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과 된장

by I요

이 빛



〈메주콩으로 된장 담그기〉를 한다. 나 빛이 한다는 게 아니라 아주 가까운 사람이 한단 말이다. 난 ‘82년생 김지영’을 보지 않았고 읽지도 않았다. 저자분의 팬들이 이 코너를 읽으신다면 나 빛에 거부감을 느끼실 지도 모르겠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라서 도대체 무슨 내용인가 검색을 했는데 (생각과 표현은 자유이므로) 실망한 부분이있다. 좋은 모습과 좋은 소리만 듣기에도 시간이 참 아까운 시대인데. 책의 내용이 ‘밝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원고를 쓰는 순간에도 책을 읽고 영화를 봐야 하나. 장기간 베스트셀러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지인들한테 물어보면 읽거나 본 사람이 없다. 왜 비교대상이 이것과 된장이냐고요? 잘못 고른 건가 싶기도 하고. 어느 날 멍 때리고 있는 틈에 이 두 개가 머리를 스쳤을 뿐이다.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책을 읽게 되면 읽는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되고 정말 유익하면서 기분 좋은 내용의 만화를 읽게 되면 몸 안의 좋은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말수가 적은 사람과 있으면 분위기기 너무 침착하다 못해 깨지게 되는 데 인간성이야 어떻든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과 있으면 옆의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진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고. 김지영의 이야기는 2000년대 생들한테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로 과거사일지도 모르는데. ‘구수함’으로 치자면 된장이 더 낫지 싶다. 갑자기 왜 된장이냐고? ‘구수함 때문이다. 자연 함앙치료제라고 하지 않는가. ’밝음‘의 이미지. 재래시장에 가면 일반 콩보다 저렴해서 사는 게 부담이 적은 콩이 메주콩이란다. 콩을 으깨고 대야에 담아서 양발로 밟기를 수 십 번 수 백 번 반복하고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서 볏짚을 여러 줄 포개어 사각형의 모양을 돌돌 묶어서 건조대 같은데 걸어두고 말린다. 볏짚 속에는 토착 미생물이 있다고 한다. 이걸로 묶어두면 미생물이 메주로 침투하는 더 좋은 곰팡이를 메주 전체에 흡수되게 하는 원리인 듯하다. 궁금해서 찾아봤다. 아직도 실제로 이렇게 하는 집이 있다. 이렇게 만든 메주로 된장찌개를 끓여먹는 집이 없는 거 같은데 있단 말이다. 한글에서 원고를 타이핑하면서 크롬 네이버에서 메주를 검색하니까 작년 5월경에 지식인에 올라온 메주 관련 문의 글이 있다. 그래.. 나 빛이 아는 집 말고도 직접 집에서 작업을 하는 초초초*자들이 아직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초초초:강조- 나 빛이 아는 그 집이 돌연변이가 아니라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백화점에 가면 마트에 가면 끓이기만 하면 되도록 예쁘게 디자인 해 놓고 파는 찌개들이 많다. 인스턴트식품 먹지 말라고 하지 않나? 찌개 상품들이 다 인스턴스다. 시간이 없으니까 하는 수없이 그렇게 사다 먹는다고 할까요?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다. 서울 살면서 중견기업에서 월급 300만 원 받으면서도 이 월급도 적다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지만, 월급 200만 원에도 기본생활만 하는 것에도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다. 같은 서울 하늘아래에서 말이다.

시간도 쪼개어 쓰기 나름이고. 20~30대 암환자들이 많다고 하죠? 이 얘길 계속하다간 삼천포로 빠질 듯하여 STOP. STOP라고욧.

된장하면 옛날이 생각나지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을 말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메주의 냄새는 역한 사람도 있으나 나 빛에게 메주 냄새는 그냥 맡을만한 냄새다. 김밥천국에서 주문해서 먹는 된장찌개도 된장의 냄새는 나잖쑤. 슬프고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그 소설에 비하면 된장의 이런 저런 얘기는 구수하단 걸 말하고 싶다. 한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해 못하겠으나, 이 사람들도 무서운 병에 걸리고 나면 순식간에 된장이란 항암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치다. 콩으로 만드는 된장이니 몸에 이롭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의 육체를 젊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의 수치로 ’밝게‘ 해 주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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