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전, 논술 학원 원장입니다.
최근 급격히 줄어든 학생 수에 각성되어 블로그를 비롯한 sns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일기장으로 쓰던 블로그를 개편하고, 인스타 릴스 챌린지, 온라인 글쓰기 강의 등을 닥치는 대로 참가했습니다.
그러다가 더블와이파파님의 텀블벅 론칭도 함께 하게 되었고, 그 인연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수많은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전 그 미션들을 열심히 수행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때로는 미션 실패로 강퇴당하기도 하고, 와글와글 단톡방 이웃들의 패기와 열정에 주눅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강제 환경 설정이 아니면 나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문득, 어느 누구도 그렇게 살라고 등 떠밀지도 않은 글쓰기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닌 고역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학원 마케팅은 지지부진하고, 실력이냐 마케팅이냐 하는 자가당착에 빠집니다.
내 '열심'의 의미가 퇴색되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가 아닌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으로 마음이 지옥이 되어 버렸습니다.
무료 강의로 아무런 진전이 없자, 이젠 유료 강의를 결제합니다. 돈을 지불했으니 뭐라고 나아지겠지 하는 착각을 했습니다.
결국, 무슨 짓을 해도 나는 안 되는 인간이라는 자책으로 대부분의 단톡방을 나옵니다. 블로그는 비공개로, 인스타를 포함한 sns 계정은 비활성화되었습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유일하게 남겨 둔 더블와이파파님의 단톡방에 알림이 떴더라구요. 준비했는지도 모르게 나온 책 소식에 공유 카테고리만 잠깐 공개 전환을 하고 강의 신청까지 완료했습니다.
글쓰기를 멈추니 블로그 이웃님들의 소식에 소원해지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아이의 학원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책을 읽어 내려 갑니다.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파파님의 음성이 지원되는 듯합니다.
저는 이제야 글쓰기를 멈췄는데, 파파님은 글을 쓰라고 합니다.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마흔의 열심도 없고, 예순의 느림도 없이 조급함과 불안함으로 떨고 있는 오십의 저는 여전히 흔들리고 아픕니다. 책의 내용이 오롯이 마음으로 와닿지 않습니다. 그런 제가 어색하고 파파님께 미안하고, 뭐 그런 복잡 미묘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돌아보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됐다고,
다 괜찮다고 하는 예순이, 일흔이 내게도 올 수 있을까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급급한 시간에 목메지 말고, 현재 삶의 시간 속에서 넌 과연 행복한가를 물어봅니다.
지금 이 멈춤의 시간들이 과연 나를 위한 시간일까요? 이대로 도태되는 건 아닐까요?
그래도 제일 위로가 되는 말이 1장에 있어 좋았습니다.
오늘도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예순 님의 말이 내게 하는 말 같아서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