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ㄴ ㅕ
띵띵 부르튼 입술 덕분에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곤욕을 치르고, 밤마다 입술이 당겨 잠을 설치면서도 일주일을 넘게 버틴다.
입술이 이 지경인데 몰라준다고 남편에게 볼멘소리를 한다.
이대로 명절을 보내긴 힘들겠다는 생각에 약국에 간다. 바이러스 치료제와 보습제를 사서 세 시간 간격으로 열심히 처발처발. 하루 만에 눈에 띄게 가라앉은 내 입술을 보며 '참, 나도 어지간하다. 그동안 무슨 똥고집을 피워 개고생을 한 건가?'
나이가 먹을수록 생각이 유연해져야 하는데, 자꾸 귀를 닫는다.