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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생 Jul 24. 2021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에 대한 오해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 @2021.06.18. [투데이 窓] 재편집

1.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라는 말

  이 말은 아마존의 전 CEO(현 아마존 이사회 의장)인 제프 베조스가 2016년 주주들에게 보낸 주주서한에 있는 내용이다. 또한 수많은 학자들이나 경영자들이 실패에 대한 성공과 엮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러한 사람들 중에 세계 곳곳에 실패 박물관을 세운 사무엘 웨스트 박사(스웨덴의 심리학자)는 우리나라에도 실패 박물관 특별전을 열고 '실패의 미학'이라는 강연까지 한 적이 있다. 모두 실패에 대한 찬미이다. 

  제프 베조스는 "큰 비즈니스 성과는 큰 실패에서 나왔다"라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너무도 잘 알려진 흔한 예로 아마존의 역작인 파이어폰을 든다. 2014년 최악의 제품으로 그해는 삼성과 애플이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던 시대로 아무리 아마존이라 해도 스마트폰을 새로 만들어 보급한다는 것은 사실 정신 나간 짓이었고 결과는 반전 없이 그렇게 되었다.  
  다른 사례로 구글의 검색과 광고에 도전한다는 것도, 넷플릭스와 OTT 경쟁을 한다는 것도, 애플 뮤직에 대항한다는 것도 거의 휘발유통을 안고 용광로에 달려드는 느낌일 듯했을 테고 예외 없이 모두 같은 결과를 낳았다. '쫄망'이다.  아마존은 2018년 기준으로 70여 건의 새로운 사업을 시도했고 이중 18개나 이렇게 실패했다고 한다. 사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실패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사람을 잘못 뽑은 실패, 인수합병을 잘못해서 얻은 손해 등등은 제외한 것이니 실패의 개수는 이보다 훨씬 많으니 70여 건이라는 베조스의 이야기는 축소된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제프 베조스는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입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2. 무모한 도전과 실패의 반복

 이러한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는 아마존의 속내의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대부분 좋은 기업들은 실패를 장려한다고 공언한다. 공언이 공식적인 공언(公言)인지 아니면 헛소리인 공언(空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는 단지 시도하거나 실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의 결과와 상관없이 'Just Do It Award'를 직원들에게 수상한다. 그 시상식에서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다"라면서 실패에 가장 관대한 기업이 아마존이라고 자신 기업의 자가 칭송을 서슴지 않는다. "게임 개발 좌절한 팀에 샴페인 파티 열어줘요. 실패가 혁신 밑천이거든요"라고 하는 슈페셀 CEO도 있다. 구글도 3M도 실패를 장려하고 '실패왕'을 선발한다고 한다. 청바지 리바이스의 탄생, 20세기 최고의 작품이라는 책상에 붙이는 포스트잇의 탄생, 혼다의 이족 로봇 등등도 모두 실패로부터 얻어 낸 걸작이라고도 한다. 큰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전제로 태어남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이유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실패를 성공의 시발점으로 어떻게 만드느냐이며 대부분의 실패는 실패일 뿐이고, 황당한 아이디어나 결과를 가져올 것인데 그것을 장려하고 희망 고문으로 무모한 도전을 계속적으로 관용할 수 있냐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새롭게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들에게 " 실패를 두려워 마시고 도전하세요. 실패는 더 큰 성공을 나아요"라고 하는 말을 그럴 수 있다지만, 크나 큰 실패를 맛본 이들에게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면 과연 그것이 그들에게 용기를 주며 새로운 도전을 할 힘을 줄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제프 베이조스의 명언 중에는 "시도하라. 실패하라 그리고 반복하라"라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실패의 반복은 손실을 가져오고 손실이 많은 기업은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그렇게 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시도로  황금알을 낳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최고의 매출과 이익을 만들고자 한다면 사막에서 1,000번의 벼락을 맞고도 살아날 행운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반복하라'에 중점을 두고 생각해 보았다. 


3.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DNA(개인적인 생각)

  훌륭한 CEO들은 멋진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멋진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훌륭한 CEO는 아니다. 멋진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실천이 될 때 진정한 멋짐이 살아날 것인데 적어도 제프 베이조스는 실패에 있어서만큼은 분명 관용이 있다. 또한 지속적이며 실패를 성공으로 만드는 DNA가 있다. 수많은 실패를 했지만 실패를 실패로 버리는 선택, 다시 반복하는 선택에 대한 판단과 반복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시도의 좋지 않은 결과가 단순 실패인지 혁신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만 "최대 경쟁사보다 아홉 배 더 성장하고 싶다면 10%만 더 잘하면 된다"라고 누차 이야기한 것은 큰 결과를 내기 위해 작은 실천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베조스가 이야기하는 혁신이란, 세상을 "와우"하는 혁신, 세상에 없던 신기루 제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현재의 10%를 더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결국 경쟁사보다 아홉 배 더 성장하고, 새로운 혁신으로 자리 잡는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혁신에 대한 오해'가 여기에 있다. 무조건 100% 새로운 것을 지양한다는 것이다. 

 베조스의 이야기 중에 "선구자란, 먼저 시장에 진입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든 이들을 선구자라고 합니다"라고 한 것처럼 시장에서의 성공의 의미를 그는 더 추구한다. 결국 실패는 당연한 것이지만 경쟁사보다 10%의 개선을 요구하며 실패의 반복으로 10%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라 보인다. 때문에 실패로 모든 체력을 소비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싶다. 이는 다시 "반복하라"의 실패를 성공으로 이끄는 원칙에 위배된다. 때문에 '혁신과 실패는 쌍둥이'라는 이야기의 오해가 여기에 있다. 여기서의 실패란 반복을 전재로 한 실패이며 그 실패는 성공을 의미한다. 결국 성공으로 이끄는 실패는 반복에서 얻은 결과라는 뜻임을 개인적인 해석으로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후 DT로 칭함)을 공부한다. 테크 기업은 기업의 DT를 실행함에 70% 정도의 실패를 경험한다. 그곳에서 마치면 끝나지만, 다시 반복하면 실패한 70%의 70%인 49%의 실패 확률만 존재한다. 결국 한 번만 실패를 딛고 일어나도 실패 확률은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DNA는 첫 실패한 이후에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고스톱(Go or Stop)'을 이야기한다. 그에 대한 판단과 실행이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는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수많은 실패를 했지만 회사가 망하거나 뒤로 가지는 않았다. "당신의 회사가 답을 알고 있는 비즈니스만 한다면, 당신 회사는 오래가지 못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아마존은 지금도 실험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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