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에어컨의 호스가 빠지는 구멍이 있다. 작은 구멍만 어린이집 안쪽에서 우드락으로 막았다. 누구도 호스 구멍을 의식하지 않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곳에서 부스럭 소리가 났다. '쥐가 있나' 싶어 나중에 그곳을 발로 차고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소리는 아기새 소리였다. '찍찍찍, 짹짹짹' 밥 달라며 힘차게 울던 새들.
우리는 "새들에게 집을 제공해 주었으니 어린이집에 아이들이 들어오지 않을까?" 이렇게 우스갯소리를 했다. 시간이 흘러 새들이 자라 집을 뺐다. 그곳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흥부네 제비가 박씨를 물고 온 것처럼 어린이집에 한 아이가 입소했다.
어느 날 그곳엔 또 다시 새들이 찾았고 새끼를 낳았다. 그리고 새들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어린이집에는 또 아이가 들어왔다. 우리는 그 구멍을 막지 않았다. 같이 계신 선생님이 드디어 놀부 욕심을 냈다. "우리 16개 구멍을 뚫어 새들에게 세를 줍시다!"라고 …
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