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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요 Mar 01. 2021

부동산3

이 빛 지음



어느 날 해진 후,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어떤 청년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금액과     를 말하면서 전세를 구한다는 것이었다. 순간 나 빛의 눈동자는 얼어붙은 채 사무실 안쪽에 계시던 대표님을 향해 얼굴을 왼쪽으로 돌렸다. 대표님은 “20평 전후를 찾는거요?” 하셨다. 그러자 손님은 정확하게 몇     짜리가 있는지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거 같았다. 정확하게 수치를 재는 게 아니라서     로는 모른다고 했고 대략적인 평수를 말한다고 하니, 안된다고 하면서 때를 쓴다. 첫 날은 찾아보겠다고 하면서 그냥 보냈는데 며칠 후에 낮 시간에 다시 방문하는 거였다. 다른 사무실로 갈 줄 알았다. 사실 그러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왜냐하면? 계속 읽어보라.. 이 단락의 마지막에 그 이유가 있다. 다시 한 번 금액의 상한선을 물어보니 높아서 상관없다고 한다. 아마도 금수저인 모양이다. 주변 부동산에 전화해서 나와 있는 매물을 보러 가기로 했고 빌라 앞에서 60대 전후로 보이는 상대부동산 실장을 만나서 들어갔다. 나 빛은 푸짐한 경력자들의 화술을 배울 생각으로, 그리고 매물이 상대부동산 것이었으므로 그 실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소개말을 하는지 보기로 했다. 당황스런 상황이 생겼다. 사무실에서 나 빛을 놀라게 했던 질문을 그 실장한테도 그대로 하는 것이었다. 정확하게 몇     냐고 묻는 거였다. 실장이 정확히는 모른다고 하면서 평수와 금액을 대충 얘기하니까 손님이 시세를 물어본다. 대강의 시세를 말해주니 손님은 스마트폰으로 아주 빠른 속도로 뭔가를 검색하고 계산하더니 “이거 비싼 거네” 하는 거였다. 나 빛은 다른 매물이 나오면 연락한다고 했다. 며칠 후 토요일 아침에 이 손님한테 일정을 잡는 전화를 했다. 방문할 요일은 말하는 데 시간을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아서, 나 빛은 시간 조절 문제가 있으니까 대강이라도 방문 시간을 알려달라고 다소곳하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아 거 참 방문시간까지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하고. 참 까다롭네요. ” 그러는 거였다. 난 당연히 다른 사무실로 갔을 줄 알았는데 이게~~~ 며칠 후에 초저녁이 조금 안된 시간에 다시 방문을 했다. 아이 참..

그러더니 이 손님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손님이라지만 나이가 많아야 20대 중반 정도로 보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반말을 하는 게 거슬렸다. 말할 때 말투와 표정이 평소에 하는 투였던 듯하다. 그래서 중개를 거부하는 의사를 눈치껏 주지 않은 게 후회된다. 대표한테 이 부분을 말했다. 현장에서도 반말이었고 대표님한테도 끝까지 반말. 

이런 손님이라면 그냥 보내는 게 옳다. 전화통화 예절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나 빛의 행동 하나로 사무실 이미지를 흐릴까봐.. 지금은 아주 후회한다. 또 이런 순간이 오게 된다면 그땐 거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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