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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생 Sep 24. 2021

아마존의 한국진출, 11번가 선택

- 아마존이 우리나라에 집적거린 20년의 결과 -


"한국에 사람을 뽑는다고 공지.. 한국 언론들은 하나같이 '아마존 한국 진입 초읽기'라는 보도 .."


1. 호시탐탐 한국 시장 넘보기

 이미 오래되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아마존이 한국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 근 20년째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인터파크와 초기에 온라인 책방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도 하며, 삼성물산과도 협력하려고 시도했다고도 한다. 이미 2000년 들어오기 전에부터 나온 이야기들이다. 당시에는 아마존이 이렇게까지 잘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면 미리 점찍어 놓고 주식도 사놓고, 제휴도 장기적으로 해 놓고 상호 지분도 좀 섞어서 피의 혈맹도 맺어두었을 것이다. 

 가끔 아마존의 홈페이지에 보면 2010년 이후에 한국에 사람을 뽑는다고 공지해 놓을 것을 볼 때마다 한국 언론들은 하나같이 '아마존 한국 진입 초읽기'라는 대문짝만 한 제목의 기사가 뜨곤 했다. 무척이나 설득력이 있었다.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해당 국가에 어떤 형태로든 용도가 있다는 이야기라서 해당 국가의 진입을 하는 것은 초 읽기가 옳은 이야기일 것이다. 아마존은 그렇게 한국 시장에 계속, 끊임없는 입질 중이었다. 



" 2가지 형태의 해외진출 형태.. 일본에 진입할 때는 일본 직구의 규모, 고객의 수 등을 따져보면 진입 규모와 전략이 나오는 곳과 중국과 같이..."


2. 아마존의 해외진출 방법

 돈도 많고, 우수한 인력도 많고, 경험에 배짱까지 있으면 해외진출이야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일단 질러보고 "이거 아닌가벼"라고 해도 큰 손실이 아닐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한국과 같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곳에서는 그냥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마존은 한 번도 예외 없이 철저한 계산을 한다. 물론 해당 기업의 DNA 자체가 작은 비즈니스도 여러 가지 정황과 모아놓은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른 기업, 경쟁기업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정보로 판단한다고 하며, 그것도 100%가 쌓일 때가 아니라 70%만 있어도 바로 실행한다고 했다.    

 2가지 형태의 해외진출 형태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데이터를 가진 것과 데이터가 없는 곳. 일본에 진입할 때는 일본 직구의 규모, 고객의 수 등을 따져보면 진입 규모와 전략이 나오는 곳과 중국과 같이 그러한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중국 시장 자체의 알려진 특성만을 가지고 진입한 경우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진입한 일본에서는 1등이 되었고, 아무런 정보 없이 접근한 중국은 10년 만에 철수하였다.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시작부터가 다른 것도 따져보면 우리도 배워야할 시사하는 바는 바로 정확한 분석과 전략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 시장도 따지고 또 따지고, 데이터를 모으고 또 모은 고민의 산물일 것이다. 



"아마존은 1등이 아닌 4등을 선택하고, 무리하게 요구를 해서라도 유리하게 한국을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입성을.."


3. 아마존의 한국 진출과 11번가

 아마존은 그동안 한국에서 2016년부터  AWS 장사를 했다. 아주 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AWS와 AZURE가 세계적인 대세가 되었다. 국내 기업들도 나쁘지 않다.  이유는 클라우드 산업은 세계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부상 중인 신흥시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아마존의 이-커머스이다. 아마존의 상징인 커머스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가는 대단히 중요한 시장 판단 근거가 되는데 갑자기 한국의 11번가와 제휴를 맺는다고 선언하고 최근에는 아마존 직구를 11번가에서 할 수 있다고 연일 광고에다가 아주 홈페이지에 아마존 MD 추천 칸을  처음으로 박아 놓았고 아마존 카테고리에서 상당수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를 도배해나가기 시작한 아마존 카테고리 @11번가 홈페이지

 아마존과 11번가와의 상호 커머스 제휴가 11번가에게 대단히 불리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슈퍼갑인 아마존과 우리나라 커머스의 2진 그룹인 11번가의 결합이 대등관계로 성립되었다고 바른생활을 한 모범생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손해 나면 메꿔줘야 해"라고 아마존이 마구잡이식  요구를 했어도 11번가는 어떻게든 10번가, 더 열심히 해서 2번가라도 되려면 울며 겨자 먹기라도 해야 할 판이다. 어차피 상호 계약은 비밀이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무리한 이야기를 해도 "아니다"라고 큰 소리 내기는 어려우니 더 큰 억측도 나올 수 있지만 그정도하련다. 어찌 되었든 아마존은 1등이 아닌 4등을 선택하고, 무리하게 요구를 해서라도 유리하게 한국을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무혈 입성을 했다. 



" 빨간색(어떤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한 달성이 어려움) 중에 '적색'일 가능성이 크다. 이 말은 내가 책임질 수 있다..."


4. 아마존도 별수는 없는 이-커머스

 우리나라는 좁은 시장에 비해 너무도 잘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11번가와 제휴이전에는 아마존이 우리나라 시장을 날름 달려들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쿠팡은 탁월하며 확장도 잘하고 있고 전략적이다. 네이버는 어떻게 보면 동네 작은 커머스 사업자들에게는 더 말할 나위 없는 커머스 장터가 되었다. 그곳에 카카오는 새로운 형식과 실물과 결합된 디지털 상품으로 한끝 발하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나 지그재그 등의 전문몰에 모든 유통회사마다 각자의 나름 면목은 세우는 커머스 몰을 가지고 있다. 이런 곳에 아마존이 발을 들여놓는 방법은 누군가의 등에 타서 안정적으로 묻어가는 것인데 그게 바로 11번가일 뿐이다. 나는 모방송에서 "11번가는 모바일 트래픽의 2등이고, 뒷배가 든든한 SKT 형님이 계시고, 더 나아가  SK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어서 아마존의 탁월한 제휴선택이다"라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본질은 아니다. 아마존은 자신의 비즈니스 철학 중에 "A Long term view"라는 "장기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 있지만 해외진출을 그렇게 하는 기업은 없을 뿐더러, 아마존이 한국 시장, 한국기업에까지 호혜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한국은 뛰어난 사업자들이 작은 시장에서 생존하는 강력하고 절박한 생존경쟁을 거쳐 나왔기에 아무리 아마존이라고 해도 한국시장에서 활개를 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나 방법은 역시 누구나가 잘 알고 있는 직구와 역직구일 수는 있다지만 일반 커머스 시장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며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한국의 아마존은 아마존의 성과 표시, 녹색(잘되고 있음)과 황색(조금 열심히 하면 잘될 것임), 그리고 빨간색(어떤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한 달성이 어려움) 중에 '적색'일 가능성이 크다. 이 말은 내가 책임질 수 있다. 아마존은 한국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일본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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