 프레시(구 아마존 고 그러서리의 확장)를 찍은 사진이다. 일단 먼저 엄청난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둘째는 천장에 달려있는 카메라의 수에 놀랐다. 물론 선반에 올려져 있는 과일의 종류에 상관이 없고, 너무도 많은 포장되지 않은 야채들의 전시에 놀라움의 연속이었는데 이것이 무인슈퍼라고 생각하면 머리가 하얗게 된다. 실제 구매할 몇 개의 과일과 야채를 구매하고 나왔는데 실수에 의해 얻어진 더 놀라운 사실은 실로 할 말을 잃었다. 2번의 구매와 2번의 퇴장임에도 매장을 떠나면서는 하나의 전자 영수증으로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얼마나 많은 실험을 했는지, 시간이 걸렸는지, 많은 비용을 들였는지는 알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내가 본 무인슈퍼 중에는 최고의 최고였고 실제 '이것이 기술의 혜택이다'라고 느끼지 못할, 그냥 큰 홀푸드 마켓에서 물건을 사서 나왔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가장 좋은 기술과 서비스는 그 혜택을 입은 대상이 그러한 혜택을 입고 있다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편안하고 완벽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내가 확인한 첫 아마존 프레시는 완벽했다. 여기서 앞에서 언급한 중요한 이슈가 더욱 빠르게 논의될 가능성이 생겼는데 9만 명이나 되는 아마존의 홀푸드마켓 직원들이 과연 이러한 무인슈퍼로 대치 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나는 한마디로 그런 경우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아마존이 키바 로봇이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2007년 이후에 모든 창고와 FBA에 적용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5. 아마존 프레시가 보여주는 우리의 미래(개인적인 의견)

 특이하게도 아마존 고에 기술에 대하여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하게 믿고 있고 다만 이러한 기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면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신기함과 일자리에 대한 우려를 같이할 뿐이다. 이제는 아마존 고가 아니라 아마존 고 그로서리, 모든 것을 합친 아마존 프레시까지를 보면 어떠한 것도 사람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로써 또 한 번 확인되는 것이 '기술의 한계'는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에 대한 부분도 많은 걱정을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일자리의 변화가 있을 뿐이며 하루아침에 모든 일자리를 바꿔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에 나는 다시 1표를 더 던진다. 과거에는 없던 아마존 고에 카메라를 달고, 센서들을 설치하고 이러한 장치들에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고 업그레이하고 유지. 관리하는 새로운 인력들은 더 많은 월급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자신들의 생활을 영위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래사회의 우리는 이러한 일을 감당하는 사람도 필요하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도 필요하고, 다양하고 세밀하게 나눠진 향후 사회의 구성원이 될 것은 역사적으로 봐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나는 이런 때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변화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라는 찰스 다윈의 이야기이다. 철기 시대가 도래했을 때의 석기시대에 날리던 석공도 반드시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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