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군 Mar 10. 2018

중간 평가의 날

로테이션 1, 열다섯 번째 날 (03-09-2018)

6주 차 로테이션인데 어느새 3주가 훌러덩 지나가버렸다.


학교 로테이션 담당자 스태프/교수님들이 프리셉터들에게 중간 평가(mid-point evaluation)를 부탁하곤 하는데, 우리 학교의 경우 이건 필수가 아니라 많은 프리셉터들은 그냥 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왔다. (보통 마지막 주에 필수로 해야 하는 final evaluation만 겨우 하는 프리셉터들이 많다.)

우리 프리셉터는 내가 말 꺼내기도 전에 오늘 아침 할 일 #1이 중간 평가이셨던 모양이다. (본인 구글 캘린더에도 "아침 아홉 시: 중간 평가" 써 놓으셨더랬다.) 아침에 내가 도착하자마자 중간 평가를 순식간에 해 주셨다. 어쩌면 그냥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끔 좋은 말만 골라서 해주신 것 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잘 하고 있다는 칭찬 들으니 앞으로 남은 3주도 힘차게 일 잘하며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채찍 받으면 모티브를 확 잃는 성격이다. 당근 좋아. 당근 당근 ��)

그런데 나랑 같이 인턴 하는 친구네 학교에서는 중간 평가가 필수인데, 이 친구 오늘도 늦게 와서 아침에 중간 평가할 타이밍을 놓쳤다. 오후에 집에 가기 전에 불현듯 생각나서 프리셉터 약사님께 "그런데 다른 친구 중간 평가하셨어요?"하니 "오늘은 피곤해. 월요일에 해야 할 것 같네"하셨다.


지난 3주간 (프리셉터 없이 온라인 미팅만 참가하던 첫째 주를 빼면 사실상 2주간) 꽤 많은 일들을 시작했다. 끝난 프로젝트들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이 많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무도 안 물어보고 안궁 금해 하는 부분일 테지만, 이 로테이션에서 뭘 했는지 까먹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나를 위해 몇 자 적어두려고 한다. (한국말로 모르겠는 건 어떻게 구글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글/영어 섞어 쓰는 게 보기 안 좋다는 걸 잘 알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내 편의상 섞어서 써야겠다 ㅠㅠ)


* 끝난 프로젝트 *

- 2013년 이후의 우울증 약 업데이트에 관한 자료 정리해서, 의사들에게 배포할 전단지 만들기

- 각 우울증 약들의 30일 치 용량 가격과 6개 보험사에서 커버되는 순위 (tier) 정리해서 차트 만들기

- 우울증, 그중에서도 major depressive disorder 항목에 관해 발표 자료 만들고 하와이에 있는 스태프 / 약사님들과의 스카이프 미팅에서 발표 하기

- biological modulators 약들의 종류, indication, AWP price 조사해서 차트 만들기

- 한 보험회사가 우리 회사에 제공한 자료 바탕으로, 우리 회사로 와야 할 돈이 어디서 제일 많이 새어 나가는지 알아보기

- 올해 새로 FDA에서 승인된 약들 용법, 가격 조사해서 정리하기


* 진행 중인 프로젝트 *

- anti-TNF 약품에 관해 의사들에게 보낼 공지사항 편지 초안 작업 (preferred agents vs. others)

- 하와이에서 쓰일 비싼 약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검토하기 (8개 약) -- 오늘 시작

- 하와이에서 쓰일 anti-TNF/biological modulators 약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만들기 -- 아직 시작 안 함


(영어랑 한글 섞어서 써놓고 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여기 와서 새로 배운 개념들은 한국말로 진짜 뭔지 몰라서 단어 하나하나 구글에 검색해봐야 한다. 검색해도 답이 맞게 나오는 것인가 확신을 못한다. 영어도 못하고 한국어도 못하고 0개 국어 능력자다.)


어쨌든! 이번 로테이션에서 이미 지나간 반절은 잘 지나간 것 같고, 앞으로 남은 반절도 더 잘 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대적으로 잘 보이고 있는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