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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색상이 있다

퍼스널 컬러 1

by 오순미

퍼스널 컬러란 개인이 타고난 신체적 특성(피부색, 머리색, 눈동자색)과 조화를 이루는 색상을 말한다. 사람마다 어울리는 색상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컬러를 찾으면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 분위기와 매력을 극대화한다는 퍼스널 컬러를 정확히 알면 옷장을 열었을 때 입을 옷이 없다며 투덜대진 않을 것 같다.


평생학습센터에서 인기리에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퍼스널 컬러다. 금세 마감되는 프로그램 중 하난데 시간이 맞지 않아 늘 생각만 하던 차였다. 마침 지역 도서관에서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전문가의 컨설팅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기회이니 재빠르게 신청했다.


강의실에 도착하니 젊고 어린 여성들이 대다수였다. 수능을 마치고 참석한 열아홉도 있었고 저절로 빛이 나는 풋풋한 대학생도 있었다. 눈치 없이 신청했나 싶어 순간 멈칫했지만 철판 깔고 자리에 앉았다. 일단은 네 명씩 한 조가 되어 강사님이 나눠준 샘플로 서로의 컬러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핑크와 오렌지 색상 위에 각각 손을 얹으니 사람마다 화사한 정도가 달랐다. 누군가는 오렌지에서 손이 더 빛났고 누군가는 핑크에서 생기가 돌았다. 오렌지는 웜톤, 핑크는 쿨톤 타입에 해당된다. 옐로 베이스는 웜톤, 블루 베이스는 쿨톤이라고 설명하면서 피부에 노란 기운이 돌아도 쿨톤이 어울릴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한 영역이란 걸 명확히 강조한 셈이다.

강사님은 자신감 있게 손을 번쩍 든 학습자 세 명에게 직접 진단을 하사했다. 20여 명 참석자 모두 진단해 주는 줄 알았더니 시간이 부족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워낙 젊은 사람들이 많아 나서기엔 주책이지 싶어 다소곳이 그들의 진단 과정을 살폈다. 비슷한 톤의 색상을 한 장에 모아 놓은 드레이프 천이 넘어갈 때마다 그 사람의 피부톤과 어울리는 색상이 눈에 띄게 명확한 사람도 있었으나 긴가민가한 사람도 있었다. 강사님이 범위를 좁혀 둘 중 어느 쪽이 어울리냐고 물을 때라야 판별이 좀 쉬웠다. 괜히 전문가가 아니었다.


퍼스널 컬러는 크게 4가지 타입으로 나눈다. 계절이 갖는 색감의 특성에 따라 봄 웜톤, 여름 쿨톤, 가을 웜톤, 겨울 쿨톤이 그 예다.


봄 웜톤은 복숭아빛 베이스로 피부가 얇고 투명한 경우가 많다. 아이보리, 코랄, 피치, 오렌지, 골드 옐로, 연하늘색 등 따뜻한 계열의 파스텔 색상이 어울린다. 입술색은 코랄, 오렌지 레드가 제격이고 액세서리는 로즈골드나 14K 골드가 근사하다. 꽃향이나 과일향 향수는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돋운다고 하니 기분이 저하될 때 발라보기를 권한다.


여름 쿨톤은 뽀얀 피부가 은은하게 빛나며 붉은기가 감도는 느낌이다. 라벤더, 소프트 핑크, 블루, 연회색. 연한 레몬색, 라이트 실버 등 차분하고 우아한 컬러감이 어울린다. 입술색은 핑크, 연핑크를 바르고 액세서리는 진주, 은, 화이트 골드를 착용하는 것이 멋스럽다. 비누향이나 시원한 향의 향수는 은은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가을 웜톤은 베이지나 올리브톤이 감도는 피부로 태닝이 잘 어울린다. 브라운, 올리브 그린, 카키, 버건디, 다크 오렌지, 머스터드, 짙은 베이지, 초콜릿 브라운 등 깊이 있는 색감이 멋을 내는데 유리하다. 입술색은 레드 브라운, 벽돌색, 오렌지로 부드럽게 바르고 진주, 로즈골드, 24K 골드, 브라운 가죽으로 꾸미는 것이 한층 우아한 스타일로 거듭날 수 있다.


겨울 쿨톤은 붉은기가 거의 없는 흰 피부가 많으며 깨끗하고 맑은 인상이다. 블랙, 화이트, 딥 블루, 그린, 레드, 차가운 실버, 다크 퍼플 등 대비를 이루는 강렬한 색감이 돋보인다. 입술색은 다크 퍼플, 와인, 쿨 레드를 사용하고 다이아몬드, 은, 화이트 골드로 장식해야 세련미를 강조할 수 있다.


옷장을 열거나 화장대를 살피면 자신이 선호하는 색상이 보일 것이다. 어쩌면 그 색상으로 본인의 퍼스널 컬러를 짐작해볼 수도 있겠다. 정확한 파악은 어려워도 대략적인 추측은 가능하다고 본다. 평소 선택하는 의상 컬러나 립스틱 색상이 자신과 어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옷장과 화장대 한번 둘러보고 오늘, 나만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해 보는 건 어떨는지.


나만의 색깔을 즐기는 것도 행복으로 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옷장이나 화장대를 둘러봤을 때 남과 다른 자신만의 색깔이 구축돼 있다고 판단되면 당신은 개성 뚜렷한 능동적 존재임에 틀림없다. 자신의 탁월한 안목을 칭찬하며 행복한 감정에 흠씬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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