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기(3)

공동구매 사기 그 후

by 향긋

공동구매 사기를 당한 후 한 달이 넘었다.

어제 갑자기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잠시였다. 부아란 손님은 아주 빠르게 귀가했다.


6년 전, 함께 일했던 언니가 있었다. 유독 회원님들이 그 언니와 이야기할 때면 고민을 털어놓고 언니와 함께 울고 웃었다. 그저 신기했다. 그리고 그 신기한 힘이 어느 순간 내게 생겼다. 원장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 언니는 그저 막 입사했던 매니저 신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슬픔을 들어주는 내게 어느 날 엄마는 말했다. "다 네 복이야." 복인지, 힘인지 아직은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그런 능력에 나는 감사했다.


그리고 나 또한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했던 힘든 일을 이겨내고 나니 막연하게 감사하고 신기한 힘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힘든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

잠시 제자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자. 큰 슬픔이든 작은 슬픔이든 누구나 슬픔을 가지고 있다. 그 슬픔을 다룰 힘을 주고 싶다.


오늘 나는 아주 바빴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강아지 산책을 하고 출근하자마자 상담을 두 개 하고, 청소를 하고, 또 강아지 산책을 하고, 분기에 한 번 변경해야 하는 시간표를 변경했다. 그리고 상담했다. 예전이었다면 오늘은 쉬자, 하고 쉬었을 텐데 지금 나는 마지막 남은 상담을 기다리며 글을 쓰고 있다. 마지막 상담 후 강아지 밤 산책을 끝으로 귀가하면 밤 12시일 것이다. 내일 또다시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겠지.


예전이었다면 이 많은 일들을 놓고 무엇이 되었든 급하지 않다며 미뤘을 것이다. 누군가는 내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기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나의 꿈이 구체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일에 되려 감사하며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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