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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미 Nov 14. 2022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스페인 프라도 박물관>과 더불어 ‘유럽 3대 박물관’중 하나인 <미술사 박물관>이 서울에 수장고를 풀었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라는 특별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 칭할 만큼 16세기, 유럽의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가문이 합스부르크 왕가다. 원래는 스위스 알프스 산맥 지역의 시골 호족 집안이었으나 13세기 우연한 기회에 신성로마제국 황제(루돌프 1세)를 배출한 이후 급성장했다. 15~20세기 초까지 600여 년간 신성로마제국(현재의 독일, 이탈리아, 체코,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에 걸쳐 형성된 제국)과 오스트리아 영토에서 황제 자리를 독점하며 유럽의 패권을 되었다. 


이번 전시에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르네상스, 바로크 미술 시기의 소장품이 소개됐다. 오스트리아 역사와 문화를 다룬 96점의 전시품에는 궁정 행사뿐 아니라 서민의 결혼식 피로연포함되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피터르 파울 루벤스, 디에고 벨라스케스, 안토니 반 다이크, 얀 스테인 같은 서양 미술 거장들의 품을 가까이서 만날  있다는 점이 흥미롭. 동시에 합스브르크 왕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서양화와 세계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뜨거운 관람이 될 듯하다. 유럽 최고 컬렉터 집안의 유산들이 대거 공개되기 때문이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

합스브르크 왕가

대표 수집가이며 암브라스성에 최초 박물관을 꾸민 오스트리아 티롤(현재 인스브루크)지역 통치자. 판화, 회화, 공예 등 양하게 수집하였으나 그중에서도 갑옷 덕후였다고 한다. 

인물을 둘러싼 화환이 이색적이다. 통치자의 권위를 상징하기보다는 환영 꽃다발 같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리스 같기도 . '합스부르크의 턱'과 볼록한 배를 가감없이 표현한 점은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의 독수리 장식 갑옷                   외르크 조이젠호퍼

90개의 부속으로 구성된 모양 갑옷. 부품 수가 많을수록 비싸고 유행따라 형태도 달랐으며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나타내기도 했단다. 전투 때 몸을 보호하는 기능은 충분할지 몰라도 자유로운 전투 태세가 가능할지 궁금했다. 조립 형태라 자바라처럼 접히고 펴지고가 수월해 전혀 불편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영상이 바로 옆에 준비돼 있어 의문 해결이 빨랐다.


루돌프 2세 황제                                                                마르티노 로타

예술에 탁월한 안목을 가진 황제로 평가받는 루돌프 2세 초상화.

오스트리아여, 전쟁은 남이 하도록 하라. 대신 결혼을 하라!”강령 아래 근친혼을 기본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왕조가 된 합스부르크 가문의 최대 업보는 '부정교합'이라는 유전병이었다.

'합스부르크 턱'이라고도 하는 '부정교합'이 초상화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목의 러프는 턱을 보완하기 위한 용도라는데 디테일이 살벌할 정도다.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디에고 벨라스케스

생동감 넘치는 풍성한 드레스를 살포시 고 똘망한 시선을 던지는 금발의 다섯 살 공주. 통통한 볼에 스민 새침한 표정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도 등장한다. 훗날 외삼촌과 결혼해 신성로마제국의 황후가 되지만 22세에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피터르 파울 루벤스

올림푸스 최고의 신 주피터(제우스)와 전령의 신 머큐리(헤르메스) 인간으로 변장하고 세상을 살피러 프리기아의 한 마을을 방문했을 때다. 집집마다 문전박대했지만 노부부 필레몬과 바우키스만이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줬단다. 가난한 살림이지만 온정을 베푼 노부부는 신의 은총을 입어 신관으로 살다 소원대로 한날한시에 죽었다고 한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                                                     마르틴 판 메이댄스 2세

합스브르크 왕가의 유일한 여성 통치자 마리아 테레지아. 여성은 왕위를 계승할 자격이 없었으나 아버지 카를 6세의 노력으로 오스트리아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신성로마제국 황제는 될 수 없어 대신 남편 프란츠 1세를 황제 자리에 앉히고 국정 운영 실권을 갖게 된다. 18세기 오스트리아를 근대화의 길로 이끈 군주답게 묵직한 드레스에서 여왕의 리더십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5남 11녀의 엄마인 그녀의 막내딸이 마리 앙투아네트다. 


엘리자베트 황후                                                                요제프 호라체크

오스트리아 국민이 가장 사랑한 황후. 정혼자 언니 대신 프란츠 요제프 1세가 반한 여신같은 미모 엘리자베트(애칭 시시).

감옥같은 황실, 고부 갈등, 아들 루돌프 자살, 제네바 여행 중 암살 등 비운의 황후라는 꼬리표가 달릴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깊은 눈매, 갸름한 얼굴, 꽉 조인 코르셋, 레이스 손수건, 보석 팔찌, 화려한 드레스는 정교한 묘사의 정수라고 할 만큼 섬세해서 눈돌리기 힘든 작품이었.




그 외에도 사도 바울과 베드로가 담긴 피스트리, 조가비로 만든 셔벗용 식탁 용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가장 아낀 딸

'마리아 크리스티나 대공의 약혼 축하연(요한 카를 아우어바흐)' 여왕 막내딸

'프랑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                                         (비제 르브룅)' 아름다운 초상화도 감상할 수 있다. 고종이 수교 기념으로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갑옷과 투구도 전시되어 당시 고종이 전한 조선기품도 살필  있다.


5부로 구성된 전시는 워낙 방대한 역사당시의 시대상을 모조리 체감하기엔 다소 힘들었다. 그러나 곳곳에서 발견되는 거장들의 회화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느닷없이 가는 바람에 아쉬움도 적지 않았지만 클래식 음악과 함께 즐기도록 구성되어 편한 마음으로 둘러볼  있었다. 그럼에도 구하고 합스부르크의 역사적 배경은 미리 알 가야 만족스러운 람이 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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