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빛 지음
충무로 대한극장 인근이 변했다. 식사시간일 때 이곳을 가게 되면 극장 옆에 있는 식당을 갔다. 식당 이름에 ‘전주’자가 있었다. 어느 날 가니까 사장이 바뀐 건지 김밥만 주문하는 건 안 된다고 .. 내부에 푯말이 붙어있다. 다행히도 난 라면을 먹으러 들어갔었다. 라면만 먹고 나왔는데 먹으면서 보니까 김밥은 라면과 함께 주문해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변해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이곳을 다시 갈일이 생겨서 들렀다. 출입문에 ‘주문 최소금액이 3,500원’이라고 붙어있다. 어.. 얼마 전에 라면만 먹었을 땐 이 문구를 보지 못했는데 좀 괘씸하단 생각이 들어서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장사가 아주 잘 되는 모양이다. 김밥 2,500원짜리를 take out으로 주문받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아예 주문 불가라고 하는 경우는 처음 보네. 내 돈 주고 먹으로 들어가는 건데 이런 문구가 있는 곳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왠지 거북해서 동국대 후문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김밥 집으로 들어가서 콩나물라면을 주문해서 먹었다.
퇴계 5가에 있는 어느 빌딩. 여기 1층에 분식집이 있다. 입구에서 5m 정도 되는 지점에서 보니 메뉴판이 보이는 데 라면이
3,000원이란다. 시간은 아직 2시경인데.. 분위기가 영업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르겠다. 땅값과 임대료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 충무로 거리인데.. 라면이 3,000원.. 여기가 아니고서도.. 분식집이나 김밥천국에서 라면을 3,000원에 사먹을 수 있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물가가 오르더니 1천원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이제 편의점만 남았다. 시내 어느 분식집을 가더라도 3,000원짜리 라면을 찾는 게 어려워졌다.
청량리 롯데백화점 인근에 갈 일이 생겼다. 백화점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손칼국수집이 있다.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더라도 내부에 손님이 몇 명 있는지 볼 수 있다. ‘손칼국수 3,000원’이라고 쓰여 있다. 나 빛의 눈이 놀란다. 청량리가 물가가 싼 곳인가? 땅값이 싼 곳인가? 그래도 명색이 롯데백화점이 옆에 있는 곳인데.. 아니 백화점과 같은 방향에 있는 게 아니라서 저렇게 싸게 판매가 가능한가?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도 저 푯말을 보고 지나칠 수 없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 진행 중인데도 들어갔다. 들어간 시간은 오후 4시경.. 식사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손님은 3팀 정도였나. 식당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홀도 작았다. 홀 내부의 복도는 성인 1명이 지나갈 수 있는 정도였다. 나 빛은 문 바로 앞에 있는 탁자에 앉았고 출입명부에 동네이름과 번호를 적었다. 다른 곳이었으면 카톡의 QR코드 인증을 했을 텐데 이곳은 수기장부만 보인다. 나 비츤 수기만 되면 그냥 나오는 곳도 있는데 여기에선 이 푯말 때문에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치껏 카드결제 여부를 확인했다. 3,000원인데도 카드결제도 되고.. 허허.. 내가 앉은 자리의 오른쪽에 주방이 있었다. 주방이나 홀이나 출입문을 기준으로 안쪽으로 길쭉한 1자형 모양이었다. 주방장이 손칼국수를 만드는 걸 다 봤다. 너무 저렴한 가격이라 뭐가 부실할 줄 알았는데.. 칼국수에 흔히 들어가는 얇고 길다란 호박과 그 외의 야채들은 없었지만 맛은 제대로였다. 국물까지 다 먹었다. 나 빛은 먹으면 결제만 하고 나오는 데 이곳은 “잘 먹었습니다”하고 나왔다. 나 빛이 카드를 내미는데도 직원은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손칼국수 3,000원 시대가 서울 다른 곳 어디에 또 있을까? 언제 적 가격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