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manejo, vamos abue!

운전은 내가 해요, 가요 할머니!

by 장군

브런치에 오늘자 내 일기만 후다닥 쓰고 끝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난 아들바보인가보다.

오늘 저녁에 시어머니께 들은 짧은 얘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일 끝나고 애기 기저귀 사서 집에 왔는데, 시어머니가 티비 뉴스를 보고 계셨다. 근처 도시에 크게 불이 난 사건이었다. 근데 스페인어로 나오는 뉴스였는데 기분탓인지 뭔지 나도 괜히 70%정도 알아듣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산불난 이야기에 불 장면만 계속 나오는데 이해 못하는게 이상한거겠지?)


요 2-3주간 남편이랑 시아버지는 낮에 일 나가고 밤에 들어오고 그러신다. 회사나 병원같이 큰 건물을 상대로 하는 사업을 하시는데, 사람들이 많은 시간 피해서 일을 하셔야 하다보니 일하는 시간이 종종 남들과 뒤바뀌는 경우가 흔하다.


오늘도 남편, 시아버지, 남편의 형 이렇게 셋이 일하러 나가는데, 애기가 시어머니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Vamonos abue, vamonos!" (할머니, 우리도 나가요!)

시어머니는 애기한테 할머니가 운전 못해서 못나간다고 그러셨다고 한다.

그러자 애기 대답이 이랬다고 한다.

"Yo manejo, vamos abue!" (운전은 내가 할게요, 가요 할머니!)


지금은 곤히 자고 있는 애기이지만 낮에 엄마가 밖에서 일하고 있는동안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표현하고 잘 지내는구나, 괜히 기특하면서 자는 애기 깨워서 놀고싶은 마음도 조금 들고, 아무튼 애기를 보고있어도 그리워지는 밤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슴도치와 3개 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